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눈 떠보니 유령으로 빙의되어 있었다. 남자주인공을 괴롭히다가 성녀인 여자주인공에게 성불 당할 악역 유령으로! 최대한 남주와 엮이지 않으며 지내려고 했는데……. "……너, 내가 보여?" 유령으로 지낸 지 10년. 남자주인공이 나를 발견했다.
깜빡, 깜빡.
누워있는 채로 눈을 몇 번 깜빡이니, 시야가 밝아졌다.
그러자 목재로 된 낯선 천장이 보였다.
……응?
낯선 천장? 목재?
낯선 천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렇다 치더라도…….
‘20세기 대한민국에서 목재로 만들어진 천장이라니?’
예전에 만들어진 한옥이라면 모를까, 현대의 대한민국에서 목재로 만들어진 건축물을 보기는 힘들었다.
꿈인가, 생각하던 그 순간.
“귀족들은 참 부럽다. 매일같이 파티를 열어대도 돈이 썩어나고.”
“그러게나 말이다.”
검정색의 긴 원피스를 입은 여자들이 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어휴…… 단 하루만이라도 귀족으로 살아봤으면 좋겠다.”
“그러게, 우리도 연회장에서 귀족처럼 드레스 입고 춤추고 싶다.”
그렇게 말하면서 여자들은 하얀색의 앞치마를 둘러맸다.
여자들이 나갈 준비를 하는 걸 보니 나도 함께 따라 나가야 할 것 같아서 몸을 일으킨 바로 그때.
끼익-.
나무로 된 침대가 상당히 오래되었는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어이쿠…… 이렇게 큰 소리가 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내가 누워있던 침대는 생각보다 많이 낡은 모양이었다.
낡은 침대면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여자들에게 말을 걸려던 찰나.
“……방금 침대 쪽에서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앞치마를 두른 여자가 함께 들어 온 다른 여자를 향해 염소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질문을 받은 여자는 앞치마를 두른 여자를 향해 크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대낮부터 무섭게 왜 그래!”
“아니, 진짜 저기서 소리가 났다니까! 너도 똑똑히 들었을 거 아냐!”
앞치마를 두른 여자는 꽤 억울한 모양이었다.
……내가 소리를 냈으니까 억울할 법도 했다.
하지만 질문을 받은 여자는 그게 뭐가 대수냐는 것처럼 말했다.
“여기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잖아, 바닥이나 침대가 많이 낡아서 그런 거겠지.”
“그렇겠지?”
아무도 없다고?
내가 여기 눈 뜨고 빤히 있는데?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은 채 여자들을 바라보았지만, 여자들은 나를 무시한 채 계속해서 서로 대화를 나눌 뿐이었다.
“응, 이 별관은 지은 지 오래됐잖아. 하녀장님이 공작부인께 들은 이야기로는 곧 여기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하던데.”
하지만 여자들은 그런 내 시선을 무시한 채로 계속 이야기를 나눌 뿐이었다.
“여기를 수리하면 저택 본관에서 일할 수 있겠지? 대우가 다른 별관 하녀에 비해서 유독 좋다던데.”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수리 중인 건물에서 하녀가 할 일은 없으니까.”
설레는 표정으로 재잘거리는 여자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저기요.”
그러자 대화를 나누던 여자들의 목소리가 마치 들으면 안 될 소리라도 들은 것처럼 뚝 끊겼다.
여전히 나를 바라보지 않은 채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여자들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다시 한번 말을 걸었다.
“저기요? 들려요?”
하지만 나를 돌아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여자들은 귀가 찢어질 정도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귀신, 귀신이야!”
“아아악! 으아악!”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여자들은 앞다투어 방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음, 꿈이네,’
그것도 완전 개꿈.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을 유령 취급하는 개꿈은 얼른 깨야 했다.
꿈에서 깨고 싶다는 생각으로 침대 위에 누워 눈을 감았다.
……분명 그랬었는데.
***
내가 유령으로 빙의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은, 유령이 된 지 딱 일주일 째 되는 날의 일이었다.
누군가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느냐고 타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내가 아닌 누구라도 자고 일어났더니 귀신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상황 파악이 꽤 빨랐다, 고 자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 파악이 빠르다고 해서 지금 이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이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빙의도 급이라는 게 존재했으니까.
그리고 지금, 수년간 소설을 읽어 온 나의 감각이 말하고 있었다.
내 빙의는 최하위 등급이거나, 최하위의 등급조차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빙의라는 것을!
‘남들은 다 황녀, 귀족 영애로 잘만 빙의하던데…….’
아니, 적어도 남들 눈에 보이는, 살아있는 무언가로 환생하던데.
왜!
하필!
나만!
남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귀신으로 빙의해버렸느냐는 말이다.
‘아이고, 내 팔자야…….’
2024.11.15 22:57
2024.11.15 20:40
2024.10.13 20:46
2024.10.12 00:11

작가님 언제쯤 다음화가 나올까요? 지금 2개월동안 기다리고 있는데... 계속 기다릴게요 언젠간 돌아올 거라 믿어요. 5화가 시급합니다.
25.01.23

강하게 키우다가... 결국 요정 유령으로 역할을 바꿨네요🤭 무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24.11.30

처음부터 마리안느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다니😯 제 예상과 달랐지만 재밌어요. 앞으로의 둘 케미가 기대됩니다:)
24.11.30

귀족이 아닌 유령이어서 그런지 신박하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 유령인 주인공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합니다!!
24.11.12

다음화 나와서 다시 숨 쉬었다가 끝나서 다시 숨 참아요... 3화... 3화가 필요해요...
24.11.04

이제 마리안느가 테오도르를 무시하는 걸 포기하고, 무심한 듯 다정하게 챙겨주겠네요🤭 다음화가 기대됩니다:)
24.10.29
아고 뽀시래기 ㅠㅠㅠ 다음화도 기대합니다
24.10.27

헉... 하필이면 유령이라니... 주인공이 유령인 채로 어떻게 될까 궁금해요!! 1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4.10.27
남자주인공이 딱 봐도 너무 아기 아닌가요 맴찢 (┬┬﹏┬┬) 과연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24.10.26

와! 다음 내용이 궁금한 소설이네요! 다음화 올라올 때까지 숨 참습니다.
24.10.12
삭제된 댓글입니다.
24.10.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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