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본 작품은 동일한 작품명으로 19세이용가와 15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본 작품은 실제 직업군을 모티브하였으나, 인물, 사건, 고유명사 등 모두 픽션임을 안내드립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날 주워 왔잖아요.” “…….” “유정 씨가 주웠어요.” 일주일 전,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총구를 겨눴던 남자가 유정에게 웃으며 말했다. 남자의 변덕으로 살아남은 유정은 다친 남자를 치료해 준 대가로 지루했던 일상이 뒤집혔다. “이제야 무슨 일을 저지른 건지 좀 감이 왔어요?” “네. 당신을 구했네요.” 유정의 말에 남자가 반응했다.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다 네 건데. 모조리 다 삼켜 먹어도 되는데. 그녀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얼굴이 근사했다. “깨물어 먹지 말고, 핥아 먹어요.”
1화.
“일만 하다 죽는 수가 있다, 너.”
고정적인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것만 했다간 입에 풀칠도 힘들었다.
습도까지 높은 마카오의 무자비한 폭염에 삼십 분이나 걸어와 땀을 한 바가지 쏟은 유정이 턱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훔치며 웃었다.
한국인 이민 가정의 가사 도우미로 주 6일 근무이니, 한 달에 많게는 다섯 번, 적게는 네 번의 휴무가 있다. 대부분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지만.
지아는 아르바이트를 주선하면서도 늘 마뜩잖은 얼굴을 했다. 가만히 내버려 둬도 알아서 부서질 것 같은 애를 제 손으로 사지에 모는 것 같다나.
“다행히 몸은 튼튼해요.”
“튼튼하긴 얼어 죽을.”
사실 지아가 주선하는 아르바이트는 본래 유정이 하는 일보다 훨씬 수월했다.
마카오 여행객 가이드 혹은 음식점과 술집에서 하는 서빙 같은 건 정말 돈을 거저 버는 편이니까. 일당은 현금으로 바로 수령 가능하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한국인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타국에서 고국의 사람을 만나면 잠깐이지만 한국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었다.
“결혼식 서버 일인데, 그냥 음식 날라 주고 술이나 음료만 재깍재깍 갖다 주면 돼.”
어학연수를 핑계로 홍콩에 가서는 가족들 몰래 성전환 수술을 하는 바람에 마카오에 아예 눌러앉은 지아는 인맥이 넓은 편이었다. 당장 현재 유정의 고용주 아들과 친구인데다 누가 봐도 혹할 예쁜 외모도 한몫했다.
담뱃갑을 찾아 들고 창틀에 걸터앉은 지아가 내키지 않는 듯이 말했다.
“신랑 쪽 하는 일이 좀, 그러니까 깡패 같은 거거든? 뭘 들어도 발설하지 말고, 함부로 말 섞지도 마.”
지아의 손가락 사이에 낀 주소가 적힌 쪽지를 유정이 받으려 했지만, 지아가 도로 물리며 한숨을 푹 쉬었다.
“너 진짜 조심해야 한다?”
그동안 주선했던 안전하고 편한 아르바이트와는 확실히 다른 듯했다. 걱정을 덜어 주기 위해 유정이 더 명랑하게 웃었다.
“걱정도 팔자셔.”
머뭇대는 손에서 유정이 얼른 쪽지를 낚아채, 상의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현관문을 열자 숨 쉬기도 버거운 공기가 맹렬하게 덮쳐 왔다. 해진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유정이 걸음을 재촉했다.
6000HK$. 그거면 이번 주도 걱정은 덜었다. 한시름 놓은 유정이 쪽지를 눈으로 훑어 내리며 장소로 향했다.
적혀 있는 주소는 유정이 근무 중인 빌리지 근처, 성당이었다. 개나리 빛깔의 아름다운 성당에서는 종종 결혼식이 진행되곤 했다.
안 그래도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 성당 문 앞에 무장한 가드가 서 있었다.
신랑의 직업이 위험하다는 말은 사실인 모양이었다. 하객들은 물론이고 고용인들까지 출입문을 통과하려면 불심 검문을 받았다.
길게 늘어진 줄의 끝에 서 있던 유정은 제 차례가 오자 긴장했다. 이미 지아를 통해 신분 검증은 되었을 테지만, 어쩐지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선글라스를 쓴 가드가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턱을 까딱였다.
“일용직 서버예요. 서유정입니다.”
유정이 재깍 신분증을 내밀자, 가지고 있던 내장객 정보와 대조해 본 가드가 금속 탐지기를 들이댔다.
유정은 기겁하며 양팔을 높이 들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금속 탐지기가 훑고 지나갔다. 소지한 무기 같은 건 없는데도 괜히 불안으로 두근거렸다.
곧 가드가 지나가도 된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까딱였다. 작게 묵례한 유정이 도망치듯 안으로 들어와서는, 가드가 안 보일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거기. 일하러 온 거 아니야? 뭘 꾸물거리고 있어?”
정장 투피스를 입은 중년 여인이 신경질적으로 유정에게 소리쳤다. 적응 안 되는 철통 경비에 잠깐 넋이 나갔던 유정은 그제야 평소처럼 기합이 들어갔다.
“네! 지금 갑니다.”
중년 여인을 따라간 유정은 로커에서 유니폼으로 환복 후 평소 잘 신지 않던 구두까지 신었다.
결혼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성당 결혼식의 특성상 조용하고 성스럽게 흘러갔고, 2부 행사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곳곳에서 가드들이 감시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통에 꼭 독 안에 든 쥐 신세 같았지만, 그걸 의식하는 사람은 없었다.
유정은 음식을 세팅하고, 빈 접시를 나르는 일을 무한 반복하느라 신랑 신부의 춤을 감상할 여유도 없었다.
빗발치는 샴페인 요구에 뛰다시피 주방으로 달려갔다.
열 잔의 샴페인을 부지런히 쟁반으로 옮겨 담으며 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때였다.
탕-!
끔찍한 총성이었다. 도무지 결혼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하지만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고작 한 발.
2025.04.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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