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링
오빠가 약혼한단다. 그것도 사생아 황녀랑! 내가 쉽게 내줄 것 같아? 너, 각오해야 할 거야! 온 힘 다해 약혼녀를 괴롭혔지만, 단 하나의 타격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나만 당황하고 혼날 뿐. 그렇다면 작전 변경이다! 오빠와 붙어있을 틈을 없애는 거야! 그러면 자연스레 둘이 멀어지겠지? 후후, 생각만 해도 신난다! 그랬는데……. 어라? 친해지다 못해 꼬셔버렸다? *** “세리나, 나랑 약혼해 줄래?” 고아한 느낌을 풍기는 드레스를 입고 무릎을 꿇으며,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청혼하는 헬리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나는 그 자리에서 얼음처럼 굳어버리고 말았다. 이게 무슨 말이야?! 오빠의 약혼녀가 나한테 청혼하다니! 거기다 여자랑 여자가 약혼이라니, 지금 시대에 가능한 일이냐고! “하하하, 언니 장난이 늘었다. 여자끼리 어떻게 결혼해~” “어릴 땐 나랑 결혼하겠다며. 내가 여자가 아니면 가능한 거야?” 당황한 나와 눈이 마주친 헬리아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드레스 앞섶을 풀어 헤쳤다. 잔근육이 도드라지는, 단단한 가슴팍이 봉인에서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조회 5 | 좋아요 0 | 댓글 0 | 2024.09.2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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