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초무제(零草武帝)
profile image
낮달
1화무료 1화

자유 연재 | 글링

조회수 38좋아요 0댓글 0

천마의 기를 흡수한 아이, 영초를 찾아 강호를 뒤흔든다.

#무협#동양풍#사제지간#동료/케미

1화.

 

 

-휘오오오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어느 겨울. 어김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들고 어디론가 향하는 백청.

 

그의 몸에는 거적때기 하나뿐이었다.

 

“어디 하늘에서 은자라도 안 떨어지나. 이딴 짓 좀 그만하게.”

 

백청은 불만을 토로하며 눈길을 걷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비는 누군지도 모르고 어미는 백청을 낳고 얼마 뒤 죽고 말았다.

 

부모도 없는 백청을 어느 한 노인이 데려가 키웠지만, 돈이 없다며 어딘가로 팔아버렸다.

 

“에휴……. 은자나 벌자.”

 

돈을 벌기 위해서는 마구간을 청소해야만 했다.

 

-끼익.

 

거적때기 하나로는 추운지 백청은 몸서리쳤다.

그러자 손에서 쓰레받기가 떨어졌다.

 

문제는 그것이 떨어진 위치.

 

“으악!”

 

지푸라기 위에 기대앉아있는 사내를 보고 놀란 백청이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누, 누구?”

 

백청은 넘어진 상태로 물었다.

 

“…….”

“귀, 귀신? 아니! 사람은 맞는 거 같은데. 근데 혈색이……?!”

“…….”

 

사내는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 어쩌면 말할 힘이 없었을지도…….

 

백청을 응시하고 있던 사내가 입을 뗐다.

 

“곧 죽을 사람…….”

 

그가 입을 뗀 동시에 피가 쏟아져 나왔다.

 

“쿨럭!”

 

백청은 놀라 마구간에서 뛰쳐나갔다.

그걸 본 사내는 어깨를 들썩인다.

 

‘황망히 사라지는 건 저 햇병아리나 나의 천하나 매한가지인가.’

 

자조 섞인 핏물을 뱉어낸다.

 

지그시 눈을 감은 그가 호흡을 고르려고 할 때쯤.

 

“물이라도 드세요.”

 

도망친 줄로만 알았던 백청이 돌아와 사발을 건네오고 있었다.

사내는 백청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이유 없는 호의는 때로 살의를 품기도 하는 법이니까.

 

“왜……. 그렇게 보시는…….”

 

백청은 눈빛이 무서워 벌벌 떨었다. 그러면서 들고 온 물을 홀짝였다.

 

그제야 사내는 백청이 들고 있던 사발을 탁하고 낚아채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는 백청에게 사발을 건네며 말했다.

 

“한 잔만 더…….”

“더 달라고요? 자, 잠시만요!”

 

말을 듣자마자 백청은 마구간을 나갔고 이번엔 사발에 물을 가득 채워 건넸다,

 

사내가 손을 뻗자, 백청은 손을 뒤로 빼며 말했다.

 

“가는 게 있으면 당연하게도 오는 게 있어야 하지 않아요?”

 

백청을 나이에 맞지 않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면 과연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천마’를 상대로 거래를 하겠다는 발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

 

‘귀찮군.’

 

백청을 걷어차는 대신, 천마는 품속에서 은화 다섯 냥을 던져주었다.

 

“이…… 이건 은자?”

 

이렇게 많은 은자를 바라지 않은 백청의 입꼬리는 하늘로 승천하고 있었다.

 

물을 다 마신 천마는 백청에게 사발을 건네는 동시에 손이 맞닿자…….

 

-찌릿!

 

“그런데 옷에 묻은 그 붉은 색은…… 혹시 피?”

 

백청의 말을 듣는 건지 마는 건지 천마는 힘겨운 숨만 쉬고 있었다.

 

“아니. 사람이 질문하면 답 좀 해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나 그 이상 답을 재촉하기에는 천마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왠지 무섭기도 하고.

 

“과, 관두세요. 저는 제 할 일이나 하렵니다.”

 

천마를 무시하고 마구간을 청소하려는 순간.

 

-후우우웅!

 

묵색으로 된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다.

 

깔린 안개는 숨 막힐 듯한 압박감이 감돌았고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둘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어? 어어어어?!”

 

백청은 뒷걸음질 치다 자신이 놓쳤던 쓰레받기에 걸려 넘어졌다.

 

그리고 안개는 마치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천마와 백청을 덮쳤다.

 

“으아아악!”

 

그 와중에 백청과 몸이 닿은 천마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수십 년간 닦아온 내공이 마치 물처럼 쏟아져 나가고 있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게 무슨……?!’

 

천마의 머릿속에는 천마신공의 구결이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평생 익혀온 무공의 비결들이 끝없이 새어나가고 있었다.

 

천마는 정신을 차려 몸으로 되돌리려 노력했지만, 이내 무산되고 말았다.

 

몸 안에 있던 독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방심하지는 않았다. 물에 독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살수라고 해도 내가 진즉 눈치챘을 터. 그럼, 대체……?’

 

당장 내력이 빠져나가는 것보다, 이 상황에 대한 의문이 천마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런데, 햇병아리 녀석. 왜 이리도 낯이 익은 거지?’

 

그사이 묵색이 점점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백청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사내는 짚이 빠진 허수아비처럼 시체가 되어있었다.

 

“으아아악!”

 

너무 놀라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그것도 잠시.

 

‘이 아저씨 나한테 물값도 주신 분인데…….’

 

도움을 요청하기에도 이미 늦은 상황.

 

당황하던 백청의 머릿속에는 한가지 결론이 나왔다.

 

“이런 허름한 곳에서 주무시게 할 수는 없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내를 들어 올리려는 순간.

 

-툭!

 

앙상해진 사내의 손가락에서 무언가 바닥에 떨어졌다.

 

“반지?”

 

소년은 괜히 숨을 거둔 사내의 눈치를 봤다.

 

“……이거. 수고비인 거죠? 크흠. 흠! 감사합니다!”

 

떨어진 반지를 챙겨 일단 손에 끼웠다. 그리고 사내 옆에 있던 검도 챙겼다.

 

돈이 될 만한 것들을 하나둘 챙기면서도, 뭔가 씁쓸한 투로 중얼거린다.

 

“진짜 하늘에서 돈이 떨어질 줄은 몰랐네. 그래도 이런 식이라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렇게 평소 사용하던 수레에 사내를 옮기고 짚더미로 덮는다.

그리고 인적 드문 뒷산으로 향했다.

 

“헉. 허억……! 여기다가 묻으면 되겠지?”

 

한겨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간 백청.

그가 수레 손잡이를 힘껏 올려 사내를 땅으로 밀치는 순간.

 

뷰컴즈 주식회사

대표 : 김학성 | 전화 : 1811-8389 | 이메일 : help@gling.co.kr

    고객센터이용 약관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유료 콘텐츠 제공 약관

사업자 등록번호 : 492-88-01088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2-서울영등포-1768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171, 13층 1301호

Copyright © viewcommz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