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헌터님! 덕분에 이번 게이트도 무사히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성한아~ 우리 부길장 자리는 너 밖에 없다니까~!" "성한씨. 빙의자를 대표하여..." 내 이름은 성한이 아니다. 게다가 난 빙의자도 아니다.
“허억…허억..!”
나무가 우거진 숲 속.
한 남자가 필사적으로 숲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
저 멀리서부터 보이는 검은 연기.
분명 마을 방향이었을 것이다.
설마, 아닐거야.
그런 불안을 안고 카이락은 다리에 더욱 힘을 주어 발을 굴렸다.
달리고 달려서 마침내 도착한 그곳에는.
화르륵.
타닥. 타닥.
거대한 불길 속에 서서히 타들어가는 마을의 모습이 일렁이고 있었다.
“아, 안돼!”
카이락은 망설임 없이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뜨겁다.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 숨이 막혔다.
불꽃이 카이락의 몸 곳곳을 핧았다.
피부가 그을고 찌릿한 통증이 전해져왔다.
“얘들아…촌장님…!! 스승님!!”
그럼에도 카이락은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혹시나 누군가 살아남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만약 어디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면…
“제발…제발. 아무라도 좋으니까 있으면 대답해 줘…!!”
그러나, 아무리 달려도 들리는 소리는 타닥거리는 소리 뿐이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달렸지만 사람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쏴아아.
비가 내린다.
하나둘 떨어지던 물방울은 곧 무수한 빗줄기가 되어 마을을 씻겨 주었다.
언제까지나 활활 타오를 것 같았던 불길은 이제 희미한 불꽃만을 남기고 그 생명을 다해가고 있었다.
잿더미로 변해버린 마을.
길었던 모험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그를 반겨주는 것은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 마을의 터 뿐이었다.
카이락은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집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초기 화재의 진원지와 가까운 곳이었는지, 다른 건물에 비해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가장 짙게 그을러진 자리를 보고, 스승님이 있던 자리였겠구나 라며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었다.
주르륵.
카이락의 볼을 타고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이야~. 하나도 남김 없이 깔끔하게도 탔네.”
“이 정도면 건질 것도 없겠어.”
“그러니까. 불굴의 모험가라고 불리는 카이락도 이정도 불길이면 이미 타 죽었겠는데?”
빗소리 사이로 희미하게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들어보니 이쪽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발 소리가 점점 커졌다.
카이락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약탈자.
게이트 너머에서 온 자들로, 예로부터 마을의 재산을 약탈하고 사람들을 유린했던 자들.
까득.
카이락은 이빨을 까득였다.
주먹을 쥔 손에서는 살짝 피가 흘러 나왔다.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억누르며 그들을 향해 달렸다.
***
“아, 슬슬 물안개 생긴다.”
길드의 의뢰를 받고 카이락을 죽이러 왔지만, 이렇게 다 타서야 이번 약탈은 물 건너 갔다.
그래도 이런 큰 화재에는 아무리 유명한 모험가라도 죽지 않았을까.
괜히 힘들이지 않고 임무를 끝내서 다행이긴 하네.
성민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너무 오래 있긴 했어. 더 둘러봐야 시간 낭비일테고. 이만 철수하자.”
“…….”
“왜 그래?”
성민은 가만히 서서 움직이지 않는 규리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눈을 질끈 감고 있다. 무언가 집중하는 듯한 모습.
그 모습에 성민 또한 눈을 감고 주변에 들리는 소리에 집중했다.
…찰박.
“야. 가자니까.”
“…쉿! 무슨 소리가 들려. 뭔가 발소리 같은게...”
가민의 제촉에 성민은 손가락을 입술에 올렸다.
그 때였다.
찰박찰박찰박.
세 사람의 귀에 뚜렷하게 파문이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온다!!”
“젠장! 아직 살아있는 놈이 있었….!!”
퍽!
어느덧 짙어진 물안개 속에서 카이락이 튀어나왔다.
동시에 그의 주먹이 가민의 얼굴을 가격했다.
“커억…!!”
가민은 얼빠진 소리를 내며 저 멀리 날아갔다.
“야! 너 뭐야…읍!”
턱. 콰앙!
이후, 카이락은 당황한 규리의 얼굴을 잡아 그대로 바닥에 내리 꽂았다.
큰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이 규리에게 전해졌다. 반항 한 번 제대로 못하고 그녀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쉭!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카이락의 얼굴 앞으로 무언가가 빗겨갔다.
“……?”
고개를 돌려 성민을 봤다.
그에 손에 들린 여러 자루의 작은 투척용 검.
“설마 그런 불길 속에서 살아있었을 줄이야…"
“……..”
"카이락(불굴의 전사)이라는 이름은 거저로 얻은게 아닌가보네.”
성민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하고는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근접 전투에 특화된 그에게 원거리 전투로 우위를 점할 생각이었다.
카이락은 그런 성민을 쫒아 달려들 준비를 했다.
그러나,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저릿하고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 내 칼에는 꽤 강력한 마비독이 묻어 있거든.”
성민은 그렇게 말하며 들고 있던 칼 한자루를 카이락에게 던졌다.
일직선으로 날아가던 단검은 그대로 카이락의 왼쪽 어깨에 박혔다.
푹.
“크윽…”
성민은 움직이지 못하는 카이락을 과녁 삼아 단검을 날렸다.
마치 그를 약올리듯 그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아슬아슬하게 치명상이 아닌 곳을 표적으로 삼았다.
그러면서도 만에 하나를 위해 카이락의 사정거리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푸욱…!
“끄아악…!!”
“S급 헌터도 재때 치료하지 않으면 골로 갈 정도의 독이지.”
성민은 계속해서 카이락에게 단검을 날렸다.
단검이 몸에 꽃힐 때마다 터져 나오는 비명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서 계속 계속.
성민은 점점 카이락에게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그러나, 확실하게.
한 발짜국, 한 발짜국, 거리를 좁혔다.
“개인적인 원한은 없다만, 의뢰주께서 네 목숨을 원하기 때문에 말이야.”
드디어 카이락의 몸에 독이 다 퍼진 것인지, 그는 작은 미동 하나 없이 그 자리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며 민성은 카이락의 바로 앞까지 걸어갔다.
“미안하지만 여기서 죽어줘야겠어.”
성민은 품에서 마지막 단도를 꺼내 카이락의 왼쪽 가슴을 향해 칼을 뻗었다.
푸욱!
그러나.
“…어?”
2024.09.29 13:41
2024.09.28 02:40

어떤 착각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24.11.06
삭제된 댓글입니다.
24.10.30
수정
내편일 때 제일 든든한 사람
24.10.30
내편일 때 제일 든든한 사람
24.10.30
ㅠㅋㅋ 똥고양이.
24.10.30

작품소개가 흥미로워서 들어왔어요. 잘 보고 갑니다.
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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