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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차원 너머 고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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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시스
201화무료 25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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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었을 뿐인데. 야근 없는 내근직이고 싶었을 뿐인데. 어쩌다 차원을 넘나들며 진상 고객들을 달래고 있는 걸까? 달달한 자본 치료에 속아 목숨을 건 계약을 하게 된 줄은 몰랐지!

#차원이동#성장물#시스템/상태창#회사원

1화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아직 내가 꿈을 꾸는 중인 걸까?


주옥같은 전 직장에서 벗어나 드럽고 치사한 전 회사 실장의 인맥질을 이겨내고 훨씬 좋은 조건으로 새 회사에 입사했다.


그게 전부 꿈이었던 걸까?


“재우 씨, 많이 놀랐죠?”


“으음, 재우 씨가 저희 예상보다 훨씬 예민한 타입인 것 같네요.”


몽글몽글하고 거대한 슬라임이 가볍게 흔들거리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니, 내가 언제부터 슬라임 표정을 읽을 수 있었지?


뭐라도 말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겨우 입을 열었다.


“아니, 그러니까….”


그러나 뒤통수에 휘황찬란한 헤일로를 달고 있는 팀장의 표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입을 다물었다.


좁은 장소에서 역광이라니, 이거 노린 거 아닙니까?


눈뽕 맞고 정신도 같이 멀어버릴 것 같은 심정이다.


차라리 누가 뒤통수를 세게 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꿈인지 현실인지에 따라서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지 갈릴 테니까.


“숨겨서 미안합니다. 일단, 재우 씨 조금 진정한 다음에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까요?”


해외에서 영화배우 하는 게 더 잘 벌지 않을까 싶었던 팀장의 얼굴이 흐릿해진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친절하고 듬직한 팀장님이었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뒤통수를 맞다니!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내 의식도 같이 뚝 끊겼다.


‘이거 사기…!’


이 모든 일이 새 회사에 출근하고 한 시간 만에 벌이진 일이었다.




* * *




- 저 못 해 먹겠습니다.


직장인들의 로망은 누가 뭐래도 자기 갈구던 상사한테 사표 던지고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는 게 아닐까.


새로 온 실장의 악의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는 갈굼은 한계까지 나를 몰아붙였고, 인간이기를 포기할 수 없기에 결국 던졌다.


그렇게 때려치운 후 이직하는 과정에서도 그 실장의 인맥질로 번번이 물먹어야 했다.


그렇게 물먹길 몇 번, 우연히 접촉한 헤드헌터를 통해 외국계 금융회사라는 ‘코스모스’에 이력서를 넣고 임원 면접까지 빠르게 패스.


면접을 주도한 총괄실장이라는 사람이 지나치게 친절해서 떨어진 걸까 했더니 면접 당일 바로 합격 통보와 출근 일자를 전달받았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새로운 곳에서 제발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근했는데….


“정신이 좀 듭니까?”


무슨 수를 쓴 건지, 그도 아니면 뇌에 과부하가 걸렸던 건지.


잠깐 정신을 잃었고, 다시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었다.


회사 내에 보건실이 있는 것도 놀라웠지만, 침대가 갖춰져 있다는 점이 더 놀랍다.


게다가 눈뜨자마자 보인 게 면접을 봤던 여우상의 총괄실장이었기에 뒤통수가 서늘해졌다.


이게 전부 전 회사의 실장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다.


사람 좋게 생긴 얼굴로 늘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여론 몰이로 피 말려 죽이는 게 그 작자의 특기였으니까.


“제가 쓰러졌나요?”


겨우 정신을 붙들고 나니 아까의 상황이 현실인지 아닌지 더 혼란스러웠다.


모처럼 월등히 좋은 조건의 회사에 입사했는데, 건강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까지.


조금의 흠만 있어도 칼같이 잘려 나가는 사회의 비정함을 알기에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최대한 몸을 일으켰다.


“오르닌 팀장님을 통해 사정은 전해 들었습니다.”


“아….”


헛걸 본 게 아니구나.


그 사실을 직감한 순간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들이 뒤섞이기 시작했다.


내가 미친 걸까?


취업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드디어 미쳐버린 걸까.


그도 아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트럭에 치여서 지구가 아닌 세 번째 지구 같은 곳으로 와버린 걸까.


내 동공이 요동치고 있다는 건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런 나를 가만히 지켜보던 실장, 신호는 의뭉스럽게 웃더니 손을 내밀었다.


지금이라도 여기서 뛰쳐나가 집으로 도망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걸 눈치챈 걸까?


“…?”


내민 손을 잠시 바라보다 악수라도 하자는 건가 싶어 조심스럽게 손을 잡았다.


그러나 맞잡은 손에서 새하얀 빛이 흘러나왔다.


놀란 내가 손을 빼려 했지만 악력이 얼마나 센지 손을 뺄 수가 없다.


“이, 이게 대체 뭐죠?”


“흠, 역시 재우 씨는 우리가 찾던 인재가 맞습니다.”


“네?”


더는 생각하기를 포기한 뇌가 파업을 선언했지만, 실장의 한마디가 나를 현실로 끌고 왔다.


“근로계약서 기억하시죠?”


당장 오늘 작성한 서류고, 독소 조항이 없는지 몇 번이나 꼼꼼히 살폈기에 잊을 수가 없다.


내 얼굴을 확인한 신호는 쐐기를 박아넣듯 말을 이었다.


“비밀 유지 조항도 기억하고 있습니까?”


여기 사람들은 설명보다 자기 할 말을 먼저 하는 타입인 것 같았다.


아니, 애당초 사람이 맞기는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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