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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재 | 글링
“정의를 사수하는데, 불의보다 수법이 못해서야 되겠는가!” 이번 회귀에선, 살생부도 운용하는 능글능글 이순신으로 임란을 평정한다! 전생엔 나라는 구했지만, 정의는 구하지 못했다. 역사는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긴 자가 정의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지키는데, 불의보다 수법이 못해서야 되겠는가! 대도무문(大道無門)아닌가! 이번 생엔 정의가 이기도록 물불가리지 않고 사력을 다할 것이다!” 이순신은 임진왜란을 은(銀)의 전쟁이라 정의하고, 도요토미의 아시아 지배 야망을 탈취한다. 임란뿐 아니라 이젠 대항해시대 무역전쟁을 지배하는 신으로 업그레이드!
1. 대도무문(大道無門)
1598년(선조 31년) 음력 11월 19일. 노량해협.
조선 수군의 삼도수군통제사 지휘선.
“방포!”
쾅!
쾅!
탕-
탕-
“쏴라!”
슉!
슉!
“컼!”
현자총통을 발포하는 소리, 조총 쏘는 소리, 화살 쏘는 소리, 노 젓는 소리, 고함과 비명에 귓전이 어지러웠다.
하지만 점점 아득하게 멀어졌다.
펄럭~ 펄럭~
푸른 하늘을 어루만지듯 돛이 바람에 펄럭였다.
내가(이순신) 지휘선에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긴 처음이다.
“대감!”
부하 장수들이 쓰러진 내게 달려왔다.
삼도수군통제사에 복귀한 난 12척의 함선을 이끌고 133척의 왜선과 맞서, 기적적으로 명랑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노량 바다에서 500여 척의 일본의 함대와 최후의 결전을 벌여 200여 척이나 격침하는 최후의 승리를 거두려는 찰나였다.
하지만 갑옷이 취약한 목에 왜적이 쏜 조총탄이 파고들었던 것이다.
달려온 장수가 외쳤다.
“지혈하라!”
기관지로 공기가 들어가 쇳소리 나는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전투가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대감~”
장수의 절규가 메아리처럼 아득해졌다.
푸른 하늘에 돛이 만장기처럼 펄럭였다.
그 짧은 순간에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여한 없이 산 줄 알았는데, 후회가 태산 같구나….
너무 고지식했어… 임금과 조정이 내 무덤에 침을 뱉더라도, 나라와 백성에 더욱 이득이 되었어야 하는 것인데…
세 번이나 파직당하고 두 번 백의종군한 것을, 한때는 벼슬처럼 자랑스러워했지.
그러나 물은 정해진 형체가 없어 가장 넓은 바다가 된 것인데… 내 주관을 더욱 유연하게 발휘했어야 했어…’
류성룡과 권율은 내 성격이 대쪽 같다고 여러 차례 혀를 내둘렀다.
말이 좋아 대쪽이지, 연대보증하며 천거한 입장에서는, 입바른 소리를 하다가 내가 언제 화를 당할지 몰라 날 선 작두에 선 기분이었으리라.
하늘에 기원했다.
‘다음 생엔 강풍에 부러지는 돛대가 아니라, 강풍을 퍼 담는 유연한 돛처럼 살길 염원하나이다!’
*
1592년, 여수 전라좌수영 군영. 관사.
눈을 번쩍 떴다.
“흡!”
마치 태아의 첫 숨처럼 호흡이 터졌다.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 쓴 족자가 눈에 들어왔다.
방금 지휘선 갑판에서 최후를 맞이했는데, 회의실 의자에 앉아 있다니!
손으로 목을 더듬었다.
뜨겁고 끈적끈적한 피는 흐르지 않았다.
“어찌 된 조화인고? 악몽을 꾸었단 말인가?”
책상 위엔 매일 간략하게 적은 일기와 ‘증손전수방략’이란 병법서가 놓여 있었다.
“이건 서애 대감이 보낸 것인데….”
한양에 갔던 진무(군영에서 군사 실무를 담당한 관리)가 좌의정 류성룡의 서신과 이 병법서를 보내왔었다.
육지에서 전투, 해상에서 전투, 불로 싸우는 전투 등 여러 가지 전투 방법을 설명한 매우 실용적이고 요긴한 서책이었다.
난 책을 받자마자 홀린 듯 밤새 통독하여 통달했었다.
‘그렇다면 오늘이 임진년 3월 엿새(음력)! 왜란 발발을 38일 전!
내 분명 분골쇄신하면서 7년 왜란을 관통하였건만, 아직 임란 이전이란 말인가?’
진무를 불렀다.
“부르셨사옵니까, 장군!”
장군이라면, 아직 삼도수군통제사가 되기 전 호칭이 아닌가.
확인이 필요했다.
“오늘이 며칠인고?”
“임진년 3월 엿새 이옵니다.”
짐작대로였다.
“어제 내가 무얼 했던고?”
이상한 질문에 진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서애 대감께서 보낸 병법서를 통독하시느라 밤새 호롱불이 꺼지지 않았나이다.”
“음, 예상대로구나.”
“…….”
“진영을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다!”
*
바다가 보이는 망루 겸 정자에서 여수 바다를 굽어보았다.
노란 바탕의 깃발의 검은 색으로 ‘帥’자가 쓰인 수자기를 단 판옥선의 아군 전선(戰船)과 왜의 깃발을 단 세키부네(관선), 고바야(소선)를 앞세운 전선이 대치하고 있었다.
아군과 대항군으로 나눈 모의 전투 중이었다.
쾅! 쾅!
판옥선의 화포가 바다에 떨어지며 물기둥이 솟았다.
“음, 화포 소리를 들으니 분명 꿈은 아니로다!”
“…….”
“저기 선두에 선 장수가 돌격대장 정운이 맞는가?”
“그렇사옵니다. 녹도진 만호 정운이옵니다.”
‘아, 정말 다행이다!’
얼굴에 미소가 돌았다.
전생에 정운은 전라도에서 관망하던 나를 설득해 경상도 해역으로 진격하게 한 장본인이었고, 전투에서는 늘 앞장선 돌격대장이었다.
부산포 전투서 그가 순국했을 때, 피를 토하며 통곡했었다.
그런데 눈앞에서 활어처럼 펄펄 날아다닌 걸 보니 님을 만났듯 반가울 수밖에.
진영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후에야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 하늘에서 내 염원을 들어주신 게야!”
확실했다. 같은 생을 두 번째 사는 회귀였다.
이 두 번째 기회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결코 잊지 않았다.
지난 생을 돌이켜보건대, 나라는 구했지만, 정의와 백성은 구하지 못했다.
주상(선조)은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백성들의 신분 상승을 약속을 했건만, 전쟁이 끝나자 말짱 도루묵이었다.
2024.08.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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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이순신 장군님이라고? 당장 봐야지
2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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