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로판 여주가 마왕인 걸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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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붓한 우파루파😚
6화무료 6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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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에 빙의해 악마한테 죽을 뻔한 성기사를 살려줬다. 그런데... 곱게 살려 보내줬더니만 얘 왜 다시 마계에 온 거냐? "나 때문에 그대가 악마가 된 겁니까?" "그런 거 아닌데." "나를 구하려다..." 아니, 그거 아니라니까? 표지 개인 리퀘스트

#로맨스판타지#서양풍#빙의#회귀#착각물#로코물#개그물#얼굴천재#마왕#걸크러시#무심녀#냉정남#능력남#직진남#왕족/귀족

눈을 떴다. 정신차려보니 온통 하얀 구름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여기가 어디지?


암만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는 거라곤 온통 구름, 구름, 구름 뿐이었다.


이게 무슨 어느 시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도 아니고. 웬 구름 뿐이란 말인가.


별이 있으면 별이라도 헤며 밤을 지새울 텐데 염병할 하늘은 맑고 푸르러서 구름 한 점 없다.


하늘에 있어야 할 구름들이 모조리 내 주변에 있다니.


그렇다면 내가 지금 하늘에 있는 건가?


나 지금 죽은 건가?


‘아무래도 하늘에 있으려면 죽는 것밖에 방법이 없지.’


잠깐, 그럼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낸 보험료는 어떻게 되는 거지?


사후 빙의자 보험.


말도 안 되는 보험 같지만 사기가 아니다. 빙의 트럭, 빙의 게임, 빙의 빌딩이 만연하는 시대에 발빠른 보험사들은 신들과 계약을 맺어 죽은 영혼들을 사후에 이세계로 보내주는 보험상품을 냈다.


물론 나도 가입했고.


특급 주연 빙의로 특약 들어서 끊었는데! 내가 한 달에 얼마씩을 냈는지 아냐고!


사후 빙의 보험료를 내느라 매달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그것 때문에 난방비 하나에도 벌벌 떨면서 얼마나 갖은 고생을 했는데.


‘가입한 지 몇 년 이상 안 되면 보장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계약할 때 그런 약정을 봤던 것 같은데.’


계산해 보자, 사후 빙의 보험을 든 게 몇 년 전이지? 대충…….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웬 아기 천사같이 생긴 게 정장을 입고 다가오기 전까지는.


‘와, 날개 좀 봐.’


나 진짜 죽었나보네.


정장 아기 천사의 손에는 서류 뭉치 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서류의 모서리를 찝고 있는 스테이플러 심이 금방이라도 ‘날 죽여 줘…….’ 라고 외칠 것처럼 보였다.


가여운 스테이플러 심에서 시선을 옮겼다. 눈이 마주쳤다. 정장입은 아기 천사가 나를 보고 웃었다.


“안녕하세요, 고인님!”


와, 이젠 말까지 한다. 심지어 호칭이 고인님이다. 이걸 무례하다고 해야 할지 예의 바르다고 해야 할지.


“저는 고인님께서 생전 가입하신 사후 빙의자 보험사의 직원입니다.”


이런 미친. 꼼짝없이 생전에 낸 보험료만 날리고 아무것도 보장 못 받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가봐!


“먼저 이걸 받아주시겠어요?”


호칭값을 하려는듯 천사같이 웃던 아기 천사가 내게 서류뭉탱이를 내밀었다. 생전 퇴근 시간에 임박해 ‘이것도 좀 처리해 줘!’ 라며 상사가 서류를 내밀던 때의 ptsd가 올 것만 같았다.


“표정이 안 좋으신데,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그러시군요. 지금부터 제가 한 장 한 장 설명드릴 테니까, 잘 들으시다가 제가 말씀드리는 부분에 서명해 주시면 돼요!”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아기 천사가 내민 서류 뭉치를 받아들었다. 가장 첫장부터 ‘사인: 저체온증, 과로’ 하는 개 재수없는 문장이 쓰여 있었다.


저체온증? 설마 가스비 좀 아껴 보겠다고 난방 안 켰다가 얼어 죽은 거야?


뒤에 적힌 과로는 보이지도 않았다. 망할 가스비가 사람을 죽였네, 죽였어.


“자 우선 사인 확인하셨죠? 거기 위에 서명해 주시고…….”


아기 천사는 한두 번 해 본 일이 아니라는 듯 익숙하게 가장 첫 장부터 조곤조곤 설명을 시작했다.


‘근데 이 새끼…….’


점점 대충 읽는 것 같은데?


앞 페이지는 비교적 세세히 설명해 주더니 뒤로 갈수록 점점 서명해야할 부분만 또렷하게 알려주고 나머지 약관들은 흘리듯이 읽기 시작했다.


이 기계적이고 사무적인 태도.


‘딱 좋아.’


이 긴 약관을 언제 다 듣고 있어. 빨리빨리 넘겨 버리고 그래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되는 건지나 빨리 알려주면 좋겠는데.


회사 다닐 때 발표 시작 인삿말 잘라먹던 꼰대 상사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아무튼, 아기 천사는 눈이 죽은 채로 충실한 직장인처럼 그렇게 마지막 장까지 모든 설명을 끝마쳤다.


“해서, 빙의한 세상에서 엔딩을 맞이하시면 그 생도 끝나고 이 곳으로 돌아오시게 됩니다. 그 이후는 사후세계로 가서 안식을 누리시게 될 거예요! 여기까지. 질문 있으신가요?”

“무슨 소설에 빙의하는지, 어떤 엔딩을 맞이해야 하는지. 뭐 그런 건 안 알려주시나요?”

“아, 그거.”


좋은 질문이라는 듯 천사가 씩 미소지었다.


“모두 자유롭게 해 주시면 됩니다!”

“아, 자유….”


귀찮으니까 알아서 하라는 뜻이군.


“네. 물론 각자 신들께서도 원하시는 엔딩이라든지 전개가 있으셔서, 마음에 안 드시면 살짝의 압박을 가하실 수는 있는데…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겁니다! 약속드려요!”


압박이라니.


꺼림칙한 단어가 지나간 것 같긴 하지만… 적당히 넘기기로 했다.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거라잖아.


“그렇군요.”


대충 납득한 듯한 내 모습에 천사는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 쪽으로 건넸다.


“마지막으로 여기 서명해 주세요.”

“네.”

“아슬아슬하게 최소 납입 회차를 채우셨어요. 정말 다행이죠?”

“그러게요.”

“특급 주연 빙의 특약도 드셨더라고요? 정말 운이 좋으셨어요.”

“그래요?”

“네, 마침 딱 한 자리가 비어있어서 대기도 없이 혼만 들어가시면 돼요! 바로 가시겠어요?”


네.


……라고 할 뻔?


중심을 잡고 천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원래 보험사 직원이 다 ‘이거 좋다, 이거 괜찮다.’ 라고 하는 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되게 좋아 보이는 건 대게 함정이라는 말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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