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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 밑은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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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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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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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인생의 장르가 토끼와 거북이로 바뀌기는 개뿔. 인생의 장르는 대개 정해져 있었다. 물론 토끼 이기는 거북이로 태어났다면 그건 실로 경축할 일이다. 그렇지만 세현은 아니었다. 세현은 뱁새다. 미운 오리 새끼도 못 된, 그냥 뱁새. 예부터 가랑이 찢어지기로 유명한 뱁새. 그래도 상관없었다. 명절마다 한국대 안 나온 사람들은 원 서러워서 살겠냐며 세현의 손을 붙잡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간 할머니가 있어 줬고, 호구 새끼처럼 착해 빠진 지태선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 호구 새끼, 어느 날부터 자꾸 세현을 긁는다. 관념적으로 말고, 왼쪽 가슴만을 집요하게 긁는다. 어깨동무를 하면 턱 하고 걸리는 그 부분을 자꾸 손끝으로 살랑살랑 긁어대고 있다. 그것도 3년째. 민망해 말은 못 하고 있지만, 해당 문제로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누군들 그러지 않을까. 십구 년 지기 소꿉친구의 어깨동무가 불균형적인 발달을 초래하면. 지태선 (24) 삼수 끝에 기어이 한국대 입학에 성공한 체대생. 2학년. 말은 안 하지만 다 아는 사정이 있다. 헤테로는 맞는데, 하세현만큼 제 눈에 예뻐 보이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그 얼굴, 그 몸을 가지고도 여태 동정이다. 하세현 (24) 한국대 문창과 3학년. 독일계 쿼터지만 한국계 쓰리 쿼터라 주장하며 살고 있다. 말 못할 비밀이 소꿉친구의 팔짱으로 인한 불균형적 발달이라니! 그 어디에도 말 못할 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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