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폭군 살인귀, 윈터 황제 폐하와의 로맨스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왜냐고? 이곳은 바로……. 원탑 남주 윈터가 다 해 먹는 판타지 소설 속이었으니까! “아이를 포기하십시오. 저주받은 아이가 태어날 징조입니다.” 왕국을 몰락시킬 것이라는 예언가의 말과 함께 저주받은 왕녀, 에스텔라에 빙의되었다. 에스텔라가 목숨을 부지할 방법은 단 하나! ‘윈터의 모래시계를 훔쳐서…… 내가 먼저 회귀해야 해.’ 그런데 왜. “내일 밤, 내 침소로 오거라.” “누가 네게 그런 망언을 했느냐? 입을 찢어주지.”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죽여주면 되겠느냐?” 폐하,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세요? 덜덜덜. 살인귀 남주가 이상하게 흑화한 듯합니다.
01화
“아바마마!”
“거스를 생각 말거라, 에스텔. 우리 왕가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아니,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알면서 절 이런 식으로 팔아넘기시는 거예요? 네?”
에스텔라는 전에 없이 언성을 높였다.
단 한 번도 아버지 앞에서 이런 식으로 목소리를 크게 낸 적이 없는 얌전한 숙녀였는데…….
에스텔라의 아버지인 레이프 국왕은 짐짓 놀란 듯했지만 애써 평정을 가장하려 노력했다.
“그렇다고 네 동생을 보낼 순 없는 노릇 아니냐.”
“하!”
국왕의 말에 에스텔라는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 그 동생. 그 망할 동생!
“동생은 안 되고 나는 되는 이유가 뭔데요?”
“헤일라는…… 알다시피 네 동생은 몸이 아프지 않느냐. 또한 둘 중 하나라도 남아 있어야, 우리 왕가의 명맥과 혈통을 유지할 수 있…….”
“웃기지 마세요. 왕국이 다 망한 마당에 혈통은 무슨…… 이쯤에서 그냥 솔직해지시는 게 어때요?”
“……뭐라?”
“나한테 불순한 피가 섞여서 그런 거라고 그냥 말을 하라고요!”
“에스텔라!”
이번엔 국왕이 버럭 화를 냈다.
“그 말, 입 밖에 절대 내지 말라고 말했을 터인데!”
“어차피 세상 사람들 다 아는 거 아니에요? 대체 누가 모르는데요? 내가 저주받은 피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에스텔라! 그만 물러나거라!”
“예, 갑니다. 가요. 안 그래도 알아서 꺼지려고 했네요.”
“무, 뭐, 뭐라?”
에스텔라의 말에 레이프 국왕은 단순히 화가 나는 걸 넘어서 얼떨떨한 얼굴이 되었다.
쿵! 쿵!
에스텔라는 거의 발을 구르듯 발소리를 내며 나가 버렸다.
레이프 국왕은 그녀가 사라지고 나서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는 대신을 불러 소리를 질러댔다.
“당장 에스텔라가 떠날 채비를 끝마치도록 하라!”
“명, 받들겠습니다.”
***
“어이가 없네, 진짜. 뭐 저런 무능한 게 다 있어?”
저런 것도 왕이라고. 쯧!
서쪽의 사자라 불리던 위용은 어디로 갔는지, 레이프 국왕은 그저 겁먹은 살쾡이만도 못했다.
‘그러게 내가 일찌감치 포기하고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타리크 윈터에게 충성서약을 맺으라고 했잖아!’
그때 내 말 들었으면 좀 좋아?
다른 왕국들이 하나둘 함락되는 걸 지켜보면서도 기어코 고집부리며 버티더니.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에스텔라 블레이즈.
그게 내 이름이었다.
삼 년 전쯤, 이 세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는 영문을 몰라 그저 꿈에서 어서 깨어나길 기다렸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 일주일…….
그리고 한 달이 됐을 때.
그때야 비로소 나는 이곳이 꿈이 아니라 진짜로 책 속 세계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주연이 아니었다.
‘그래서 조연쯤 되냐고?’
빌어먹게도 조연 또한 아니었다.
그러니까, 나는…….
쾅쾅! 쾅쾅쾅!
누군가 밖에서 문을 부술 듯 거세게 쳐댔다.
“에스텔라 왕녀님! 황실로 갈 채비를 하셔야 합니다!”
“뭐? 일주일 뒤에 가기로 했잖아!”
에스텔라는 소리를 꽥 내질렀다.
분명 황실로 팔려 가는 건 일주일 뒤라고 했다.
“레이프 국왕 전하의 명입니다! 어서 문을 여십시오!”
“와…….”
세상에. 그깟 도발 좀 했다고, 날짜를 당겨……? 누구 마음대로? 예?
에스텔라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당장 여시지 않으면, 문을 부수고 들어가겠습니다!”
쿵쿵. 쿵쿵.
문 두드리는 소리와, 심장이 거세게 뛰는 소리가 겹쳐졌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크게 들리는지 알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이 나라를 무너뜨린, 아니 전 대륙을 무너뜨리고 통일시킨 황제, 타리크 윈터…….
그러니까 그 타리크 윈터는…… 살인귀에 폭군에, 그냥 개미친놈이라고!
“으아아악! 악악! 아아악!”
에스텔라의 절규가 높은 천장 끝까지 닿았다.
***
“에스텔, 멀리까지 배웅하지는 않겠다. 부디 황실에서 무탈히 지내기를 바란다.”
이렇게 깊은 야밤에 딸을 밖으로 내쫓으면서, 무탈하기를 바란다고?
그런 어불성설이 어디 있는가.
에스텔라는 마차 앞에 버티고 서서 삐딱한 표정으로 레이프 국왕을 쳐다보았다.
짝다리를 짚고 있는 것이 누가 봐도 불량한 자세였다.
“에스텔 언니, 서신 보낼게.”
얼씨구.
에스텔라는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는 그분을 질린다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봐 주었다.
“헤일라.”
에스텔라는 굽이치는 금색 머리칼을 가진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헤일라 블레이즈.
2025.05.1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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