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링
강세현. 나와 동갑. 말이 없고 무뚝뚝한 성격. 친한 사람 극소수. 새로운 사람은 사귀지 않음. 까탈스럽다던 그 소문의 주인공이 나를 특별 대우하는 것 같다. *** ‘번호 좀. 연락할게.’ 강세현은 처음 본 내게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었다. 친구는커녕 지인조차 안 만든다더니. 예의상 건넨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다음 날 곧바로 연락이 올 줄 몰랐다. 그 연락이 끊이지 않고 계속 올 줄도 몰랐고. 어디 그뿐일까. 내가 있는 곳에 불쑥 찾아와서는. “언제까지 할 거야?” “모르겠는데. 일단 두세 시간은 더 해야지.” “그럼 자리 옮겨.” “어디로?” “우리 집.” 예상치 못한 말과 행동. 대체 무슨 생각일까. 남들한테 까칠하다는 강세현이 왜 나한테 잘해 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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