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동양풍 #환생물 #초반혐관 #오해 #복수 [생이 시작되는 순간에 고요함을 띄고 있는 자여, 그 뜻을 받들어 그대는 신의 부름에 응하라.] 30년 만에 태어난 귀한 신녀, 백 희. 신의 부름에 응해야 하는 외로운 운명이지만 결국 호위무사 유 원과 사랑에 빠져버리고 만다. 그런 희를 향한 귀물 백괴의 집착으로 모든 것이 어그러지고 마는데. 백색의 빛이 새빨갛게 빛나던 그날. 하얀 댕기가 핏빛으로 물 들어가던 그날. 이 모든 운명이 뒤엉키기 시작한 그날. 각자의 마음에 새겨진 그늘이 남아 운명을 어지럽힌다. - 인간의 액(厄)을 보는, 신녀의 환생 백환희. 처음 보자마자 자신을 죽이겠다는 남자를 피하려니, 이젠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귀물(鬼物)까지 마주하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어지러운 운명에 감긴 그녀는 곧 원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되고. 환희에 대한 복수심으로 평생을 기다린 원은, 끝끝내 그녀를 죽이지 못하는데…. "희야." 환희의 어깨를 부여잡은 원의 손이 끝도 없이 떨리고 있었다. 떨리는 게 손인지, 마음인지도 모른 채. 묵히고 묵혀온 처절한 진심을 뱉기까지 억겁의 시간이 걸렸다. “내 너를 못 놓겠다.” “…….” “내, 너를 못 죽이겠다.” “…….” “내가, 희 너 없이 작은 숨 하나 내뱉을 자신이 없다.” 산산이 부서져 조각난 마음으로, 환희는 원을 끌어안았다. ‘내가 원이 너의 어둠까지 집어삼킬게.’ 모든 것을 잃은 빈껍데기 무사와 모든 것을 잊은 신녀의 환생 로맨스. flowerblanket12@gmail.com
#신녀의 탄생(1)
[생이 시작되는 순간에 고요함을 띄고 있는 자여, 그 뜻을 받들어 그대는 신의 부름에 응하라.]
역사에 단 한 줄도 기록되지 않은 마을.
그저 하나의 설화처럼 여겨지던 작은 마을의 1560년.
모두가 오매불망하던 일이 기적처럼 일어났다.
“아, 아이가 울지 않소.”
“어서! 어서 신당으로 산모와 아기를 옮겨라!”
어수선한 사람들 사이로, 지친 얼굴을 하고 있는 산모와 산파들 사이로.
갓 태어난 아기답지 않게, 눈을 꼭 감고 미소를 짓고 있는 이가 있었다.
신녀가 탄생하는 순간이렸다.
***
[2025년]
-그러니까, 엄마 말 믿고 한번 가보라니까. 거기 엄청 용하다고 소문난 곳이야.
“엄마 그런 거 다 미신이야. 엄마도 그런 데 그만 좀 가.”
-얘는! 주소 보내둘 테니까 꼭 가라.
“엄마? 엄마!”
환희는 끊어진 전화를 보며 짜증스럽게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이제는 하다하다 무당에게까지 가보라니, 자신처럼 박복한 인생도 없을 것이다.
물론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나 같아도 딸이 이 모양이면 무당한테 보내긴 하겠지.”
3년 전.
정확히는 열일곱이 되던 해의 생일이 지나고 환희는 이상한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친구들과 학교에서 웃고 떠들던 그 날.
처음으로, 제 친구의 액(厄)을 보게 되었다.
잘못 본 게 아닐까 싶었지만, 너무나도 생생하게 눈앞에서 펼쳐지는 그 형상에.
환희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묘한 감각을 느껴야했다.
친구, 선생님, 편의점 알바생, 택시 기사님.
눈을 오래 마주치고 있다 보면 몇몇의 사람에게서 그 액(厄)이 보였다.
괴로웠다.
남의 불운이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그 불운이 어떻게 닥쳐 올지 알고 있는데,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열일곱의 백환희는 순수했다.
자신에게는 보이는 일이니, 남들도 말하면 믿어줄 것이라 여겼었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의 시선은 차게 식었고, 그 순진했던 소녀에게는 몇 가지의 꼬리표가 뒤따랐다.
귀신 들린 년, 미치광이, 정신병자.
화려한 수식어와 냉담한 시선들 속에서, 환희가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건 가족들의 눈초리였다.
대대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위로 오빠만 셋이었고, 모두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런 그들에게 백환희라는 존재는 흠일 뿐이었다.
패배자, 루저, 한심한 막내, 집안의 수치.
차라리 정신병자 같은 단어가 조금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참다 참다 고등학교까지 자퇴한 그녀는 엄마의 도움으로 따로 집을 나와서 살고 있었다.
그나마, 엄마라도 자신을 측은히 여겨주니 다행이었다.
“그래도 혼자서 무당 집을 어떻게 가냐고.”
무섭기도 하지만, 진짜 귀신이라도 들렸다는 소리를 들을까 싶어 걱정도 됐다.
하지만 유일한 제 편인 엄마가 하는 부탁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답답한 속으로 침대만 구르고 있는데, 휴대전화 알림음이 들렸다.
[충남 당진 xxxx xxx oo산]
“와중에 산이야?”
엄마에게서 온 무당 집 주소였다.
그래, 엄마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
이게 다 모자라게 태어난 자신의 죄였다.
대충 옷을 꿰어 입고 나온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 SUV차량에 올랐다.
20살이 되자마자 면허부터 딴 환희에게, 그녀의 엄마는 편하게 다니라며 외제차를 선물해 주었다.
대중교통을 타면 어떤 액을 가진 사람과 만나게 될지 모르니, 그것들은 환희에게 지뢰밭이 따로 없었다.
그렇다고 면허라도 편하게 땄을까.
당연히 그것도 아니었다.
하필이면 만나는 학원 강사들마다 전부 불운이 보여 집중하지 못해 6번이나 떨어지고 학원을 바꿔야 했다.
결국 마지막에 옮긴 학원의 강사에게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겨우겨우, 눈물을 머금고 딸 수 있었다.
차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은 그녀는 천천히 차를 출발 시켰다.
서울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이렇게까지 멀리 나가보는 것도 처음이라, 솔직히 마음이 조금 두근거리기도 했다.
“…무당 집 가면서 두근거리는 애는 나 밖에 없겠지.”
헛웃음을 치며 최근 유행한다는 노래들을 듣다보니, 어둑어둑해질 무렵쯤 작은 산 근처에 도착했다.
대충 이 마당에 차를 대고 걸어가야 하는 것 같은데, 그냥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꽤 스산했다.
바람에 나뭇잎들이 스치는 소리도 괜히 으스스하고,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왜 이런 날에만 비가 오냐고!”
기가 막히게 비까지 내려주고 있었다.
갑자기 내리는 걸 보니 소나기일 것 같긴 했지만, 하필 자신이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내리는 건 너무했다.
차에서 예비용 우산을 꺼낸 그녀가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산의 입구처럼 보이는 길이라고는 저것 하나 있는 것 같은데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음산한 분위기를 애써 떨쳐낸 환희가 눈을 질끈 감았다 뜬 후, 한 발 한 발 신중하게 걸어갔다.
2025.04.02 02:49
2025.03.3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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