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무림 속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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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
227화무료 25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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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엑스트라에 빙의했다. 천하제일인이 될 주인공 옆에 붙어 인생 꿀 빠나 싶었는데 이게 웬걸? “죽어라, 어린놈의 새끼야!” 하필 빙의를 해도, 바로 죽어 버리는 엑스트라 따위로 빙의를 하냐고! 무협 소설 보면 다들 남궁세가 같은 곳의 공자님으로 빙의하던데, 왜 나만 이러냐고! 망해가는 사문. 실종된 사매. 곧 죽을 엑스트라. 살아남아야 한다. 난 엑스트라다.

#무협#빙의#환생#착각물#성장물#천재#먼치킨

<序>








신조라는 삼류 작가가 있다.


작가는 <오늘도 램프를 주웠다>라는 괴이한 B급 병맛 소설을 썼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무림으로 와 소원을 들어준다는… 뭐, 그렇다.




내가 말하려는 요점은.


작품의 마지막 화에 ‘램프의 요정 지니가 여러분의 소원을 들어드릴 테니, 댓글로 소원을 한 가지씩 빌어 보세요’라는 작가의 댓글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유치한 장난에 누가 놀아날까 싶었는데, 무려 수백 명이나 되는 독자님들이 작가의 놀이에 장단을 맞춰 줬다.


요즘 독자님들 정말 착하다.




그래서 나는 세 개를 적었다.


왜?


램프의 요정 지니는 원래 소원을 세 개씩 들어주니까.





1화








금요일 오후.




합격 문자를 받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굴지의 대기업 엘성전자.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그리고 이건.


시작일 뿐이다.




그래서… 로또를 샀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내 첫 번째 소원을 들어줬으니, 두 번째 소원도 당연히 들어주지 않겠나.




첫 번째 소원, 취업.


두 번째 소원, 로또 1등.


세 번째 소원…




* * *




토요일 아침.




어젯밤 야근을 했음에도 엄마는 역시나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우리를 위해 요리 중이다.




“엄마…”


“응? 왜? 우리 아들 뭐 먹고 싶은 거 있…”




스마트폰을 내밀어 합격 통지 문자를 보여 줬다.


엄마와 나, 그리고 두 동생까지.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단순히 취업에 성공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엘성전자는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평생을 다니셨던 회사다.




* * *




토요일 오후.




엄마는 일하러 학원에 갔고, 동생들은 공부하러 도서관에 갔다.


참, 그러고 보면 나 때문에 엄마나 동생들이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아버지와 어머니 누구나 알아주는 명문 대학교를 나왔다.


아버지는 엘성전자에 취업했고, 어머니는 무용을 전공했는데 부상과 결혼으로 전업주부가 됐다.


나를 낳으셨고, 둘째 녀석과 셋째까지 낳아 행복하게… 교통사고가 있었다.


내 나이 7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형편이 어려웠던 건 아니다.


나름 중산층으로 서울 중심지의 고급 아파트에… 내가 희귀병에 걸렸다.


KUJM이라는, 심장 혈관 저하증으로 전신 혈관의 온도가 급작스레 떨어져 결국 심장이 마비되어 죽는 무서운 병이다.


세계 전체를 통틀어도 수십 명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희귀병이었다.


다행히 KUJM은 완치가 가능했고, 지금 나는 완치하였다.


재발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 달에 한 번 투약할 때마다 수천만 원의 약값이 나갔고.


나는 무려 오 년이나 투병 생활을 한 끝에 완치할 수 있었다.


서울 한가운데 있던 우리 집은, 저 멀리 외곽으로 가야 했고.


지금은 매달 월세라는 돈도 지불하고 있다.




둘째는 고3 남동생, 셋째는 고2 여동생.


둘 다 전교 일등을 오르내릴 정도로 공부를 잘한다.


거기에 엄마를 닮은 두 동생은 키가 185cm, 167cm로 얼굴까지 잘생기고 예쁘다.




그리고 난.


아빠를 닮았다.


24살인데 아직도 엄마보다 1cm 작다.


