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검신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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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렵
318화무료 20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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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2020년에 출간된 동명의 작품을 재출간한 작품입니다.> 전생은 지겹다. 이번엔 꼭 검극(劍極)을 이뤄 영원한 안식을 찾으리 ​ 『검신재생』 ​ 수도 없이 여러 전생을 살아오며 검을 잡았다 지금에야 오른 검신이란 경지 ​ 이제는 정말 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수십, 아니 수백 번 의 전생 동안 이루지 못한 목표 우화등선까지 바라진 않는다 그냥 영원한 안식이 필요할 뿐 ​ 바로 그때!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 그리고 다시 현생(現生) 새 삶을 시작한다 검의 끝, 검극(劍極)을 보기 위해서...... ​ 이번이 정말 마지막 전생이다

#성장물#천재#환생#먼치킨

1. 아직은 올 때가 되지 않았다.






세상을 여러 번 살다 보니 깨달은 바가 있다.


누구나 죽음은 피해 갈 수 없다는 것.


육신의 노쇠는 어떤 고강한 무공, 그리고 내공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명백한 진실.


그리고 진실을 직면하는 순간은 늘 고통인 법이다.


“스승님…….”


제자 놈의 얼굴에 떠오른 건 지독한 슬픔이었다.


머리칼에 슬쩍 흰머리가 듬성듬성 비쳤다. 내가 늙은 만큼, 이 녀석도 나이 꽤나 먹었구나.


나도 참 오래 살았어.


난 희미하게 웃었다.


“내가 죽는 것이 두렵더냐?”


“스승님. 더 사셔야죠. 더 살다가 천마 놈을 확실히 죽이고, 당당하게 선계로 등선해야지요.”


“천마 놈을 십만대산으로 처박아 놓은 것만으로도 스승의 몫은 끝났다. 나머지는 네가 하거라. 언제까지 늙은 스승을 부려 먹으려고?”


“암, 부려 먹어야지요. 검신을 부려 먹어서라도 강호의 평화를 지켜야지요.”


“못난 놈! 그 마교 잡놈은 네놈이 알아서 처리하거라.”


“스승님…….”


“슬퍼하지 마라.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법이니까. 물론 나는 피해 가기야 하지만…….”


“네?”


“이제는 그만 죽고 싶구나.”


“어찌 그런 황망한 말씀을 하십니까?”


“아니, 다 죽어가는 노인네의 힘 빠진 투정이 아니라, 진심이다. 정말로 죽고 싶어서 그래.”


“예?”


혼란스러워 하는 제자의 얼굴에 웃음이 나왔다. 이런 놈이 세상에서 검존이라 불리며 뭇 강호의 존경을 받는다니.


코찔찔이 시절에 본 것처럼 울상이지만, 어쩌겠는가.


이제 정말로 여기서 끝내고 싶은데.


더는 환생이라는 지독한 윤회의 삶에 또다시 빠지고 싶지 않다.


저승으로 가고 싶다.


“제자야! 내 반드시 저승에 가겠다!”


“스승님? 대체……!”


“내가 저승에 가길 기도해 주거라. 그것이 이 스승의 유언이다.”


“어찌 그런 참담한 말씀을 하십니까.”


“어허! 시끄럽고! 기도나 해, 요 녀석아! 네놈의 기도가 실패하면 난 다시 돌아와서 네놈 엉덩이를 아주 발로 차 줄 테니까!”


“…….”


그래.


이제 죽자.


진짜로.






* * *






‘이런 염병할! 또!’


푸른 하늘이 일시에 검게 물든다.


해가 지고 밤이 오는 이치와는 다르다. 먹물을 부은 것처럼 세상이 검게 칠해졌다. 하늘, 산, 땅, 강, 나무까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처음 본다면 깜짝 놀랄 괴현상이지만, 나는 심드렁했다.


역시나 또.


오로지 검게 물든 세상.


내 앞으로 찬란한 빛으로 무장한 사내가 걸어왔다.


“거. 이쯤 되면 서로 통성명할 때도 되지 않았나?”


답은 없었다. 물론 나도 대답을 기대하진 않았다.


사내는 늘 그랬듯이 검을 뽑았다.


스릉―.


“대답 대신 칼을 뽑는 버릇 좀 고치는 게 낫지 않소? 옛날엔 그게 먹혔어도, 요즘 강호에선 안 그래.”


“…….”


“하. 그래. 만만히 보이겠지. 지금까지 몇 번이고 졌으니까. 매번 이기니까 지겹지? 이번엔 좀 색다를 거요.”


오른손은 뒷짐을 진 채, 왼손에 들린 검.


그가 검을 서서히 들어 올리자 전신이 긴장감으로 터져 나갈 듯 꽉 쪼여 왔다.


“기어코 오늘은 그 얼굴에 칼을 꽂겠소. 달걀 얼굴.”


내 입에서도 좋은 소리는 나오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얼굴.


이목구비가 싹 사라진 그저 얼굴의 형체.


표정도, 눈빛도 읽을 수 없다.


불리하다.


검과 검의 대결에서는, 상대의 호흡, 표정, 눈빛, 동공의 움직임, 얼굴 근육의 경련.


전부를 읽어내야만 한다.


한데 사내는 얼굴이 없다.


“거, 이 사신 친구 보시오! 그냥 선계고 나발이고, 나 저승 간다니까? 갈 곳이 지옥뿐이라면 내 도산지옥이든, 거해지옥이든 몸을 내 던지겠소. 한데도 왜 막는 거야?”


퉁명스럽게 말을 던졌지만 사실 입을 열기도 힘들었다.


말을 내뱉을 때마다 턱이 빠져나갈 듯이 후들거렸다.


압도적인 존재감. 칠흑 같은 검은 무복의 사내는 이질적이었다.


스륵.


사내가 칼끝을 나에게 겨누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번번이 내 앞길을 막던 저 검 끝.


단지 겨눈 것만으로도 풍기는 위험한 냄새.


“솔직히 말해 보쇼. 왜 내 저승길을 막는 거요?”


사내는 끝까지 답이 없었다.


“내 그 얼굴에 칼집을 내서 입을 만들어 주리다. 반드시 이유를 들어야겠소!”


허리춤에서 검을 뽑았다.


“저번 만남 땐 난 그저 검왕에, 그리고 검성에 불과했지만, 지금 강호동도들은 날 검신으로 부르고 있다오. 이번에야말로 저승으로 가겠소.”


조금 웃긴 이야기가 아닌가.


상대를 저승으로 보내겠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저승으로 가겠다는 얘기니까.


지금까지 수백 년에 걸쳐 여러 전생을 살아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윤회. 저승의 문턱조차 밟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지금이다.


우화등선해 선계든, 죽어서 저승이든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매번 죽음에 이르는 순간마다, 눈앞의 괴물이 막아섰다.


마치 저승으로 가는 길을 열어 주지 않겠다는 듯이.


그래. 이 지긋지긋한 윤회의 삶을 끝내고 싶었다.


하나 눈앞의 사내는 허락지 않았다.


“그래. 칼 든 놈들끼리 뭔 대화가 필요하겠어.”


내가 저승에 가는 방법은 오로지 사내를 꺾어야만 하는 것.


간혹 사람들은 말한다.


생각보다 행동이 빠를 수가 있느냐고.


머릿속에서 연산 되는 과정보다, 움직임이 더 빠를 수가 있냐고.


답한다.


수천 번, 수만 번, 수억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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