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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화:晩年說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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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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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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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에는 이야기가 있다. 구전 동화 소설 등등 이야기는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묶어 '설화'라고 부른다. 이건, 나의 이야기 모두의 이야기. 만년의 설화이다.

공모전 참여작#현대판타지#동양풍#권선징악#성장물#절대선#공무원

세상 모든 것에는 이야기가 있다.


구전 동화 소설 등등 이야기는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묶어 '설화'라고 부른다.

이건, 나의 이야기

모두의 이야기.

만년의 설화이다.


이야기란 태초부터 존재했고, 존재하는 것들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의 탄생부터 지금에 오기 까지 쌓인 이야기들은 많고 넘쳐나며 그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사람들을 감동받게 하는 것, 슬프게 하는 것, 몰입하게 하는 것. 우리는 그런 것을 이야기의 힘이라 불렀으며 힘이 강한 이야기들은 이따금씩 실체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곤 했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설화라 불렀다.

실체화 된 설화는 힘을 가지고 당연하게도 그 힘을 올바르게 만은 휘두르지 않았다. 강한 힘을 가지고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이야기를 악담(惡談)이라 이름지었다. 악담들은 날이 갈 수록 활개 쳤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사람들을 오히려 이야기에 먹힐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때 사람들을 구해낸 이들이 있었으니. 이들은 이야기를 이야기의 힘으로 상대하고 소멸시켜 한때 거대한 위험에 빠져있던 나라를 구해냈다. 우리는 이들을, 그때나 지금이나. 화자(話者)라고 부른다.

화자란, 살아온 인생에 쌓인 이야기가 많은 존재. 또한 태생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들 이다. 사람의 이야기란 무릇 시간이 지날 수록 쌓이는 것 이므로 당연히 강한 화자들은 나이를 지긋하게 먹은 노인이나 중년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믿기지 않는 기백을 뽐내며 악담을 퇴치해 왔고, 그것이 빛을 발했던 순간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몇백년 전, 대재앙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대재앙은 말 그대로 악담들의 난, 대한민국 전체가 악담들의 위협을 받았을 때 물밑에서 뭉쳐있던 화자들이 나타나 악담을 퇴치했고, 대재앙 이전에는 돌팔이 장사꾼이나 미친 사람 내지 무당 정도로 여겨졌던 화자들이 대재앙을 물리친 이후 부터는 정식적인 직업으로 인정받고, 이후 나라에 소속되어 악담들을 퇴치해 오고 있다. 그래서 지금 현재 화자들과 악담, 그리고 실체화 되었음에도 난동을 부리지 않는 이야기, 가화 (佳話) 들을 관리하는 이곳의 이름은 설화 관리국 이다.


조선시대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국가기관 설화관리국은, 그때나 지금이나...


인력난이다.

'그러니 나 같은 고등학생 까지 정식 화자로 발탁해 굴리고 있는 거 아니겠어?'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설화관리국의 복도를 걸었다. 내 걸음걸이 마다 딸랑거리는 청아한 방울 소리가 따라붙은 것은 덤 이다. 마치 고양이에게 달린 방울 소리를 피하는 쥐들 같이 설화관리국 사람들은 내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급하게 자리를 비운다. 나를 완전히 '악담' 취급하고 있다.


'...니들이 피하라고 달고 다니는 방울이 아니란 말이다.'

...뭐, 상관없다. 어차피 서로 마주쳐서 어색하게 인사나 나누는 상황이 피차 불쾌할 테니. 그리 생각하며 나는 발화관리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가 들어가자마자 화들짝 놀라는 얼굴이 봐줄 만 했다. 내가 온 것이 영 달갑지가 않은 듯한 얼굴로 관리실장은 크게 한숨을 내쉰 뒤 입을 열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15분 전 화자가 호출된 악담, 망태기 할아버지 소멸 완료 보고 드립니다."

"...15분. 네, 그렇군요...."


잠시 놀란 듯 한 얼굴로 나를 빤히 바라보던 관리실장은 곧이어 빠르게 타자를 치며 뭔가를 기입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시라도 빨리 이 방에서 나가길 바라는 것 처럼.

"처리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대기실로 복귀하셔도 좋습니다."

나는 거의 쫓겨나듯 관리실에서 나왔다. 허, 참 이젠 아주 대놓고 피하는구만? 그래, 뭐 그렇게 별난 사람도 아니다. 설화관리국의 모든 사람들은 나를 악담 취급하고 있으니까.


태어나자마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이유불명의 사망. 그 이후 얼마 안 되어서 아버지에 잇따른 친척들 까지 줄줄이 죽어 나갔다. 내 곁에 남은 것은 할머니 하나 뿐이었다. 물론 할머니가 오래오래 장수하셨냐고 묻는다면 ...아니었다. 할머니조차 10년을 버티지 못하시고 내가 9살일 때에 돌아가셨다. 이제 내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것은 내가 고작 9살이었을 때 쌓인 이야기들 이다. 나이에 비하면 터무니 없는 사건들에 휩싸인 체로 자란 나는 사람을 믿지 않았고 할머니의 장례식이 끝난 후 집에서 혼자 지내다 쓰러진 이후 설화관리국의 감독 아래 화자로써 악담들을 퇴치하며 살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내가 쌓아온 이야기가 너무나 장대하고 너무 많은 죽음이 잇따랐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를 그냥 격리하고 싶었던 건지. 나는 지금 최연소 팀장으로서 설화 관리국에 재직하고 있다. 말이 팀장이지 사실상 팀원은 나 하나밖에 없지만. 뭐, 나도 그 쪽이 더 편하니까 상관없다. 하여튼 이런 일들로 인해 설화관리국 내에서의 내 별명은, 악담. 거의 모두가 날 그렇게 부른다 ...솔직히 내가 쌓아온 이야기는 핏빛으로 가득한, 말 그대로 악담이 맞기 때문에 뭐라 반박할 말이 없긴 하다. 반박할 생각도 없지만. 그래, 악담도 이런 악담이 따로 없지 않은가. 주변 사람들은 다 죽어 나가고 내가 들어가는 건물은 무너진다. 내가 갔던 가게는 망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다. 이것이 나의 이야기이다.

그런 생각들에 잠겨 있을 때 시끄러운 호출 벨이 울리며 내 잡생각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아... 진짜, 사람 좀 더 뽑으라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무전을 연결하면 언제나 같은 기계음이 들려온다.


담(談) 급의 악담 발생. 출동요망. 악담명 붉은 마스크. xx시 xx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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