그러니까 아빠를 닮았다는 말을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아버지!


죄송합니다.


전 그냥 친구들이 늘 해줬던 말을 그대로 옮길 뿐이에요.




“백지원! 너, 큭큭. 아놔! 오징어를 돌로 빻아도 너보다는 잘생겼겠다. 하하하!”




대학 때 CC였던 엄마와 아빠의 별명이 미녀와 고블린이었다고 한다.




내가 아파서 병원비로 재산을 몽땅 날려 버린 덕분에.


엄마는 낮에 무용 학원으로 가 코흘리개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도시락 공장을 다닌다.


주말에도 쉬는 법이 없다.


내 두 동생은, 그 흔한 학원 한 번 가 본 적이 없다.




됐다.


이제 내가 다 갚으면 된다.


엄마도 도시락 공장 그만 다니게 하고, 동생들도 남들처럼 학원 보내 줄 테다.




그전에.


할 일이 있다.


신조의 <화룡경천기>.


누가 삼류작가 아니랄까 봐, 제목부터 무지하게 구리다.




학업, 취업 준비에 알바까지.


무협 소설은 번아웃(burn out)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500화가 완결인데, 지금 474화를 읽고 있다.


매일 무료로 한 편씩 읽을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읽어 왔는데, 하하!


기분이닷!


오늘 2,600원 결제한다.




음, 그런데 이상하다.


댓글이 없다.


아무리 삼류작가의 글이라고 해도, 없어도 너무 없다.


나만 읽나?


읽으면 읽을수록, 이 소설을 읽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42화인가?


그때부터 하나의 댓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됐다.


나만 재밌으면… 엇!


로또 당첨 방송 시간이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971회 로또 당첨 번호는 17번, 2번, 21번…”




1등!


1등!


1등!




이런 미친!


진짜로.


진짜로 1등에 당첨돼 버렸다!




그런데… 왜?


왜 하필 이때?


온몸이 갑자기 차가워진다.


로또를 쥔 내 손이, 의지와 상관없이 오그라든다.


1%도 채 안 된다는 KUJM이 하필 왜 이때!




쿵!




나는 쓰러졌고.


춥다.


너무 춥다.


심장이 차가워지며 멈추어가는 게 느껴진다.




신이 있다면.


정말로 신이 있다면!


멱살을 잡아 따져 묻고 싶다.


왜 하필 이때냐고.




너무 억울해 죽어가면서도 눈물이 난다.




그래도 웃자.


아들이.


형이.


오빠가.


가장 행복한 순간 죽었다고 생각하게.


엄마와 동생들이 조금이라도 덜 슬퍼하게.


웃으며…




난, 죽었다.




* * *




“끄아아아악!”




챙챙챙!


채채채챙!


퍼퍼펑!


콰콰콰쾅!




“으아아아악!”


“죽여라!”


“놈들을 막아! 모두 죽여 버려!”


“끄아아아아악!”




뭐지?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나?


수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상한 옷을 입고 칼까지 휘두르며 싸우고 있다.




아!


영화 촬영 현장인가?


외국인들?


중국인?


무협 영화를 찍나?


외국어라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런데 어라?


카메라도, 스텝도,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저 피.


진짜 피다.


끔찍하다.


그런데 뭐지?


이 끈적하면서도 따뜻한 손의 느낌… 엇?




“으아아악!”




내 손에 피가 잔뜩 묻은 칼이 쥐여 있다.




쉬이이익.


툭.




너무 놀라 나도 모르게 칼을 던져 버렸다.




뭐야!


뭐냐고!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죽어라!”




아! 씨팔, 뭐냐고!


영화인지 뭔지, 웬 미친놈이 피를 잔뜩 뒤집어쓴 채 나를 향해 알아듣지 못할 말과 함께 괴성을 지르며 마구 달려온다.


너희들끼리 싸우라고!


난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죽어라아아아!”




젠장!


이렇게 죽는 건… 엇?




쉬이이이이익.


샤아아악!


툭.




이렇게 죽는가 싶은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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