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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의 입양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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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티네
341화무료 4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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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입양한다.“ 펠리오 보레오티 공작의 충동적인 결정에 공작 가문이 발칵 뒤집혔다. 그는 자신과 똑같이 검은색을 몸에 품은 고아원 출신 아이를 영지로 데려왔고, 딸로 삼은 것만으로도 모자라 가문의 직계만 이어받는 '맹수'의 이름을 손수 지어줬다. "네가 숨 쉬는 이 순간에도 재산은 벌리고 있으니.” “오만이 아니라 자신감이지.” “내가 여러모로 먹히는 얼굴이지.” 세상에서 가장 잘난 최강 아빠와 “근육이 제일 좋아. 불끈불끈 모여라.” “대퇴근을 보여줘! 치골근은 더 좋고!” “성격이 얌전하면 조신수나 꽃수...” 동심이 부패한(?) 애늙은이 딸. 그리고... “공작님께서 가장 원하시는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가장 원하는 정보라...“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기묘한 비밀을 지닌 새엄마(?)까지. #이런 조합은 다신 없을 맹수 가족 #작중 최강 아빠 #빙의 따님 #회귀 엄마


남주의 입양딸이 되었습니다.

#1

“……으아아앙!”

빨간 리본을 머리에 단 예쁘장한 아이의 눈에 공포가 가득 차고, 이내 눈물이 맺혔다. 이윽고 아이는 세상이 떠나가라 자지러지는 울음을 토하기 시작했다.

괴물이라도 만난 것처럼 경기를 일으켰다.

얼굴에 짜증의 기색이 어린 펠리오 보레오티 공작은 미간을 좁히며 손을 휙휙 저었다.

문 뒤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눈으로 지켜보던 고아원 관계자가 서둘러 우는 아이를 밖으로 데려갔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점점 줄어들던 때.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지?”

후우, 짧은 입바람에 검은 앞머리가 흔들렸다.

무덤덤한 검은 눈동자에 지루함이 어렸고, 그 감정 그대로 아이가 있던 자리를 아주 잠깐 보던 펠리오는 이내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고아원 원장이 사용하는 책상에 위스키가 놓여 있었다.

“공작님께서 지시한 일이시지 않습니까.”

바로 뒤에 있던 비서 루페가 대답했다.

“이것도 신기록이군요.”

“뭐가.”

“아이들이 모두 공작님 얼굴만 봤다 하면 울지 않았습니까.”

펠리오의 고아원 방문은 이곳까지 합쳐 다섯 번째였다.

“공작님 얼굴만 봤다 하면 저리 겁을 먹으니…….”

“그러고 보니 내 검이 요즘 피 맛을 안 본 지 꽤 되었군.”

“……참으로 무례하지요? 이래서 멋 모르는 어린 애들은.”

공작님의 위대함도 못 알아보고. 빠르게 태세를 변환한 루페 역시 많이 지친 상태였다.

서둘러 보레오티 영지로 돌아가야 하는데도 틈틈이 영지마다 들러 고아원을 들쑤시니 여러모로 피곤했다.

루페는 제 앞에 앉아 있는 펠리오의 뒷모습을 아련히 바라봤다.

험난하고 위험하기로 유명한 최북단 보레오티 영토를 다스리는 펠리오 보레오티 공작은 어릴 적부터 두 가지 의미로 남다른 이목구비를 자랑했다.

하나는 잘생김, 다른 하나는 흉흉함이었다.

머리칼과 눈동자에 품은 아득한 검은색, 옅은 색을 품은 입술은 적당히 도톰했고, 날카로운 콧날과 턱선, 그 아래로는 다부진 목선을 자랑했다.

오랫동안 단련한 체격은 제법 두툼하게 입은 옷 위로도 선명히 드러났다.

거기다 제국에 단 둘뿐인 공작 가문 중 하나이니.

명실상부 제국 신랑감 일 순위였다.

그러나 이렇게도 잘난 남자지만, 펠리오는 잘생긴 외모마저 감춰 버리는 흉악함을 자랑했다.

북부의 검은 맹수라는 가문의 이명을 고스란히 품고 태어난 그는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인물이었다.

