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검술 명가 카이곤의 사생아로 태어나 소드마스터의 경지까지 올랐으나 명성 한 번 떨쳐보지 못하고 가문의 배신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다. 죽은 줄 알았던 눈을 떠보니 내가 신성국의 왕녀라고? "이번 생은 자유롭게 살겠다."
669년 역사를 가진 제국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검술명가.
카이곤 공작가.
황족과 같은 대우를 받고,
검에 대한 실력과 명성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숭고한 가문.
내가 처음 본 카이곤은 그런 곳이었다.
이제는 그런 곳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말이다.
한계에 다다른 몸이 삐걱거리며 비명을 내지른다.
“하아.. 빌어먹을.”
추격대가 근처까지 다가온 것이 느껴지나 이 앞은 절벽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다.
철벅 철벅.
"카렌 카이곤, 아니 카렌. 금기를 범한 죄를 물어 반역죄로 이 저리에서 즉결 처형하겠다.“
어느샌가 비를 뚫고 내 앞에는 검성. 아니 동생 카이만이 서 있었다.
“카이만 내가 대체 뭘 했다고..!”
“그리고 반역죄는 뭔데! 반역이라면 너희가 저지르고 있는 짓 아니야?”
악에 받친 목소리로 되물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삼 일 전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카렌 카이곤’에게 공식적으로 처음 맡겨진 임무.
“제국 남쪽 성문의 마물을 토벌하라.“
그리고 이번 일을 마치면 금제를 풀고 가문의 도구가 아닌 카이곤으로써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 하였다.
정말 달콤한 말이었으나. 그 말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제국이 마물을 막고 있는 최전방에서 활약한 나에 대한 소문은 금세 퍼졌지만.
갑작스레 나타난 내가 악마와 손을 잡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정말 허무맹랑한 소리였지만, 비밀리에 가문의 검으로 살아온 나를 알고 있는 건 카이곤 가문뿐.
내 침실에서 발견된 악마숭배자 표식으로 확실시되며, 제국과 카이곤에게 쫓기게 되었다.
당연한 소리다만, 나는 악마와 손을 잡지 않았다.
맹세코.
소문부터 악마 숭배자의 표식까지 모두 나를 제거하기 위한 명분 만들기였던 것이다.
빌어먹을 금제.
심장에 묶인 사슬이 명령을 듣지 않으면 심장을 터트리는 지독한 마법이다.
나에게 걸린 금제는 둘.
첫 번째.
-가문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이런 걸 달고 도망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도망치기 위해 첫 번째 금제를 부쉈다.
대가로 마나하트에 심각한 내상을 입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명령에 구속받지 않게 되었고, 나는 검과는 관련이 없는 신을 섬기는 신성국 에니드. 그곳으로 떠나려 했다.
그러나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추격까지 따돌리고 국경을 넘는 것은 무리가 있었던 것일까.
결국 추격을 따돌리지 못해 지금 이 상황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처음부터 문제였던 걸까?’
나는 더 오래된 과거를 회상했다.
카이곤의 사생아로 태어난 나.
분명 내가 평범했다면 사생아였어도 공작가의 일원으로 대접받을 수 있었겠지.
그러나 카이곤에 500년 만에 ‘흉성’이란 별을 품고 태어난 이유. 그것이 발목을 잡았다.
내가 무려 500년 동안 깨지지 않던 카이곤의 500년을 깨버렸으니.
그로 인해 식솔들 사이에서도 불길한 것이 태어났다.
힘도 약해 보이는데 검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공작가의 수치. 좋지 않은 소문이 가득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다정한 어머니가 있었으니까.
"카렌 너는 커서 훌륭한 검사가 될거야. 게다가 널 봐 아주 착한 아이로 태어났잖니?"
그렇게 웃으며 검술을 연습하던 시간은 얼마 가지 못했다.
9살이 되던 날.
“카렌 너는 나와는 다른 삶을...”
어떤 삶을 살라는 말은 못 들었다.
