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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발 녹안 처돌이 게임 기획자가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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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유이
130화무료 5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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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다정남은 안 팔리는 건데!! 왜! 싸가지 흑발 놈이 뭐가 좋다고!" 여성향 연애 게임 회사에 입사한 지 7년. 갈발 녹안 다정캐의 시대를 열고 말겠다고 다짐했던 기획자 김미영은, 꿈도 희망도 없이 그저 잘 팔리는 캐릭터 만들기에만 급급한 직장인이 되고 만다. 오늘도 그녀는 오로지 잘 팔리는 카리스마남과 냉미남 캐릭터를 넣은 게임의 버그 테스트를 하다가 그만 과로사하고 마는데……. “뭐야, 여기 어디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기는 자신이 만든 게임 속 세상? 거기다 기획서에는 적은 적도 없던 엑스트라 영애1이 되어 있었다. 차례로 나타나는 남자들은…… 그녀가 기획한 공략 캐릭터 1, 2, 3? 이 세계에서도 여전히 카리스마남과 냉미남에 밀리고 마는 공략 캐릭터 3번, 갈발 녹안 다정남. 그런 그를 보는 미영의 마음속에 7년 동안 잊고 있던 다정남에 대한 열망이 떠오른다. "저는 비로스타 경의 소원을 들어 드릴 수 있어요." "……그게 무슨?" "저를 고용하시면, 비로스타 경의 짝사랑을 끝낼 수 있게 해 드리죠." 그래, 이왕 빙의까지 한 거 내가 널 여주 픽으로 만들어 줄게. 나만 믿어, 난 이 세계관의 창조주라고. 너와 여주의 엔딩 스틸, 내가 꼭 4D로 보고 만다! 그런데. "……그대의 딸은 아주 신선하군. 내가 기억하는 한 저렇게 입으로 거침없이 불을 뿜는 귀족 영애는 내 인생에 처음이야." -생각지도 못한 관심을 보이는 카리스마남 북부 대공에. "이트린 영애. 저를 믿어 주십시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을 지켜 드리겠습니다." -어째서인지 여주가 아닌 내게 적극적인 냉미남 기사 단장. "뷔레르 영애. 저를…… 한 번만 세게 때려 주십시오." -거기다가, 갑자기 내가 아닌 내 귀싸대기에 고백하는 갈발 녹안 다정남까지? 기획자의 의도대로 굴러갈 듯 굴러가지 않는 이 오묘한 세상. 과연 갈발 녹안 다정남 처돌이 기획자 김미영 팀장은 무사히 다정남을 여주 픽으로 만들 수 있을까?

#로맨스판타지#서양풍#로코물#첫사랑#순정남#다정남#차원이동#영혼체인지#역하렘#권선징악#존댓말남#능력녀#직진녀#엉뚱녀#성장물

1화








-남의 일이라 생각했다.


“네…… 그래서. 뷔레르 백작 영애.”


“이트린입니다.”


“네. 이트린 뷔레르 백작 영애. 제가 지금 굉장히 당황스럽습니다만…….”


넓고 깔끔한 사무실. 그리고 고급스러운 가구와 사는 사람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 같은 예쁜 인테리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나와 마주한 남자는 머리를 짚으며 고뇌하는 표정을 지었다.


고뇌하는 얼굴마저도 잘생겼다.


갈색 머리에 초록색 눈동자.


내 마음을 미치게 만드는 저 조합을 실제로 보고 있자니, 심장이 다시 심하게 요동쳤다.


‘역시 잘 팔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님을 고용한 가치가 있었어……. 자본주의 만만세!’


인터넷에서 평소 흠모하던 일러스트레이터님의 일정을 겨우 잡아서, 단가가 너무 비싸다고 안 된다는 사장님을 겨우 설득하여 캐릭터 디자인을 맡겼다.


