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어중간한 재벌가의 회장님
profile image
임혁
130화무료 25화

자유 연재

조회수 847좋아요 0댓글 0

뭔가 이상하게 과거로 돌아왔다. 꼬리짜르기로 감옥에 들어온 나에게 회사가 망하자 약속되었던 희망이 사라지게 된다. 심지어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결국 의식을 잃고 마는데… 과거로 회귀한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뭔가 어중간한 재벌가이다? 어중간한 재벌가를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다!

#현대판타지#환생#경영물#재벌물#사연캐#천재#회사원#사이다물

1. 기회를 잡아라(1)





경기도 안양 교도소.


나는 변호사와 마주 앉아있었다.


눈빛이 매서운 변호사는 화정 그룹 법무팀의 변호사였고, 일개 재무팀 이사인 나는 그딴 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소리를 쳤다.


“5년으로 끝내고 특사로 나온다고 한지가 벌써 2년이 지났잖아!”


“…강기범 이사님. 아니…. 이제는 이사도 아니지.”


변호사는 곧바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서 한 뉴스 영상을 보여주었다.


- 오늘 새벽. 화정 그룹을 이끄는 윤태상 회장이 비밀리에 출국했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출국에 당혹스러움을 나타냈고….


중간에 뉴스 영상을 끊은 변호사는 곧바로 나에게 말을 했다.


“화정 그룹은 곧 파산할 것입니다.”


“뭐!”


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화정 그룹이… 망한다고?!”


“네. 망합니다.”


“고작 4조 5,000억 원의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서…?!”


요즘 같은 시대에 재벌이 빚을 갚지 못해 망한다고?


처음 듣는 소리에 어이없어하던 나에게 변호사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한다면 매각 대상을 찾아 빚을 갚을 것이고, 그룹에서도 총력을 가해서 빚을 해결할 방도를….”


변호사의 개소리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 * *



화정 그룹.


1960년대 윤철중 회장이 세운 회사였다.


조그마한 섬유 공장으로부터 시작해서 건설사로 탈바꿈한 뒤 각종 정경유착과 비리로 커온 회사였고, 때마침 70년대 중반부터 일어난 강남 개발에 뛰어들어서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당시에 벌어들인 돈으로 온갖 정관계의 인사들을 움직여서 각종 회사들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지만, 윤철중 회장은 IMF를 목격하고 그대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의 아들이자 2대 회장인 윤강석 회장의 취임식부터 화정 그룹은 삐걱하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금액의 어음을 발행해 놓고 전혀 갚지 못하고 부도 처리를 한 다음, 공적 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엄청난 혈세를 받아 겨우 살아났다. 하지만 재계 순위 30위 안에 들던 그룹은 금세 50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회사가 살아난 게 어디냐고 하지만, 오랫동안 지병을 앓고 있었던 2대 회장은 새천년의 날이 밝자마자 그대로 병원에서 생을 마치게 되었다.


3대 회장으로 오른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진 윤강석 회장의 둘째 아들 윤태상이었다.


그로부터 화정은 그대로 미끄러져 버리게 되었다.


고작 20대 후반의, 대학을 겨우 마친 남성이 회장의 자리에 오른 것부터 어이가 없는 일이었지만 사람들은 그러려니 했고, 내부는 점점 곪아 썩어들어가고 있었지만 탱자탱자 노는 회장님은 그딴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마침내 2008년 금융위기에서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그대로 1차 부도가 났고, 당시 내 상사였던 이사님이 그 책임으로 잘리게 되었다. 그 때문에 40대 중반에 이사직에 오른 나는 최고속 승진으로 임원이 되었다.


임원이 되고 난 나는 그룹의 재무 담당으로서 자료들을 확인했고,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곪아 버렸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줄 돈 안 주고 어음으로 돌려막기를 하는 것은 물론, 가짜 장부를 이용해서 주식을 억지로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었으나, 1대 회장님 때부터 지금까지 뇌물을 준 정계인사들 덕분에 겨우 숨만 골골 내쉬면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2017년 봄이 돼서야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온갖 정경유착이 온 세상에 드러났고, 나는 꼬리 자르기로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다.



