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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병약한 가이드가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 (15세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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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혐오광공
156화무료 3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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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이용가와 19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강제로된)병약수 #편하면됐지수 #무념무상수 #태평수 #수한테만다정공 #수한테미친공의 #연애에 #주변인들만 #괴로워 연인한테 배신 비슷한 걸 당해 게이트에 빨려 들어갔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빠져나왔을 때에는, “쿨럭!” 가이드로 늦게 발현한 데다가, 툭하면 피 쏟고 심장 아픈 병약한 몸이 되어 버렸다. “내 집에 오겠습니까?” 입원비에 호달달하고 있던 수현을 데려간 것은 그를 구해 줬던 에스퍼 신하진이었다. 그에게 달랑달랑 들려 그의 집으로 갔는데, “……헉.” “……?!” “……어?!” 왜 다들 경악하면서 쳐다보는 거지? 무시무시한 미친놈(신하진)한테 무심한 소동물(채수현)이 호로록 잡아먹히는 이야기.

#현대#가이드버스#집착공#절륜공#존댓말공#광공#순정공#헌신공#다정공#병약수#미인수#대형견공#무심수#능력수#달달물

1.






그 약속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






채수현에게 연인과 오롯이 둘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평범한 회사원인 수현과는 달리 그의 연인인 예준은 에스퍼였으니까.


지구 곳곳에서 열리는 게이트를 닫고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괴물들과 싸우는 능력자.


심지어 예준은 그냥 에스퍼도 아니고, 손가락에 꼽힌다는 S급의 바로 아래 등급인 A급 에스퍼였다.


가장 위험한 곳에 가장 먼저 불려 가는 이들 중 하나가 그의 연인, 도예준이었다. 언론에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정말 대단한 사람.


그랬기에 일하던 중간에 빠져나와 잠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통으로 함께 보내기로 한 날이 다가왔을 때.


수현의 가슴은 기분 좋게 콩콩 뛰었다. 마치 그와 사귄 지 한 달도 안 된 사람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를 만지고, 옷을 수십 번 갈아입으며 준비 시간에만 두 시간을 쓴 그는 카페의 문을 열었다.


딸랑-,


카페 문의 종소리가 청량하게 울렸다. 수현은 미리 나와 있다던 연인을 찾아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가 수많은 사람 사이 눈에 띄게 멋들어진 외양을 지닌 제 연인을 발견했을 때.


수현의 눈동자는 언제나처럼 가득 휘어지는 대신 희미하게 떨렸다.


“아, 수현아. 왔어?”


도예준에게 한눈에 알아차릴 만큼 무슨 큰 변화가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수현의 색소 옅은 눈은 도예준의 곁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남자에게 향했다.


수현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사르륵 녹을 듯한 미소를 짓는 남자, 이재람.


이 허여멀건 남자는 그의 연인 도예준의 전담 가이드였다.


제2의 인류라고도 불리는 에스퍼에게 가이드는 폭주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존재였고, 도예준도 어쩔 수 없는 에스퍼였다.


이재람을 만날 때면 언제나 그랬듯 에스퍼-가이드 상식을 속으로 되뇐 수현은 입꼬리를 파르르 떨었다. 에스퍼를 연인으로 둔 일반인이 감내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수현의 입술이 꾹 다물렸다.


잠시 잠깐 시간을 내서 예준이 수현을 보러 올 때는 항상 그가 일이 끝난 직후였다. 가이딩이 필요한 상태였고, 이재람은 그때마다 예준에게 붙어 있었다. 보란 듯이.


하지만 오늘은 아니지 않은가.


“……재람 씨가 나온다는 말은 없었잖아, 예준아.”


간신히 나온 목소리가 조금 흔들렸다.


그에 예준이 무어라 답하기도 전, 말을 가로챈 것은 여우처럼 눈을 달큰하게 휜 이재람이었다.


“미안해요, 수현 씨. 나도 낄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태연하게 사과를 뱉었으나, 도통 예준에게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이재람의 몸은 그것이 속 빈 말임을 뻔히 보여 주었다.


“오늘 근처에서 게이트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예지가 있어서. 미안해, 수현. 이해하지?”


무어라 말하려던 수현은 곤란한 기색을 띤 채 묻는 예준에 움찔했다. 붉은 입술이 몇 번이고 소리 없이 달싹이다 말을 겨우 뱉어 내었다.


“……일도 나가야 하는 거야?”


“음, 미안. 호출이 있으면 가야 해. 다음에 또 만나면 되잖아, 그렇지?”


하지만 오늘은.


무어라 반문하려던 수현은 순간 급격히 피곤이 몰려오는 것을 느끼며 힘없이 자리에 앉았다.


수현이 하루 종일 예준과 함께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 것은 고작 몇 주가 아닌 몇 달이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오로지 둘이서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 하루를 그들은 그토록 만들기 어려웠다.


물론 수현 역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었으니 아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지만.


“다른 사람은 게이트를 못 닫는 거야?”


그러나 역시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미련이 남았다.


예준은 한숨을 쉬었다. 그의 눈에 성가심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본 수현은 결국 힘없이 수긍하고야 말았다.


“……알았어. 다음에 보면 되지.”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갔다. 평소라면 이재람의 존재를 어떻게든 무시하고 도예준과의 시간을 즐기려 애썼겠지만, 오늘따라 그것이 힘들었다.


“예준아, 호출.”


“수현아, 그럼 다음에 보자.”


결국 예준에게 호출이 왔다. 그 흔한 버드 키스 하나 남겨 주지 않은 예준은 팔에 이재람을 끼운 채 떠나갔다.


수현은 카페에 홀로 남았다. 멍하니 테이블에 남은 세 명분의 찻잔을 카운터에 가져다주고 느릿느릿 길거리로 나섰다.


아침의 설렘은 어디로 갔을까. 지치고 피곤한 감정만이 공허하게 남아 있었다.


수현은 매정하게도 떠나가 버린 제 연인을 다시금 떠올렸다.


각진 턱선과 다부진 체격. 운동선수가 이럴까 싶을 정도의 단단한 몸.


수현과 예준은 소꿉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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