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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숨긴 밤 (15세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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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드
85화무료 3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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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동일한 작품명으로 19세이용가와 15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른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바의 붉은 조명이 자아내는 은근한 분위기 아래. 진이현, 그녀의 남편이 있었다. 오늘 밤, 그를 유혹해야 한다. 지서우가 아닌, '세나'라는 이름으로. “지서우?” “……와이프가 나랑 닮았나 봐요?” 서우는 조소를 삼켰다. 제 아내인 줄도 모르고 더러운 욕망을 드러내는 이현의 모습에 또 한번 절망하며. “같이…… 올라갈래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우리는 어디로 간 걸까. 아니, 이제 그런 건 상관 없어. 상처만 주는 당신 따위 내가 버릴 거야. ‘부디 마음껏 즐겨요. 그럴수록 당신이 겪을 고통은 더욱 커질 테니까.’ *** “유혹할 땐 언제고 왜 이제 와서 빼는 거지? 더 해 봐. 내 아내보다 나은 게 있어야 또 만날 생각이 들 거 아냐?” 낯선 듯 익숙한 여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제 아내, '지서우'라는 것을. “제발……!” “아직 시작도 못 했어.” 말갛던 얼굴 위에 더해진 화려한 색조들이 자신의 얼굴을 더욱 유혹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을 서우는 알까. 다른 남자들에게도 이런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 생각하니 분노가 들끓었다. “말했잖아. 멈출 생각 없다고. 그러니 버텨.”

#현대#복수#신파물#상처남#나쁜남자#후회남#절륜남#오해물#재벌남#소유욕/독점욕/질투#다정녀#짝사랑녀#순정녀#상처녀#피폐물

1. 아내와 닮은 여자








명도 낮은 붉은빛 조명이 은근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바 한 편.


홀로 앉아 무심한 표정으로 술잔을 들여다보고 있던 이현은 이내 서우를 생각하며 위스키를 들이켰다.


지서우.


2년 전, 루블에서 만나 자신의 세 번째 아내로 낙점된 여자. 한창 주가를 올리던 배우였으나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둬 버리며 스스로를 고립시킨 불쌍한 여자.


어머니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한 결혼이라지만, 과하리만치 조신한 그녀의 행동은 답답하다 못해 안타까울 정도였다. 거기다 더해 늘 인형 같은 표정까지. 왜 이렇게 변한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랬던 그녀가 최근 조금 이상해졌다. 갑자기 다시 일을 시작하겠다고 통보하더니 그 뒤로 매일같이 새벽이 되어서야 귀가했다. 어딘가 모르게 홀가분해진 표정하며, 어색하게 덧붙이는 핑계까지.


한참을 그녀에 대해 생각하던 이현은 바 안으로 들어오는 한 여자를 발견하곤 시선을 고정했다.


높게 묶은 포니테일에 커다란 링 귀걸이.


진한 스모키 화장에 포인트를 준 새빨간 입술.


몸에 딱 들러붙는 블랙 원피스와 높은 하이힐까지.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스타일의 여자였다. 그렇지만, 짙은 화장에도 도드라지는 낯익은 얼굴 때문인지 시선이 절로 갔다.


무심결에 한 여자의 이름을 떠올린 이현은 터무니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기껏 생각난 여자가 자기 아내라니.


옷차림, 화장, 행동거지.


그 무엇 하나 비슷한 구석이 없는데, 유일하게 닮아 있는 저 얼굴 때문이었을까. 저도 모르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지서우? 아니지……. 루블이라면 질색하는 여자인데. 게다가 저 차림은…….’


그 순간, 여자와 눈이 마주친 이현은 놀라서 잔을 놓칠 뻔했다.


적당히 솟은 둥그런 이마.


곧게 뻗은 오뚝한 콧날.


눈을 깜빡일 때마다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까지.


아니라 부정하고 싶었지만, 명백히 그녀였다.


그의 아내, 지서우.


자신의 시선을 눈치챈 듯 다리를 꼬며 고개를 트는 그녀를 보자 이현의 눈빛이 미약하게 흔들렸다가 이내 차갑게 가라앉았다.


‘하! 지금 뭐 하자는 거지, 지서우?’


바텐더가 건넨 칵테일을 받아 들며 도도하게 내리깐 시선은 도발적이기까지 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서우의 모습에 내내 한곳에 집중됐던 이현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녀의 얼굴로 옮겨 갔다.


그의 집요한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빨대로 칵테일만 휘젓고 있던 그녀는 가만히 내리깔았던 눈을 살짝 치켜뜨며 요염한 입을 열었다.


“내가 마음에 드나 봐요? 얼굴 뚫어지겠네.”


서우가 그를 향해 자세를 고쳐 앉았다. 다시금 다리를 꼬며 농염한 웃음을 흘리는 그녀를 보자, 어색함에 순간적으로 얼굴을 굳힐 뻔했다.


‘매일 밤늦도록 안 들어오더니 그간 이러고 돌아다닌 건가? 내가 아주 만만했나 보군.’


간신히 입꼬리를 끌어 올린 이현은 그녀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말이 없길래.”


“그러는 당신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그간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얼굴과 말투로 자신을 유혹하듯 말을 건네는 서우를 보자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일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 각인된 여자였다. 아무리 화장을 진하게 하고 가발을 뒤집어썼어도 몰라볼 리가 없었다.


‘진짜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가.’


애초에 자신을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 자체가 그녀의 오판이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도 서우는 아직도 그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괘씸한 반면, 늘 위축된 모습으로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던 그녀가 무슨 의도로 이러는 건지 문득 궁금해졌다. 곧 사그라들 것 같았던 지난 2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 변화가 생경하면서도, 야릇한 쾌감이 그의 몸 전체를 휘감았다. 한참을 서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던 이현은 일순 스스로를 향해 조소했다. 아무래도 발정이 난 게 분명하다.


“지루해 보이네.”


“흐응. 당신이 나랑 놀아 줄래요?”


서우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간드러지게 말했다.


“어떻게?”


이현의 의뭉스러운 말에 눈을 곱게 접으며 웃던 그녀는 점점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곤 이내 몸을 바짝 붙이며 도발적인 시선으로 그의 눈을 주시했다.


“글쎄…… 뭘 해야 재미있을까?”


끈적하게 와 닿는 시선은 이현의 심장 박동을 더욱 빠르게 부추기며 열기를 끌어 올렸다.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노골적인 손짓에 배 아래가 뭉근해졌다.


서우가 주는 자극을 한껏 만끽하던 그는, 곧 흥미를 잃은 그녀가 물러남과 동시에 격한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쯧.”


고작 눈길 한 번, 몸짓 하나에 아쉬움을 느낄 줄이야.


이쯤 되면 그녀의 의도가 무엇이든, 그냥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꽤 괜찮지 않나?”


“내 평가가 필요한가?”


“내 얼굴, 한 번 보면 눈 떼기 어려운데. 당신은 흥미가 없어 보여서.”


“아, 나도 예뻐서요.”


피식.


감흥 없는 목소리로 대꾸하는 서우를 보자 순간적으로 웃음이 났다. 자신을 보고도 무감할 수 있는 여자라니. 이것만 놓고 봐도 눈앞의 여자는 제 아내가 확실했다. 그런 여자가 있다면 적어도 자신의 주위엔 지서우 하나뿐이었으니까.


왜 웃냐는 듯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서우를 보며 이현은 낮게 가라앉은 눈으로 그녀를 마주 봤다. 이미 들켰다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왠지 저 도도한 얼굴을 처참하게 무너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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