* * *



감옥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나는 어떠한 걱정거리도 없었다.


재벌 걱정하는 게 제일 멍청한 짓이라고 알려진 대한민국에서 이따위 일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5년의 징역으로 재판을 마무리를 짓고, 다음 대통령이 오르면 그때 광복절 특사로 풀어준다는 말과 엄청난 보너스를 약속한 회장님의 말씀도 있었으니, 웃으면서 감옥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 그 웃음은 사라지고 불안감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마침내 그 머리 뚜껑이 열린 나는 큰소리로 외치고야 말았다.


“분명 특사로 풀어준다고 해놓고서 벌써 2년이 지났잖아! 그런데 화정 그룹이 망한다니!”


“강기범 씨, 아니, 이 양반아.”


변호사는 이제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자신의 안경을 벗고 나를 매섭게 째려보았다.


“이해가 안 돼? 이제 너 따위 놈의 뒤를 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이…. 이 사람이…?!”


당혹하여 말을 더듬는 나에게 변호사는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이미 당신은 끝이야. 그냥 조용히 살다가 나와. …아! 그리고 징역이 더 추가될 거야.”


“뭐…!”


“당신 앞으로 불법적인 정황들이 더 나왔더라고. 검찰에서 추가로 조사할 거니깐 마음 단단히 먹고 다른 변호사를 찾아보는 게….”


“미친놈들아! 회장님이 시키는 대로 한 게…!”


“조용히 해. 아무리 화정 그룹이 망한다고 하더라도 회장님의 이름은 함부로 부를 수 있는 게 아니니깐.”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는 변호사를 보며 나는 합죽이가 되어버렸고, 변호사는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냥 조용히 입 닥치고 내려지는 형량을 받는 게 좋을 거야. 아! 추가로 나올 형량이 20년은 넘을 테니깐 환갑은 지나서 나오겠구먼.”


“나한테… 뒤집어씌우겠다는 거야…? 내가 가만히 있을 거 같아?!”


그 말에 변호사는 비웃으면서 대답했다.


“가만히 안 있으면?”


“뭐…?!”


“믿고 있는 구석이라도 있나 보지?”


그 말에 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당당하게 말을 했다.


“당연하지! 지금까지 내가 만져온 자료들과….”


“해봐.”


“…뭐?”


변호사는 귀찮다는 듯이 말을 했다.


“해보라고. 그런데, 누가 당신 말을 믿어줄까? 검사? 변호사? 아니면 판사가?”


“이… 이자식이!”


그 말에 나는 당황한 티를 내버렸고, 변호사는 비웃으면서 말을 했다.


“어디 한번 맘껏 해봐. 그 순간 당신 가족들이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고.”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쳤다.


“내 가족들 건드리지 마!”


“그러니깐 가만히 있어. 사고당한 박해수 부장 꼴 나기 싫으면….”


그 말에 나는 털석 주저 앉고 말았다.


4년 전, 내부 고발을 하려던 박해수 부장이 교통사고로 숨진 일이 있었다.


그 때문에 회사 내에서도 말들이 많았는데, 앞에 있는 변호사의 말을 듣고 나는 벌벌 떨기 시작했다.


“그냥 닥치고 가만히 숨만 쉬고 살아. 이미 검찰하고 입을 맞추어 놓았으니깐 주는 대로 감사합니다, 하고 감옥에서 살라고.”


그렇게 말한 뒤 변호사는 이젠 볼일이 없다는 듯 떠나려고 하자, 나는 결국 눈물을 보이면서 그대로 엎드린 채 변호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사정을 했다.


“한 번만 살려주시오! 제발!”


“아이고…. 이 사람아.”


변호사는 지긋지긋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주변을 살폈다.


뷰컴즈 주식회사

대표 : 김학성 | 전화 : 1811-8389 | 이메일 : help@gling.co.kr

    고객센터이용 약관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유료 콘텐츠 제공 약관

사업자 등록번호 : 492-88-01088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2-서울영등포-1768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171, 13층 1301호

Copyright © viewcommz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