그리고 특히 이 캐릭터 시안을 받을 때 몇 번이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갈발녹안 다정남 캐릭터로 승부를 보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수려한 미모로 탄생한 나의 캐릭터가 눈앞에서, 내게, 그 예쁜 입술을 움직여 말하고 있었다.


“제가 비서를 뽑는 건 사실이지만. 영애 같은 분이 오시면 곤란합니다.”


“왜요? 저 일 잘해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 감히 백작 영애를 어찌 부하로 부리겠습니까.”


내가 사회생활이 몇 년인데! 자그마치 7년이라고. 내가.


하지만 다정남은 쉽게 내 말을 들어 줄 것 같지 않았고, 나는 최후의 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베사르 비로스타 경.”


“네, 영애.”


“저는 비로스타 경의 소원을 들어 드릴 수 있어요.”


“……그게 무슨?”


공략캐 3의 초록색 눈동자가 반짝 빛을 발했다.


그래, 나의 공략 캐릭터! 설마 널 이 세상에 내놓은 창조주가 네게 나쁜 걸 시키겠어?


넌 내 말만 듣고 잘 따라오면 돼. 그래서 이 세계관 인기 No.1이 되자고!


나는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말했다.


내가 느닷없이 이 세상에 빙의한 그 이유, 그 이유를 찾는다면.


역시 이것밖에 없었다.


“저를 고용하시면, 비로스타 경의 짝사랑을 끝낼 수 있게 해 드리죠.”




2020년, 대한민국.


인터넷에 온갖 빙의 로판이 유행하고, 각종 빙의물 웹툰이 인터넷 광고로 떠는 그 순간에도.


내게 있어 그것들은 그냥 넘치고 넘치는 콘텐츠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래서, 설마.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 그야말로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유, 팀장님. 요새 트렌드는 빙의에요 빙의.”


“빙의라니, 다른 사람 몸으로 들어가는 그거?”


“네. 우리 같은 제작자는 자기가 쓴 작품에 빙의한다는 클리셰가 있어요. 팀장님도 언젠가 빙의하는 거 아니에요?”


부하직원이 그 말을 했을 때, 나는 지금껏 이 회사에 들어와 내가 만들었던 20개 남짓한 게임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생각만 해도 끔찍해. 내가 만든 그 어떤 게임에도 빙의하고 싶지 않아.”


“왜요, 전 ‘빛나는 하트 러브’의 공략캐 1이 정말 좋았어요. 그 박력! 여주처럼 딱 한 번만 벽치기 당해 봤음 좋겠어요!”


“이래서 유진 씨하고 난 천하를 논할 수가 없다니까. 전 누가 뭐래도 공략캐 2번 파에요. 평소에 그렇게 차갑게 굴다가 엔딩에 얼굴 붉히는 그거! 그 갭이 너무 좋아요!”


“팀장님은 ‘빛나는 하트 러브’ 속에 빙의한다면 누구랑 엔딩 보고 싶으세요? 어떤 캐릭터가 제일 좋으세요?”


아직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귀여운 병아리 사원들이 재잘재잘 귀엽게 물었다.


귀여운 것들. 눈빛이 초롱초롱해.


그들의 반짝거리는 눈에서 아직 식지 않은 덕후의 열정이 보였다.


옛날의 나라면, 분명 ‘누구누구가 좋아요!’라고 하면서 즐겁게 대화에 참여했겠지.


그러나 이제 나는 이미 열정이 식었고, 열정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어른이 되고 말았다.


“난…….”


그래서 내가 내놓은 답은 이거였다.


“빙의고 나발이고, 돈 많이 벌어다 주는 캐릭터가 좋아.”


내 이름은 김미영.


맞다. 왕년에 대출 유도 사기 문자를 잔뜩 보내던 바로 그 이름이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여성향 게임, 일명 ‘오토메 게임’ 회사에 입사 7년 차 팀장을 맡고 있다.


“하아…… 이거 언제 끝나냐…….”


지금 시각은 새벽 2시.


나는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길게 기지개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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