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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아이돌 멤버가 유죄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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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등애
120화무료 4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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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차 아이돌, ‘세븐스팟’의 비인기 멤버인 유호는 같은 팀 멤버인 인한을 5년째 짝사랑 중이다. 짝사랑을 어떻게 5년이나 했나 싶겠지만 그만큼 정인한의 다정은 지독했다. 그렇게 유호가 자신을 갉아먹는 감정의 쳇바퀴를 돌며 버틴 5년, 드디어 탈출구가 나타났다. 소속사 대표는 그룹이 망했음을 인정하며 그룹의 해체를 권유했고, 유호는 냉큼 그 제안을 수락하는데....... *** 연기돌 대중픽 두 명으로 연명하는 5년차 3군 아이돌의 비인기 멤버 유호. “저는 그만둘래요.” 계약기간을 2년 남겨두고 호출된 해체 논의 자리에서 드디어 결단을 내린다. “회사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따르겠지만 우선 저는,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 “왜 그만하고 싶은데?” 인한은 유호를 빈 연습실까지 끌고 갔다. 유호의 발 앞에 무릎 하나를 굽히고 앉은 인한은 고개를 푹 숙이고 화를 삭였다. 이런 순간에까지 발휘되는 인한의 다정이 유호는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왜 그만하고 싶은데? 형. 나한테 다 말해 봐요. 응? 왜 그만하고 싶은데?“ “너희 들러리로 사는 거, 이제 싫어서.“ 유호는 인한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거짓말.” “거짓말 아냐. 나 네 받침대 노릇 하는 거 이제 지겨워. 그러니까 이제는 네가, 형 좀 놔 줘.” 흔들림 없는 유호의 태도에 인한은 충격받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빈틈을 기회로 유호는 인한의 손을 천천히 떼어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네가 형 앞에서 좀 비켜줘. 나도 빛 좀 보면서 살아 보게.” 지긋지긋했던 5년간의 외사랑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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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해체 논의




회의실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열댓 명의 사람들이 회의실 책상에 둘러앉아 있었지만, 숨소리도 마음대로 낼 수 없을 만큼 적막이 감돌았다.


유호는 드디어 올 게 왔구나, 하고 깨달았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을 거 같은데.”


회사 대표라는 사람이 한참을 뜸 들이다 뱉은 말이 겨우 저거였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저 말 하나로 모든 게 확실해졌다.


“이제 결단을 내릴 때가 된 거 같죠? 우리 모두의 인생을 위해서.”


멤버들을 위하는 척 위선을 떠는 대표의 모습은 이골이 날 만큼 봐 왔다. 제 속 편해지자고 돌려 말하는 걸 모를 줄 알고. 애초에 남의 인생, 남의 기분 따위는 관심도 없으면서.


“계약 기간은 아직 2년 더 남아 있지만, 저는 이쯤에서 마무리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매니저들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다들 컨디션이 별로더니. 멤버들만 속도 없이 천진난만했다. 이렇게 정리당하는 줄도 모르고.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말도 안 되죠. 계약 기간도 남았는데.”


제일 먼저 불만을 제기한 건 여민이었다. 사실 이 자리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멤버는 단둘뿐이었다. 여민과 인한. 성적도 안 나오는 아이돌 그룹을 5년이나 활동하게 해 준 연기돌들.


“여민아. 다 너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드라마랑 활동 병행하는 거 힘들어했잖아. 맨날 잠도 못 자고. 안 그래?”


“그렇다고 해체하길 바란 건 아니었어요. 괜히 저 때문에 형들이…….”


“네 덕분에 5년이나 활동했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


저게, 회사 대표란 사람이 할 말인가.


대표는 그룹의 수명이 한참 전에 끝났다는 말을 대놓고 하고 있었다.


발언권이 없는 멤버들은 어떤 결정이 나든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나름 변명을 하자면 앨범을 낼 때마다 지인 파티를 열었던 저 대표란 사람의 탓도 적지는 않았다.


곡도 구리고 콘셉트도 구린데 어떻게 떡상을 해.


할 말은 많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제가 더 열심히 할게요.”


가장 구석 자리에 앉아 내내 빡친 표정을 짓고 있던 인한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당장에 자리를 박차고 나갈 줄 알았는데 고새 컸다고 성질머리가 좀 나아진 모양이었다.


“힘든 내색도 안 할게요. 스케줄 더 잡아 주세요. 앞으로는 불평도 안 하고 멋대로 돌아다니지도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2년 마저 채우게 해 주세요.”


“인한아. 나는 그런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라…….”


“저는 그만둘래요.”


유호의 갑작스러운 발언은 겸사겸사 나온 것이었다.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킬 겸, 사고 칠 기세의 인한을 막을 겸, 지독한 짝사랑을 그만둘 겸.


어쩐지 실보다 득이 커 보이는 결정이었다.


“형!”


“유호야.”


“그렇게 갑자기 결정할 문제가 아니잖아, 유호야.”


멤버들과 매니저들은 하나같이 유호의 발언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특히나 인한이 그랬다.


“형.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예요?”


“회사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따르겠지만 우선 저는,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유호 형!”


“제 의견은 말씀드렸으니까 이만 나가 봐도 될까요?”


유호의 막무가내식 발언에 인한은 단단히 화가 난 듯 보였다.


회의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살벌해졌다.


“그래. 잘 생각했다. 유호야. 나중에 따로 얘기하자.”


“대표님!”


인한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화를 내고 있었다. 더 큰 사달이 일어날세라 유호는 서둘러 자리를 뜨기로 했다.


“네. 그럼 얘기 마저 나누세요.”


이미 마음을 굳힌 듯 보이는 유호의 태도에 선뜻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말이다.


“인한아.”


회의실을 나서는 유호를 따라 문을 박차고 나온 인한은 무작정 유호의 팔을 잡아끌었다.


힘에서는 한참 열세인지라 유호는 인한에게 속수무책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인한아. 이거 놔 봐.”


인한은 유호를 빈 연습실까지 끌고 갔다.


꺼져 있던 불을 켜고 구석 소파에 유호를 앉힐 때까지도 인한은 끝내 유호의 손목을 놓아주지 않았다.


유호의 발 앞에 무릎 하나를 굽히고 앉은 인한은 고개를 푹 숙이고 화를 삭였다.


이런 순간에까지 발휘되는 인한의 다정이 유호는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형. 갑자기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


인한은 유호의 양손을 잡은 채 유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어떻게든 어르고 달래 보려는 심산이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런데 왜요? 대표가 뭐, 형보고 나가래? 안 나가면 매장이라도 시키겠대?”


“아냐.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런데 왜요?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지쳐서.”


유호의 대답에 인한은 눈을 질끈 감았다.


누군가의 압력이 있었다면 자신이 나서서 해결할 생각이었다. 희생도 방패막이도 다 제가 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호는 그마저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럼 좀 쉬어요. 내가 다시 다 같이 정산받게 해 달라고 할게. 내가 욕심부려서 그래. 형들하고 나누는 거 하나도 안 아까운데, 우리 형이 괜히 그래서…….”


“진짜 그만두고 싶어서 그래.”


확인 사살과도 같은 유호의 말에 인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좋아하는 이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게 유호의 입장에서도 쉬울 리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빌어먹을 대표의 말대로 모두의, 아니. 인한의 인생을 위해서.


“내가 이제 그만하고 싶어서 그래.”


“……왜?”


인한은 이해가 안 된다는 목소리로 유호를 향해 물었다. 단 몇 시간 만에 달라진 유호의 태도에 인한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왜 그만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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