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유안과 이슬은 학원에서 만나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하지만 그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둘은 학교에서 고립되고, 이슬이 어떤 사건으로 인해 위험에 빠진다.
푸른 하늘이 반짝 빛나고, 밝은 빛이 창문을 향해 들어왔다.
창가에 서 있던 사람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고개를 돌렸다.
”유안! 이쪽으로 와 봐. 하늘이 정말 예뻐.“
그녀는 밝고 명량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안은 교탁 앞에 서서 편지를 읽고 있었다.
유안이 뭘 하고 있었는지 발견하자, 이슬은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졌고
그녀의 편지를 뺏으려 달려들었다. ”그걸 또 왜 읽고 있어!!“
유안은 하하! 하며 밝게 웃었다.
”슬아, 너가 날 이렇게 좋아했었구나? 언제부터였는지 알려주면 안돼?”
이슬이 답했다. ”절대 안돼! 부끄럽단 말이야..“
유안은 이슬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순간에 달려들어 그녀를 안았다.
이슬은 자신의 품에 안긴 유안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못 이기겠다는 듯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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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5월, 이슬은 자꾸 떨어지는 국어 성적에 고민이 많았다. 학원을 다녀야겠다고 결심했지만
마땅히 다닐 곳이 없었다. 이슬은 한참 수소문한 끝에 친한 친구 2명이 다니는 학교 근처의 학원에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이슬은 부모님에게 학원 정보를 알린 뒤, 오늘부터 다니겠다고 말했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서율, 은결과 국어학원으로 향했다.
학교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학원은 생각보다 컸고, 같은 학교 학생들이 많았다.
이슬은 눈을 반짝거리며 학원을 둘러보다가 교실로 향했다. 그녀는 들어가자마자 누군가와 눈을 마주쳤고, 순간 숨을 참았다. 검은 머리에 살짝 웨이브가 있는 중단발, 약간 찢어진 눈.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너무 강렬해서 한순간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때 옆에 있던 서율이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유안‘이라고 불렀다. 이슬은 유안이라는 아이를 보며 이름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다. 이슬은 정신을 차리고 들어가서 서율의 옆에 앉았고, 은결은 유안의 옆에 앉았다.
서율이 뒤를 돌아 은결, 유안과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슬도 따라서 유안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너 몇 반이야?”
유안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난 9반! 넌 3반이지? 지나가면서 봤어“
이슬이 또 다른 얘기를 꺼내려는 순간 교실에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이슬과 서율은 다시 몸을 돌려 시선을 앞으로 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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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이슬과 유안의 첫만남이었다. 둘은 반도 달랐고, 심지어 층도 달라서 학교에선 거의 마주치지 않았고, 심지어 학원도 일주일에 두 번 밖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유안의 밝은 성격 때문인지
2주도 안 지나서 친해졌고, 서로의 속 얘기도 하는 사이가 됐다.
6월의 어느 날, 둘은 학원이 끝나고 마라탕을 먹으러 갔고, 그곳에서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을 서로에게 털어놓았다. 유안은 중학생때부터 엄청 친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오고 나서 갑자기 멀어졌고, 사실은 자기가 그 친구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했다. 작년에 엄청 많이 울었다며 웃는 얼굴로 그 얘기를 하는데,
이슬은 그런 유안을 보며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슬은 유안을 안아주며 다른 애를 찾으라고 했고, 유안은 낮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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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새에 기말고사가 다가왔고, 이슬은 국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 미친듯이 공부했다.
집-학교-학원만 반복하면서 2주를 보냈고, 드디어 긴 시험이 끝났다.
국어 학원에 다니는 동안 이슬에겐 큰 변화가 생겼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큰 비밀이.
그건 오직 그녀만이 정리할 수 있는 마음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이슬은 유안을 보면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녀의 마음은 분명 유안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이슬은 인정할 수 없었다.
이 마음을 들켜선 안 됐다. 만약 들키면 유안이 자신을 어떻게 볼 지 뻔했다.
게다가 그들의 학교는 1학년들의 불순한 행동으로 인해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나빠진 상태였다
이슬은 유안에게 절대 티를 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건 말처럼 쉽지 않았다.
짝사랑하는 남학생을 쫓아다니는 여중생처럼, 그녀는 유안의 반 앞을 얼쩡거렸다.
친구가 아래층에 갈 일이 생기면 이상한 핑계를 만들어내면서까지 따라가서 유안의 반 주위를 살펴봤다. 이슬은 계속 이런 행동을 하면 모든 아이들이 눈치챌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유안을 보고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그만둘 수 없었다.
여기까지 들은 유안은 이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가 계속 2층에 내려오던게 나 때문이었구나.“
유안은 이제야 이슬의 행동이 이해된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안을 꽉 안으면서 작년에 단 둘이 갔던 여행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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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과 이슬은 성격뿐만 아니라 취향까지 잘 맞았다. 원래부터 애니와 소설을 좋아하던 이슬은
유안이 추천해준 로맨스 소설에 빠졌고, 둘은 덕질 메이트가 되었다. 때마침 서울에서 그 소설의 콜라보 카페가 열렸고, 둘은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 콜라보 카페는 예약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슬은 유안에게 편한 날짜를 물었고, 유안은 7월 24일에 가자고 답했다. 마침 학원이 없는 금요일이어서 둘은 24일로 날을 정하고 일정을 짰다. 이슬은 단둘이 가는 여행이 미친듯이 기다려졌지만
여행 날짜 2주 전,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유안의 부모님이 서울 여행을 강하게 반대하셨다.
유안이 아무리 설득해봐도 유안의 부모님은 생각을 바꾸지 않으셨고, 결국 둘은 예약했던 기차표를 취소했다. 이렇게 여행이 취소되는게 아쉬웠던 유안은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고,
여러 군데 알아본 끝에 그들은 부산에 가기로 결정했다. 이슬은 굿즈를 못 산다는 생각에 약간 침울해졌지만 유안과 함께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좋았다. 이슬이 여행을 기다리며 설레하는 중에
유안이 큰 폭탄을 터뜨렸다. 26일이 자신의 생일이라고 고백한 것이다. 이슬은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고, 유안의 생일 선물을 급하게 준비했다. 유안에게 줄 편지도 정성스럽게 쓰면서, 이걸 읽고 유안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기까지 떠올린 이슬은 자기도 모르게 살며시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유안이 말했다.
2025.07.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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