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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의 꽃말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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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하나송이
118화무료 5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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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타운의 유일한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나는, 떠오르는 영웅이라 불리는 대원과 비밀 연애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혼자 갈 수 있지?" 납치에서 구출된 내게 했던 말. 그가 승진을 한 후부터, 사람을 구하는 일에 밀려 나는 항상 뒷전이 되어버렸고, 이제 연인의 연락이 오지 않아도 별로 서운하지 않게 되었다. "꽃을 사러 왔는데요." 그런데 한 달 전, 나를 납치했던 무리에서 본 남자가 꽃집을 방문했다. 독특한 눈을 가진 그 남자를 나는 단번에 알아보았고, "재미있는 분이시네요." 그는 자신의 눈동자를 알아본 이는 처음 본다며, 계속해서 나의 꽃집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사장님, 제 이름은 기억 하십니까?" "되게 안어울리는 이름이라 기억을 못할 수가 있어야지." 그런데, 뻔뻔한 이 진상손님에게 조금씩 정이 가는 이유는 무얼까?

#가상시대#판타지#직진남#능글남#다정남#존댓말남#사차원남#다정녀#상처녀#순진녀#철벽녀#외유내강#성장물

1. 영웅의 연인 (1)






“당신. 방금 한 말 다시 해 봐. 내 눈 똑바로 보면서.”


한 남자가 자기 동료로 보이는 이의 멱살을 놓으며 말했다. 폭력을 당해 기절하여 멱살이 잡힌 채로 끌려다니던 남자는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자비 없는 손길에 잔뜩 겁을 먹은 나는 조용히 숨을 삼켰다.


나는 차가운 창고 한구석에서 몸을 웅크린 채 그를 올려다보았다. 팔과 다리가 묶여 있어, 크게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한참 뒤에야 겨우 정신을 차린 나는 더듬거리며 물었다.


“뭐, 뭘요?”


“방금 한 말. 다시 해 보라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날 납치한 이들과 한패였던 이가 갑자기 그들을 공격했다. 여덟이나 되는 자들을 모두 쓰러뜨린 그는 이제 코앞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검은 로브에 달린 후드를 깊게 눌러 쓰고 검은 마스크까지 하고 있어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딱 한 가지 또렷하게 보이는 것이 있었다. 나는 홀리기라도 한 듯, 다시금 그것을 멍하니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눈이.”


“눈이.”


낮은 목소리가 어두운 창고 안을 울렸다. 그가 자세를 낮춰 앉자, 그의 눈이 더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빛나고, 있어…….”


그의 보라색 눈은, 밤이 찾아온 호숫가의 반딧불이처럼 형광빛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 * *






내가 사는 곳은 델룬이라는 나라의 레트나프 령이다.


이곳은 뒤 세계 인간들이 활개 치고 다니기로 유명한 도시였다. 어지간히 미친 사건이 일어나도 ‘레트나프 서부에서 일어난 거야.’라고 말하면 ‘아, 거기?’라며 다들 수긍할 정도였다.


심지어 개판이 된 상황에도 도시가 풍비박산 나지 않고 여태까지 존재한다는 건 사실 레트나프 공작가가 능력이 좋은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뭐, 업타운이라고 불리는 ‘동부’, 그러니까 상류층 거주 구역의 치안은 상당히 좋아졌다지만, 서민인 나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다.


이런 막장 도시에서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호프(HOPE)였다. 그들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해 오는 범죄자에게 맞서는 전투 수호 집단이다.


막장 치안에 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참다못한 시민들이 오로지 내 가족과 이웃을 지키자는 생각 하나로 모여 꾸린 집단이었다. 초능력자들 위주로 만들어진 이 집단은 정치적으로 전혀 엮이지 않은 독립적인 치안대였다. 창립자는 다운타운의 빈민가 출신으로,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호프라고 지었다 한다.


하지만 시작과는 달리 창립자가 죽고 나니, 공작은 친근한 영웅 이미지에 백성들의 지지도 받는 이 단체가 탐난 모양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공작령 소속으로 삼켜져 레트나프의 소규모 정예 집단 되었다고 한다.


창립자가 안다면 한이 맺혀 관을 따고 나올 상황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시민들에게 우상, 영웅과 같은 존재로 함께하고 있다.


이렇게.


“호프 대원이다!!”


“제5부대야!!”


그래, 지금 상황을 내 설명한다면…….


나는 은행에 들렀다가 평범한 인질극에 휘말렸다. 그뿐이다.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고위험 구역에 사는 것도 아닌데, 한 달……. 아니 삼 주에 두 번이라니!


자연스럽게 눈에 덜 띄는 구석진 자리로 피해 조용히 있던 덕에, 강도들이 출동한 대원들에 의해 작살나는 것을 무심히 구경할 수 있었다. 나는 심드렁하게 그 광경을 피해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익숙한 모습을 찾아 시선을 옮겼다.


경비대가 오기 전에 돈 가방 챙겨 자리를 뜨려던 강도는 지금 제 발에 걸려 호탕하게 넘어졌다. 머리가 바닥에 어찌나 세게 부딪혔는지, 깡 하는 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아프겠지만 불쌍하진 않다. 남을 해치려 한 저런 것 따위가 전혀 불쌍할 리가 없으니까.


그렇게 한가운데에서 화려하게 엎어진 그는 사실 제 발에 걸린 게 아니라 ‘염력’에 걸음걸이를 방해당한 거였다.


“무기 버리고, 그만 항복하시죠.”


“저, 저놈이 왜 여기에!”


호프 소속임을 알리는 하얀 제복과 업타운 소속임을 알리는 파란색 완장. 그리고 가슴팍에 달린 검은 이름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제2부대 대장 세이몬드 룰’


그래……. 미들타운 은행에 업타운 소속 대장이 있으면 당황할 만도 하지. 자신 소속 일이 아님에도 워낙 자주 지원을 다니는 그이기에 나는 예상할 수 있었다. 그가 오늘도 미들타운 소속 대원을 도우러 왔다는 것을.


잘 알 수밖에 없다.


그는 내 연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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