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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에 죽는 여주의 할머니가 된 줄 알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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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아르A
16화무료 16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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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쓴 소설의 여주인공의 ‘할머니’로 빙의한 작가. 릴리아 대공 부인은 여주인공 세리나의 정신적 지주였지만…… 25화에서 병세가 악화되어 죽.는.다 ...아니 이 미친 작가놈. ...그게 바로 나잖아?! “살고 싶으면 내가 만든 남주들 몸으로 운명을 ‘다시 쓰라’고요?” 그래서 지금, 황태자 몸으로 여주한테 플러팅 중입니다. 황태자로 빙의한 첫 날, 내가 설정한 최애 캐릭터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잘생겼어! 거울 앞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는데...... “전하... 지금 거울 앞에서 뭐 하고 계신겁니까...?” (feat. 황태자 최측근) “...음, 내 얼굴이 이렇게 훌륭한 걸 어쩌겠나.” ...네, 저 황태자 몸으로 저러고 있습니다. 물론 빙의가 풀리면 다시 골골대는 시한부 할머니 신세. 순진한 하녀 꼬시는 건 기본이오, “얘, 마리야. 죽기 전에 이 할미 소원 좀 들어다오… 콜록! 쿨럭! 크헉!” 황태자였다가, 할머니였다가! 다른 남주들까지! 아이, 정신없어. 이중생활 너무 빡세다고! 작가라서 다 아는 줄 알았지. 아니, 이건 공략집 없는 실전 연애 시뮬레이션이다! 본격 작가 자아 vs 빙의 현실 아슬아슬 생존기!” #할머니주인공 #작가빙의 #이놈저놈빙의 #코믹로판 #문어발로맨스 #여주행복만들기

#로맨스판타지#빙의#시스템/상태창#로코물#개그물#쾌활발랄녀

숨이 턱 막혔다.

19세기 유럽풍 저택, 그리고 거울 속엔… 

주름 잡힌 눈가와 백발.

그것도 그냥 백발이 아니다. 

빽빽하게 정돈된 올림머리에 루비 브로치 박힌 실크 옷.

…응? 뭐지, 이 대공 부인 룩은?


“어머, 노마님! 정신이 드셨습니까?”


눈을 겨우 뜨자, 앞치마를 두른 메이드복 차림의 여자가 울먹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흐트러진 곱슬머리.

주먹만 한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누구지, 하녀 차림?

분명 모르는 얼굴인데…

어쩐지 낯익다. 근데 어디서 봤더라. 

저 오동통한 뺨, 큰 밤색 눈, 촉촉한 눈망울…


…아니 잠깐만. 이 얼굴, 이 방, 이 하녀…

이거… 내가 쓴 소설 아니야??


『루미엘 대공가의 백장미』 – 12화, 여주의 할머니가 쓰러지는 장면.


“설마 내가…?!”


나는 황급히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눈가엔 자글한 주름, 푹 꺼진 눈두덩이와 병색이 완연한 안색, 

그리고… 황금빛 눈동자.

이건 내가 설정한 ‘그 여주의 할머니, 릴리아 루미엘’ 특유의 상징이잖아!!


내가… 내가 쓴 소설 속 세계에 빠졌는데, 

왜 하필… 여주인공의 ‘할머니’냐고!!!


“마님, 괜찮으신가요? 공녀님이 걱정하고 계십니다…”


“공녀…?”


아, 맞다. 

공녀 = 내 손녀 = 이 소설의 여주, 

세리나 루미엘.


이제 막 황태자와 인연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이 나는…


‘릴리아 대공 부인은 세리나의 정신적 지주였지만, 

25화에서 병세가 악화되어 죽는다.’


…아니 이 미친 작가놈.

…그게 바로 나잖아?!


*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내가 쓴 소설 속, 그것도 곧 죽을 운명인 여주 할머니라고?

나는 속으로 내 자신에게 쌍욕을 퍼부으며 애써 침착하려 했다. 


그래, 진정하자. 

아직 시간은… 잠깐, 12화에서 쓰러졌고, 25화에 죽는다고? 


“으아악!”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침대 옆에서 눈물만 뚝뚝 흘리던 하녀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마, 마님! 왜 그러십니까! 어디 불편하신 곳이라도…”


“아니 그게 아니고! 아이고, 아이고!”


나는 다급하게 하녀의 팔을 붙잡았다. 

이 순진한 하녀가 내 유일한 동아줄일지도 모른다.


“달력! 달력 좀 가져와 봐! 오늘이 며칠이지? 

그리고… 혹시 모르니 우리 가문에 내려오는 비전의 명약이라든가, 

뭐 영험한 샘물 위치라든가, 아니면 대대로 숨겨온 불로초 같은 거 없어?!”


하녀의 동공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럴 만도 하지. 

방금 깨어난 대공 부인이 다짜고짜 불로초 타령이라니.


“마, 마님… 방금 깨어나셔서 정신이 없으신가 봅니다. 

어서 다시 누우세요. 공녀님께서 곧 오실 겁니다.”


“아니, 나 정신 멀쩡해! 진짜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나는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래, 내 몸 상태부터 확인해야…


“어이쿠!”


우아한 실크 잠옷 자락에 발이 걸려 휘청, 넘어질 뻔한 것을 하녀가 간신히 붙잡았다. 

아놔, 이 저질 체력! 

대공 부인을 왜 이렇게 연약하게 설정한 거냐고, 과거의 나! 

하다못해 마법 능력이라도 좀 빵빵하게 주지!


“마님, 제발!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하녀가 거의 울상이 되어 나를 다시 침대에 앉혔다. 

젠장, 이러다 정말 꼼짝없이 죽게 생겼다. 

머리를 굴려야 해. 어떻게든 살아남을 방법을…


‘그래, 설정! 내가 만든 설정을 이용해야 해!’


뭔가… 뭔가 있을 거다. 

내가 분명 어딘가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 급의 장치를 숨겨뒀을… 리가 없나? 

나 원래 그런 거 잘 안 쓰는데… 아, 망했다.


그때였다. 

벌컥, 문이 열리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미소녀가 뛰어 들어왔다. 

원작 여주, 릴리아의 손녀 세리나였다. 

내 소설 설정상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바로 그 얼굴.


“할머니! 괜찮으세요? 

쓰러지셨다는 소식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세리나가 내 손을 덥석 잡으며 울먹였다. 

그렁그렁한 황금빛 눈동자가 꼭 릴리아를 닮았다. 

아, 예쁘긴 진짜 예쁜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손녀야! 네 할미 지금 얼마 뒤면 저세상 갈지도 모른단 말이다!


나는 세리나의 손을 마주 잡으며, 최대한 자애로운 할머니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하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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