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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ronam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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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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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이세계 #게임판타지 #아카데미조금


아버지는 존경과 사랑을 받는 분이셨다.

인성부터 능력, 외모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구석 없는 완벽에 가까운 분이었다.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고 항상 겸손하였으며, 타인을 대할 적에 언제나 선의로서 행동하셨다.

젊은 나이에 성공의 신화를 써 내려간 굴지의 기업가, 그것이 바로 아버지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그런 아버지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웠고 동경해 마지않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에게만은 좀처럼 곁을 내어주지 않으셨다.

애정 어린 시선, 따듯한 말 한마디 받아 본적 없었고, 바쁜 일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 조차 극히 드물었다.

 

‘나 때문이야. 내가 형편없기 때문에······ 부족하기 때문에.’

텅 빈 방안, 혼자 외로움에 시달리는 날이면, 이렇듯 나는 다시 한번 자책에 빠지고야 마는 것이다.

그의 관심에 목이 마른 채, 사랑을 갈구하던 수많은 지난 밤들과 마찬가지로.

부단히도 많이 노력했다.

아버지의 눈에 띄기 위해. 떳떳한 자식으로 거듭나기 위해.

하지만 사간이 지날수록, 그 목표에선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

빠르게 따라잡으려 애써도 아버지의 발걸음을 뒤쫓기엔, 내 두 다리는 형편 없이 느렸다.

고작 흉내라도 내보려고 안간힘 쓰는 것,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1등이 아니라면 무슨 소용이야?’

‘네가 아버지의 반만이라도 닮았어도.’

‘그 나이에 네 아버지는 벌써······.’

기대에 어긋날 때면, 사방에선 신랄한 비난이 끝없이 쏟아진다. 멈출 줄 모르고 되뇌는 그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아버지를 향한 순수했던 욕망은, 빛바랜 물감처럼 흐릿해지다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뒤틀린 어린 시절의 꿈만이 지워지지 않는 얼룩마냥 초라하게 남았을 뿐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깨닫는다.

나는 아버지의 그림자다.

후광에 감싸이듯 갇혀, 발끝에 얽매 인채 황혼의 어스름 속으로 사라질 운명인 나는ㅡ그래, 아버지의 아들이다.


 

“너무 낙담하지 말거라. 좀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목표하던 곳에 갈 수 있을 거다.”

조수석에서 아버지가 무심하게 말씀하셨다.

대학 입학식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다. 당연히 혼자 갈 생각이었는데, 아버지 쪽에서 선뜻 동행을 자청하셨다.

시선은 변함없이 창밖을 향하신 채였다.

내달리는 차들 사이로 핸들을 움켜쥔 손에 힘이 실린다.

저것이 위로의 표현일까 아니면 실망감을 드러내신 걸까. 아무래도 후자에 가깝겠지.

이제 와 구태여 상냥한 말을 건네실 위인이 아니다.

한참만에 이뤄지는 대화의 첫마디가 저것이라니, 내심 기대했던 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럼 설마, 칭찬이라도 바란 거야?’

속으로 자조 섞인 비웃음을 흘린다.

‘아직까지도 깨닫지 못하다니······. 정말 구제불능 일 정도로 멍청하구나.’

분노보다는 허탈한 마음이 더 크다. 분명 포기하기로 다짐했건만 미련을 털어내지 못했다.

더 우스꽝스러운 건 이런 티끌만 한 관심에도 기뻐하는 나 스스로다.

“아버지가 나오신 곳처럼 최고가 아니라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저한텐 이게 최선이고, 한계에요. 그 이상은 불가능해요. 부끄럽게 해드렸다면 죄송해요.”

내가 입학한 학교만 해도 결코 낮은 수준의 대학은 아니었지만 아버지와 비교하자면 분명한 손색이 있었다.

옆에서 아버지의 눈길이 느껴지지만 고집스레 무시한다. 그 시선 끝에 다이는 것이 경멸이 아닌, 차라리 분노이길 바란다.

그러면 가슴에 돌덩이가 내려앉힌듯 이처럼 무겁진 않을 것이다. 화를 낸다는 건 결국, 그 사람에게 있어 내가 무가치하진 않다는 뜻일 테니까······.

아버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신 분이셨지만 오늘은 일부러 일정을 비워두셨다.

‘고작 내 입학식에 참석하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체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레 태도를 바꾸신 까닭은 무엇일까.

이유야 궁금하지만,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

이렇게 고민하자니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것만 같다.

여전히 애정을 갈구하며, 아버지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울고 웃던 그때로.

하지만 키가 자라나고 어깨가 넓어졌듯 나 또한 변했다.

의문 따위는 잠시 옆으로 제쳐두고 오랫동안 묻혀둔 결심을 꺼낸다.

“그리고 입학식 마치면 집에서는 나갈거예요.”

이번에 피부로 와닿는 건, 그릴 정도로 선명한 분노다.

“안돼. 허락할 수 없어. 넌 아직 보살핌이 필요해.”

단호하면서도 강인한, 고목같이 두터운 목소리다. 절로 사람을 이끌게 만드는 그런 울림이 서려있다.

아까와는 정반대로 나의 두 눈에서 동시에 불꽃이 튀어 오른다.

“저도 이제 성인이에요. 누가 돌봐줄 나이는 한참 전에 이미 지났다고요. 애초에 보살핌 따위 받은 적도 없지만.”

“왜 그러는지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네가 군대에 입대하기 전까진, 집에서 함께 지냈으면 좋겠다.”

“알고 계신다고요?”

나는 믿지 못할 말을 들은 사람처럼 다시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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