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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천재의 소소한 일상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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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뱀띠
178화무료 25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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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천재인 줄 알았던 내가 방송도 천재? 지옥 같던 회사를 때려치우자 막상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다.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방송, 그리고 할망과의 만남... 그런데 이게 웬 걸? 나에게 이런 재능이?


1화 제29기 최연소 관세사

“대표님, 저 퇴사하겠습니다.”

조그마한 회의실에 적막이 흘렀다.

긴장감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퇴사? 갑자기 왜?”

“많이 생각해 봤는데 이 회사는 저랑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맞지 않는다고? 왜? 내가 잘해 줬잖아.”

잘해주긴 개뿔.

저 역겨운 면상에 죽빵을 날리고 싶은 걸 간신히 참고 있구만.

“도대체 뭐가 문젠데?”

뭐가 문제인지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 건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제가 여기에 더 있어봤자 회사도 저도 모두 손해니까요.”

“손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대표님이 그러셨죠. 제가 이 회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요. 이 회사도 저에게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있던 말을 드디어 입 밖으로 꺼냈다.

내 인생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곳.

바로 여기, 저 쓰레기 새끼가 만든 노예 소굴 말이다.

“월급 따박 따박 받아 가는 주제에 도움이 안 된다니? 그럼 남의 돈 벌기가 쉬운 줄 알았어?”

돈만 주면 남의 인생이 어떻게 되든 굴려 먹는 건 쉽고?

또 한 번 죽빵을 날릴지 말지 심히 고민을 하다 간신히 참아냈다.

나는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도 않아 입을 꾹 다물었다.

“넌 직장 생활한다는 놈이 이것도 힘들다고 때려치우면 어떻게 할래? 네가 뭐 다른 회사 가면 잘할 줄 알아? 이 바닥이 다 거기서 거기야~ 뭔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그래?”

“그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 퇴사 처리만 해주십시오. 이번 달 말까지만 일하겠습니다.”

“참나, 누구 맘대로? 안 돼. 지금 진행 중인 건들은 전부 해결하고 가.”

“아뇨, 그건 제 후임자한테 맡기십시오. 정 안 되면 최 팀장이나 대표님이 직접 하셔도 되지 않습니까?”

“얀마, 네가 하던 건 마무리 짓고 나가야지 이렇게 내팽개치고 가면 어쩌라는 거야? 너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었어?”

그러는 지는 책임감이 있어서 우리한테 그렇게 모질게 굴었던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글쎄요, 인력 부족은 생각도 안 하고 일 벌인 대표님이 무책임하신 거겠죠. 어차피 일 잘~하는 최 팀장이 알아서 해결할 테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을 텐데요. 무능력한 제가 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습니까?”

“아, 이 새끼 진짜. 야, 너 설마 내가 연봉 협상 때 잔소리 좀 했다고 이러는 거냐? 남자 새끼가 쪼잔하긴. 그래 알겠어. 그럼 완료 보고서는 김 관보고 쓰라고 할 테니까 컨설팅이라도 마치고 가. 두 달이면 충분하잖아? 그러면 내가 너 이직하는 회사에 얘기 잘 해줄게.”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두 달이나 더 일할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이번 달 말일 자로 퇴사 처리해 주십시오.”

이미 굽힐 만큼 굽혔고,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 여기서 절대 굽힐 수는 없다.

나에 대해서 나쁜 소리를 하든, 헛소문을 퍼트리든 상관없다.

난 이제 이 바닥을 뜰 거니까.

“야, 너 진짜 그럴래? 너 내가 그냥 하는 소린 줄 아나 본데 나 이 바닥에서 꽤 영향력 있는 사람이야.”

“네, 잘 압니다. 저에 대해서 뭐라고 말씀하시든 상관없습니다.”

“상관없다고? 야, 윤 관. 넌 벌써 7년 차 관세사라는 놈이 아직도 이 바닥이 얼마나 좁은지 몰라? 너 아주 관세사 커리어는 작살내고 싶은 거지? 그치?”

작살내든 말든 무슨 상관?

그냥 사직서만 받으라고 이 꼰대 새끼야.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뭐? 협박? 와, 이 새끼 말하는 거 보소? 야, 너 잘 걸렸다. 내가 좋게 좋게 봐주려고 했더니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너 이 새끼 내가 아주 이 바닥에 다시는 발 못 붙이게 해준다. 야! 됐고, 그냥 지금 짐 싸서 나가! 너 같은 새끼 필요 없으니까 그냥 꺼지라고 이 새끼야!”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와,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 야! 네가 뭐 잘난 줄 아나 본데, 너를 대체할 애들은 널리고 널렸어! 이 새끼야!”

“네, 그것 참 잘됐네요.”

“뭐 이 새끼야?”

쾅!

회의실 문이 닫히자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자유다!

지금 당장 나가라니, 나야 고맙지.

잘 있어라! 이 꼰대 새끼야.

앞으로 절대 마주치지 말자.

어리둥절해하는 직원들을 뒤로 하고 회사를 나오자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런 대낮에 외근이 아닌 퇴근, 아니 퇴사라니!

뭐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든 되겠지.

죽으라는 법은 없잖아?

제29기 최연소 관세사 합격자 윤하늘.

탄탄대로일 것 같던 그의 인생 1막은 33살 여름에 막을 내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알지 못했다.

인생 2막에 엄청난 대박이 기다리고 있음을.

* * *

“와, 이게 도대체 얼마 만에 타보는 비행기냐.”

두 손에는 김포발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과 셀카봉, 그리고 작은 캐리어 하나.

혼자서 제주도에 가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어렸을 때에는 가족들과 매년 갔었는데.

창가 쪽 좌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자 커다란 비행기의 날개 한쪽이 보였다.

쿠궁쿠궁- 슈우웅-

속력을 높여가며 활주로를 달리던 비행기가 공중으로 붕 떴다.

몸이 둥실 뜨는 느낌과 함께 앞으로의 기대감으로 마음도 구름처럼 떴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래, 잘 할 수 있고말고.

여태까지 그 지옥을 견뎌냈는데 뭐든 못 하겠어?

창문으로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에 눈을 감자 지난 기억이 스르르 밀려 들어왔다.

* * *

10년 전 늦여름, 나는 지옥불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고 말았다.

“이야, 윤하늘 부럽다~ 야, 이제 취업 걱정은 없겠다?”

“하하, 그렇지 뭐.”

한국 대학교 4 강의동 건물 앞에는 파란색 현수막 하나가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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