오랫동안 곁을 지키는 루페도 종종 흠칫하는데, 저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나저나 왜 갑자기 아이를…….’

루페는 새삼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며칠 전이 떠올랐다.

‘아이를 입양한다.’

황궁에 들렀다 돌아온 펠리오는 입고 있던 겉옷을 집사에게 건네며 문제의 한마디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그리고 진짜로 북부 영지로 돌아가는 길마다 고아원에 들러 아이들을 손수 울리시는 중이었다.

‘차라리 결혼을 하시지.’

그러면 몇 년은 걸리더라도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아이가 떡하니 태어날 텐데. 루페는 도저히 펠리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흉흉하더라도 그는 제국 최고의 신랑감이었다.

그를 바라는 여자와 가문은 항상 끊이지 않았다.

루페는 문득 지난겨울이 떠올랐다. 보레오티 공작이 결혼을 생각한다는 헛소문만으로도 결혼 적령기 딸을 지닌 귀족 가문에서 편지를 보냈고, 덕분에 그해 겨울은 따뜻했다.

“아이는 조금 전이 마지막인가?”

끊이지 않은 장작 덕에 꺼지지 않던 벽난로 불을 떠올리던 루페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방금 그 아이까지 해서 18명 전원 만났습니다.”

루페는 근처에 있던 기사한테 눈짓을 주었다. 뜻을 알아차린 기사는 먼저 밖으로 나가 출발을 준비하라고 전했다.

고아원 앞에 떡하니 있던 크고 우람한 마차가 갈 채비를 마칠 즈음에 펠리오와 루페가 나타났다.

“벌써 가시는 겁니까.”

고아원 원장이 손을 싹싹 비비며 펠리오의 옆을 서둘러 따라왔다. 겨울을 지척에 둔 서늘한 날씨에도 원장의 시뻘건 피부는 기름지고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여 송구합니다.”

아쉬워하는 말투라기엔 지나치게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동시에 속물적인 욕심도 내비치었다.

“참으로 예쁘고 착한 아이들입니다. 공작님을 한 번이라도 뵈었으니 평생의 운을 다 쓴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그나저나 이제 겨울이니 아이들이 제대로 견딜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글쎄, 루페는 회의적이었다.

지금껏 들렀던 다른 고아원들 역시 재정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 옷은 겨울을 대비해 따뜻한 솜옷이었고, 지나가며 본 시설들도 사람의 손을 탄 흔적이 보였다.

하나 이곳은 아니었다.

운동장에 설치된 놀이 기구는 고장이 난 지 오래였고, 쓸데없이 커다란 화분 뒤에 숨겨진 유리창은 깨져 있었으며 벽에는 금이 가 있었다.

원장이 고아원 운영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를 보여 주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공작을 보자마자 기겁하던 다른 고아원 아이들은 선생님을 찾았지만, 이곳 아이들은 자신들을 데리고 가던 관계자나 선생님들의 손길에 움찔거렸다.

지금 펠리오는 고아원을 둘러보며 재정 지원이라는 선행을 명목으로 입양할 아이를 찾고 있었다.

그러니 이곳도 보레오티 가문의 지원을 받게 될 거다.

저 속물의 시커먼 주머니에 지원금이 다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들자, 루페는 처음으로 보레오티 가문의 자산이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 봐야 보레오티의 재산과 비교하면 먼지 수준이지만.’

그때였다.

“니아!”

뒤에서 누군가가 날카로운 고함을 쳤다.

공작이 나가는 길에 누가 이토록 무례한 짓을 저지른 건지 확인하기 위해 모두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고아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 한 명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제 손에 잡힌 작은 아이를 혼내고 있었다.

“이거 놔!”

아이는 저를 붙잡은 남자의 손등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

“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남자가 손을 놓자, 아이는 틈을 놓치지 않고 후다닥 달려가 공작의 앞에 떡하니 섰다.

유일하게 뒤를 돌아보지 않았던 공작은 짧은 팔다리를 최대한 벌려 제 앞을 막은 맹랑한 꼬마를 훑어봤다.

기름으로 떡이 진 머리와 땟국물이 진 옷에 먼저 눈이 갔다.

조금 전까지 만났던 아이들은 적어도 몸은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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