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언럭키 드림(unlucky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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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호
11화무료 11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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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용 *2022년~2023년에 조아라에서 작성된 지름작입니다. *진짜 막 쓴 거라 수치스러우니까 조용히 해주십쇼. *서포터즈 활동하겠다고 제 흑역사까지 탈탈 털었습니다.

#BL#캠퍼스#빙의#영혼체인지#드라마#피폐물#오래된연인#친구>연인#학생#상처수#무심수#후회공#집착공#복흑/계략공#개아가공

부산한 아침, 시끌벅적한 주변. 익숙하면서도 낯선 환경에 괜히 책상 속 서랍만 매만지며 어색함을 지워본다. 그리워하지는 않았지만 아쉬움은 남았던 학창시절이다. 졸업한지 몇 해나 지났는데 다시 앉은 이 자리가 현실감 없다고 느껴진다. 일주일이면 적응될 법도 하건만 여전히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꿰입은 듯 불편하다.


무엇보다 사방을 다 둘러봐도 빈틈없이 제 자리에 앉은 남자애들이 가장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다. 땀에 찌든 냄새가 교실 안에서 진동을 해도 이들은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 것처럼 태연하게 행동한다. 열어둔 창문에 널려진 옷가지들이 공기순환을 방해하고 있다. 개중에는 웃통을 까고 선풍기 주변에 자리잡은 애도 있다. 후끈한 교실 속 열기에 모두가 공평히 땀을 흘리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교복을 단정히 갖춰입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얌전히 공부만 하는 줄 알았던 앞자리 아이도 이미 셔츠 단추는 다 풀어헤친채 L자 파일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두 눈을 꾹 감았다 떠도 달라지는 건 없다. 오로직 남자, 얘도, 쟤도, 지금 막 들어온 선생님도 모두 남자다. 심지어 일주일째 현실부정을 하는 나 자신마저도 남자다. 시끄럽고, 부산스러운 움직임들이 더욱 정신을 어지럽게 만든다. 몸이 붕 떠있는 것 같고, 눈앞의 글자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아직까지 빠지지 않은 땀냄새가 속을 뒤집는다. 사람이, 남자가 너무 많다. 여기도, 저기도...



"어디 아파?"


어깨를 툭치는 감각보다 가까이서 느껴지는 숨결에 소름이 끼쳐 옆을 돌아본다. 코앞에 마주한 말간 눈동자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


"아니, 왜."

"너 안색 하얘. 금방이라도 토할 것 처럼."

"...신경 꺼."

"와, 걱정해주는데 인성 개지렸죠. 오늘은 조용한가 싶었는데 응, 아니죠?"


뒤에서 끼어든 목소리에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진다. 내가 싫어하는 인간군상의 표본, 날티나고 허세 가득한, 싸가지 밥말아 먹은 애새끼. 망할 강이석.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다시 교과서 속 지문을 쳐다봤다. 흩어진 정신을 다시 붙잡고 집중하니 벌써 선생님은 반 페이지 앞서고 계셨다. 놓친 진도에 난감해 하는 것도 잠시, 꽉 쥔 오른손 위로 작은 포스트잇이 붙여진다.


[이따 수업 끝나고 보여줄게]


나에게서 떨어지는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다시 말간 눈동자와 마주쳤다. 색소 옅은 갈색눈에 담긴 내가 생경했다. 등뒤로 쭈뼛서던 긴장감이 가라앉는다. 급히 시선을 돌려 다시 책을 쳐다보았다.


일주일이 지나도 적응을 못하겠는 이유, 가장 첫 번째. 그건 바로 옆에 앉은 문서우의 다정함이다.





*





어둠 속에서 가장 먼저 돌아온 것은 청각이었다. 삑삑 거리며 들려오는 소리가 꼭 바이탈 체크 기계 소리와 똑같았다. 가습기에서 뿜어져나오는 수증기 소리와 똑똑 작게 떨어지는 수액 소리에 나는 여기가 병실임을 짐작했다. 하나둘씩 돌아오는 감각에 나는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는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온 몸이 뚜드려 맞은듯 욱신거리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땐 불안감이 몰려왔다. 마지막에서야 눈꺼풀에 힘을 줘 시야가 트일 즈음에는 빛을 받아 반사적으로 눈을 감은 탓에 주변을 살펴보진 못했다. 다만 귀로 듣기에 주변이 시끄러워졌음은 알 수 있었다.


신 율은 열여덟의 여름방학 날 교통사고가 났다. 정확히는 새벽에 오토바이를 몰다 맞은편에서 오는 졸음운전자를 피하는 과정에서 도로 연석과 부딪혔다. 뒤따라 오던 신율의 친구 또한 부상을 입었지만 의식은 있었기에 곧바로 119에 연락, 둘은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새벽 2시가 넘어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는 집안을 발칵 뒤집었다. 이틀 전 가족과 언쟁이 크게 오고 간 후 가출을 한 둘째 아들이 의식불명으로 돌아왔기 때문. 그리고 14일이 경과되는 날에 눈을 떴다.



...떴는데. 어쩌라고.



오후는 되었을까,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창밖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병실치고는 유달리 조용하고 편안하다 싶었는데 1인실이라는 점에 납득했다. 스무 해 넘게 살아오면서 병원을 잘 온 적이 없었던터라 그저 주변 것들이 마냥 신기했다. 드르륵 병실 문이 열리며 남자가 들어왔다. 아까까지만 해도 소란스럽던 주변은 한차례 내게 달라붙어 이것저것 하더니 우르르 빠져나가 휑했다. 남자는 곧바로 내게 오지 않고 잠시동안 나를 보다가 이내 근처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연락은 해뒀어.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무언가 가늠하듯 나를 보던 남자는 팔짱을 낀 채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로 눈을 감았다. 짙게 내려앉은 다크서클이 그 인상을 한층 더 어둡게 만들었다. 눈을 처음으로 떴을 때 마주친 그는 놀라던 것도 잠시 얼굴을 왈칵 구겼었다. 곧이어 호출벨을 누르고 의사를 부른 뒤로는 가까이 오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 멀리서 지켜보았다. 검사를 받는 동안 힐끔거리며 시선을 줄 때면 그 때마다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것처럼 눈가를 찡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보다는 깨어난 나를 불편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더 본질적으로는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형! 신 율 깼다며!"


적막을 깬 건 다름 아닌 또 다른 남자의 등장이었다. 짧게 자른 머리에 급하게 왔는지 열어 젖힌 문을 붙잡고 숨을 헉헉 고르던 남자는 잠시간 후에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걸이로 내게 다가왔다.


"너! 너, 이 시발, 너 진짜...!"


망설임 없이 걸어온 것치곤 내뱉는 말이 형편없었다. 목에 무언가 얹힌 듯이 제대로 된 말을 하지 못하던 그는 얼굴이 시뻘게진 채 눈물을 금방이라도 쏟아낼 듯 굴었다. 커보이는 신장과 달리 얼굴은 젖살이 빠지지 않아 앳되보였다. 날카롭게 치솟은 눈매도 그렁그렁한 눈물을 매달고 있는 탓에 되려 순둥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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