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황제의 손에 무려 3번이나 죽었다. 다시 시작한 4번째 삶. 내게 남은 건 악과 복수심 뿐이었다. 더 이상 당하지 않아. 이젠 내가 복수할 차례였다. **** “제가 결혼할 분은 2황자 전하가 아닙니다.” 내가 툭 던진 말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주변이 조용해졌다. 귀족들은 어리둥절하며 서로를 바라봤고, 2황자의 얼굴은 무참히 일그러졌다. 황태자와 황후는 물론 다른 황자들과 황녀들의 얼굴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모두가 숨 죽인 채 나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 “도대체 누구랑 결혼할 거지?” 황제의 질문에 나는 환하게 웃으며 소년을 가리켰다. “제가 결혼할 분은 바로 이 분이십니다.”
1화
Prologue.
“결혼하겠습니다.”
내 대답에 황제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의 눈빛은 탐욕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암, 그래야지. 드디어 레오폴드 영애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기쁘군.”
당연히 잘 알고 있지. 그 빌어먹을 마음 때문에 무려 3번이나 당신 손에 죽었으니까.
새삼 이전 생에서 그에게 당했던 일들이 떠올라 소름이 끼쳤다. 입 안이 약초라도 씹은 듯 썼다.
나는 그 모든 걸 삼키며 꽃처럼 환하게 웃었다.
화려한 꽃잎 속에 가시와 독을 감춘 내 미소가 마음에 들었는지, 황제는 더욱 흐뭇하게 웃었다.
“영애와 레오폴드 영지의 빠른 안정을 위해 속히 결혼식을 치러야겠군. 그래야 레오폴드 공작도 편히 눈을 감을 테니까.”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부황 폐하.”
황좌 바로 아래 서 있던 황태자가 황제의 말을 두둔하고 나섰다.
“체서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끝낸 상태입니다. 오래전부터 어서 빨리 레오폴드 영애와 결혼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죠.”
“형님, 그걸 말하면 어떡합니까.”
황태자의 옆에 서 있던 2황자가 수줍게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 눈동자엔 황제와 같은 탐욕이 가득했다. 온정 같은 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어머나,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부부가 탄생하겠군요.”
황제의 바로 옆에 앉아 있던 황후가 한마디 거들자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귀족들도 입을 열었다.
“축하드립니다, 황자 전하. 레오폴드 영애.”
“두 분이 결혼하시면 올해 최고의 경사군요.”
“아이는 몇 명이나 낳으실 겁니까? 당연히 둘 이상은 낳으시겠지요?”
사람들은 벌써 나와 2황자가 결혼을 한 것처럼 웃으며 떠들었다.
“내가 레오폴드 공작이 된다면 제국을 위해 힘쓰겠소.”
2황자는 이미 레오폴드 공작이 된 것처럼 굴었고, 황후는 그런 2황자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과자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차부터 마신다는 누군가의 명언이 잘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어 절정에 도달했을 무렵, 입을 열었다.
“제가 결혼할 분은 2황자 전하가 아닙니다.”
내가 툭 던진 말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주변이 조용해졌다.
귀족들은 어리둥절해하며 서로를 바라봤고, 2황자의 얼굴은 무참히 일그러졌다.
황태자와 황후는 물론 다른 황자들과 황녀들의 얼굴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모두가 숨죽인 채 나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
“……그게 무슨 소리지, 레오폴드 영애?”
황제가 황금색 손잡이를 부술 것처럼 세게 움켜쥐며 물었다.
“조금 전에 결혼을 하겠다고 영애의 입으로 말했을 텐데?”
“네, 분명 그렇게 말했습니다만 2황자 전하와 결혼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하.”
황제가 몹시 기가 찬다는 듯 혀를 차더니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며 살벌하게 쏘아붙였다.
“지금 나와 말장난을 하자는 건가?”
“말장난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를 말씀드린 겁니다.”
첫 번째 생의 나였다면, 황제가 무서워서 벌벌 떨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세 번의 끔찍한 지옥과 죽음을 경험한 지금의 내겐 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설마 벌써 저와 한 약속을 잊으신 겁니까, 폐하.”
나는 당당하게 황제의 시선을 받아치며 말을 이었다.
“누구와 결혼할지 제게 선택권을 주신다고 하셨지요.”
“……그랬었지.”
황제가 떨떠름해하는 게 길게 늘인 말꼬리에서 느껴졌다.
‘그러길래 말조심을 했어야지.’
미리 각서를 받아 둔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만약 각서를 쓰지 않았다면 황제는 그런 적 없다며 시치미를 뗐을 테니까.
“그 뒤로 며칠 동안 누구와 결혼하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역시 2황자님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제가 영애와 결혼하기 부족하다는 의미입니까?”
2황자가 몹시 화가 난 얼굴로 따지듯이 내게 물었다.
그러나 나는 2황자 쪽으론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오로지 황제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제가 결혼 상대로 선택한 분은 다른 분입니다.”
“내 말을 무시하는 겁니까, 레오폴드 영애!”
“조용히 하라, 2황자.”
황제가 노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자 2황자는 입을 다물었다.
그 공백을 채운 건 1황비였다.
“그럼 3황자인가요?”
1황비는 내가 그녀의 소생인 3황자와 결혼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래야 레오폴드 공작가의 막대한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어쩌지. 난 당신의 기대에 부응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는데.
“3황자 전하도 아닙니다.”
“아, 그런가요.”
눈에 띄게 실망하는 꼴이 우습고 시커먼 속내가 훤히 보여 비웃음이 절로 나왔다.
황자 중 혼기가 꽉 찬 두 황자가 아니라고 하니 귀족들이 웅성거렸다.
황제도 당황한 듯 나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설마 7황자는 아니겠지?”
“설마요. 제가 10살도 안 되신 어린 7황자님을 결혼 상대로 선택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럼 도대체 누구지?”
2025.03.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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