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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여주인공을 길들여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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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망
20화무료 20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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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피폐 역하렘 소설, 유리온실의 꽃에 빙의했다. 하필이면 가족들에게 학대받는 불운한 엑스트라, 르네 소베르의 몸으로. 가족들로부터 도망쳐 행복한 나날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분명히 청순가련해야 할 여자 주인공이 이상해졌다. 남주들에게 대뜸 쌍욕을 하질 않나, 남주 중 하나를 집어 던지질 않나. 알고 보니 여자 주인공의 몸에 50대 깡패 아저씨가 빙의했다는데…. 설상가상으로 개연성이 무너질 때마다 세계의 멸망이 다가온다! 세계가 멸망하는 걸 막기 위해서는 깡패 아저씨를 진정한 여자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주인공 수업. 그런데…. “이 씨발새끼야. 손모가지 잘리고 싶냐?” 아무래도 망한 것 같다.

#로맨스판타지#서양풍#빙의#소유욕/독점욕/질투#시스템/상태창#역하렘#로코물#사이다물#개그물#외유내강#마법사#소드마스터#왕족/귀족#무심녀#상처녀

“이 씨발새끼. 오늘에야말로 네 멱을 따주마.”

날씨 참 좋다.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운 채 적당히 식은 홍차를 마셨다. 약간은 쌉싸름한 향이 감미롭게 코끝을 맴돌았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떠다니고, 봄바람에는 향긋한 장미 내음이 실려왔다.

봄맞이 티타임을 가지기에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날이었다. 우아하게 찻잔을 내려놓고는 케이크를 떠 먹으려는데.

“죽어, 개새끼야-!”

내가 먹으려던 케이크를 순식간에 채간 여자가 그것을 망설임 없이 황태자에게 집어 던졌다. 고개를 한번 돌리는 것으로 손쉽게 케이크를 피한 황태자가 재빨리 탁자 한 편에 놓여 있는 은쟁반을 집어 들었다. 여자가 던진 포크가 은쟁반에 맞아 떨어지며 쨍-! 하는 소리를 냈다.

케이크를 먹길 포기한 나는 빈 잔을 채우기 위해 찻주전자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찻주전자는 여자의 손에 넘어갔다. 훈김이 새어 나오는 찻주전자가 황태자를 노리고 쇄도했다.

황태자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제게 날아드는 찻주전자를 피했다.

“피해? 새끼가 뒤질라고.”

그때였다.

쿠르릉-.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내리치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지만 하늘은 여전히 맑기만 했다.

단 하나. 하늘을 가로지르는 불길한 검붉은빛의 균열을 제외하고.

[세계 멸망까지 35%]

나는 전보다 약간 더 깊어진 듯한 균열을 올려다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아아. 좆됐네.

 

* * *

 

내가 19금 피폐 역하렘 소설, <유리온실의 꽃>에 빙의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야, 눈을 뜨자마자-

[축하합니다!

당신은 <유리온실의 꽃>의 ‘르네 소베르’로 빙의했습니다. 첫 보상으로 ‘르네 소베르의 기억’이 주어집니다.]

-라는 무지하게 친절한 시스템창이 눈앞에 떠올랐으니까.

르네 소베르, 그러니까 나 함수영은 원래 대한민국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유리온실의 꽃>은 내가 잠자리에 들기 전 시간 때우기 용으로 보았던 소설이고.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세상이었다, 는 웹소설에서 흔히 쓰이는 클리셰였지만 그것이 설마 나에게 일어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믿건 안 믿건 간에 나는 르네 소베르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여기서 ‘르네 소베르’가 어떤 캐릭터냐 하면, 그냥 엑스트라다.

정확히는 약간 불행한 엑스트라.

<유리온실의 꽃>은 베아트리스라는 이름의 아주 어여쁜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19금 피폐 역하렘 소설이다.

르네 소베르는 베아트리스의 소꿉친구로, 작중 묘사에 따르자면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한 베아트리스와 달리 먹구름처럼 우울한 숙녀’라고 표현되었다.

엑스트라인 르네 소베르는 작중 몇 차례 등장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내가 그녀를 기억하는 까닭은 간단했다.

르네 소베르가 몹시 불운한 가정사를 지녔기 때문이다.

보통 엑스트라한테는 가정사고 나발이고 존재하지 않기 마련이지만, 르네 소베르는 아니었다. 태어나며 친어머니를 여읜 르네는 아버지와 오빠로부터 엄청난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결국 18살 생일을 맞아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다.

이는 남주들로 인해 간당간당하던 베아트리스의 정신이 완벽하게 나가버리는 계기가 된다. 요컨대 르네 소베르는 전개를 위해서라도 죽을 운명이라는 뜻이다.

다행인 건 타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살한다는 점 정도였다.

르네 소베르가 불운한 가정사를 지녔든 뭐 어쨌든 간에 난 스스로 죽어줄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가족들이 학대를 해?

그럼 돈 챙겨서 튀면 그만이다. 죽긴 왜 죽어. 가족들하고 연 끊고 살면 되지.

대한민국의 20대 직장인 함수영은 일찍이 가족들과 인연을 끊고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큰 멘탈 갑 현대인이었다.

한 번 정리한 가족 두 번이라고 정리 못할까. 오히려 내겐 가족이 있는 편이 더욱 어색했다. 어쩌면 르네 소베르의 몸에 빙의된 게 잘된 것일지도 몰랐다.

뭐 그래도 르네 소베르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21세기처럼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과 베아트리스가 세상의 전부였던 르네에게 가족들의 학대란 버티기 힘든 것이었겠지.

이해는 한다.

하지만 나는 르네의 선택을 따라갈 생각이 없었다. 돈을 챙겨서 튄 뒤에 제2의 해피 라이프를 즐길 계획이었다.

불행인지 혹은 다행인지, 르네 소베르의 생가는 나름 잘 나가는 귀족가였다.

한마디로 말해 부자라는 뜻이다.

르네 소베르도 보여주기식의 드레스와 보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것만 팔아도 일평생 놀고 먹을 돈이 나올 터였다.

어떻게 보면 르네 소베르의 몸에 빙의한 것이 내게는 천운이었다.

전생에서처럼 힘들게 일할 필요도 없고. 평생의 꿈이었던 돈 많은 백수의 인생을 실현할 때가 온 것이었다.

나는 하늘에 대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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