다정했던 어머니가 살라 했던 삶은 무엇이 었을까 그 당시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어머니는 그 말을 끝으로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중에 찾아온 의원의 말로는 이 병은 약과 밥을 잘 챙겨 먹기만 하더라도 나았을 병이라고 하였다.
그렇게 가문에서 유일하게 내게 정을 주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장례식도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아버지란 작자는 장례식을 진행하는 동안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았으며.
자리에 참석한 것은 오직 나 혼자뿐이었다.
그 이후부터였던가? 나는 점점 더 가문에서 배척받기 시작했다.
밥을 주던 하녀들에게도 괴롭힘을 받았으니 더 말해 뭐하겠나.
그래도 나를 증명하기 위해 검을 수련했다.
카이곤의 핏줄은 핏줄이라는 건가.
나는 검술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수련에만 매진하던 어느 날 검술을 단련하는 내 동생 카이만을 만났다.
카이만과 그리 많은 접점이 있던 것은 아니다.
가끔가다 가벼운 대련을 하고 해어질 뿐.
그런데 그게 공작부인 눈에는 안 좋게 보인 것인지.
다른 아이들은 아카데미에 입학할 열두 살 어린 나이에 나는 공작부인의 명령으로 전장으로 보내졌다.
아마 공작부인은 내가 조용히 죽어 사라지도록 전장으로 보낸 것이었겠지.
척박한 전장에서 구르길 1년.
처음에는 어린아이라 무시받고 카이룬이란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다른 용병들과 같이 허름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갖은 허드랫일로 검술을 연습할 시간은 없었으며,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그러나 어느 날 적대 세력의 습격으로 막사가 불길에 휩싸였다.
주변은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 살이 찢기는 소리, 사람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했다.
아 이대로 죽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살기 위해 처음으로 검을 들었다.
처음으로 사람을 베고 사람을 죽였다. 다시 생각해도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다.
그렇게 악착같이 검을 휘두른 끝에 결국 나는 살아남았고 내 소식은 가문의 귀에 들어갔다.
막사에서 병사들 사이에서 내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기 시작하자 가문에서는 나를 불러 들였다.
그 때 처음으로 장례식에서도 못 본 아버지는 내게 말했다.
"이건 네 어미도 하지 못한 일이다."
가문에 받아줄 테니 금제를 걸고 가문의 검으로 살라고.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주겠다는 말이 나를 증명해 주겠다는 말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머저리 같은 놈.‘
어쩌자고 그런 말도 안 되는 금제를 받아들인단 말인가.
그 이후 계속해서 원치 않는 전장에 뛰어들었고, 많은 것을 베고 죽였다.
수년간 가문의 명령을 이행하면서 나는 점차 강해졌고, 그나마 나에게 있는 검술에 재미를 붙였다.
전장에서 내 검술을 일기에 적고 점차 발전 시켜 나갔고 스물셋의 나이에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다.
대륙 전체를 찾아봐도 얼마 없다는 소드마스터가.
가문에서는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가주가 되어 검성의 칭호를 이은 카이만보다 내가 더 뛰어나다는 사실이 알려져선 안 되니까.
원래라면 내게 붙었을 검성이란 칭호, 전장에서 세운 공적은 전부 카이만의 것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가문은 나를 배신했다.
"나는 그저 가문의 일원이 되길 바랐어! 내가 그렇게 큰걸 바란 거야?"
2024.09.28 08:32
여주가 걸크러쉬 터지고 매력적이에요 (✿◕‿◕✿)
24.11.30

왕녀로 환생한 주인공이 이번 생에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궁금해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작가님 다음 화 언제 나오나요!!
24.11.04

주인공의 묘사를 읽다보니 불쌍해서 속상했어요ㅠㅠ.. 주인공이 과연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해져서 재밌었어요!
24.11.03
뷰컴즈 주식회사
대표 : 김학성 | 전화 : 1811-8389 | 이메일 : help@gling.co.kr
사업자 등록번호 : 492-88-01088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2-서울영등포-1768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171, 13층 13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