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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짝이 7명인데 다 저주 받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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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연
10화무료 10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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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타의 데뷔당트 날. 운명의 짝의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이 찾아오고 하나여야 할 운명의 짝의 이름이 문양을 알 수 없는 하나와 여섯 개 총 일곱 개가 새겨진다. 더군다나 새겨진 이름은 일반적인 붉은 빛 이름 대신 진줏빛의 이름이 새겨지게 되며 신성한 빛이 그녀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때 갑작스레 나타나 납치하듯 레니타를 데려간 카엘은 그녀의 몸에 새겨진 이름의 비밀을 안다며 자신에게 협력하라 말하는데…….

공모전 참여작#로맨스판타지#서양풍#성장물#소유욕/독점욕/질투#애잔물#달달물#계약관계#외유내강#마법사#왕족/귀족#능력녀#상처녀#계략남#능력남#후회남

#1


“아르벨 공작가의 레니타 아르벨 공녀님 입장하십니다.”

레니타 아르벨.

그 이름이 크게 울려 퍼진 순간 시간이라도 멈춘 듯 삽시간에 사위가 고요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모습을 드러내자, 수십의 시선이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레니타에게 쏠리며 이곳저곳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적응이 안 된단 말이지…….’

등장만으로도 연회장의 공기가 변했다.

푸른 보석을 닮은 그녀의 눈동자는 샹들리에의 불빛을 받아 더욱 영롱하게 빛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하얀 머리카락은 걸음에 따라 부드럽게 흔들렸다.

가만히 서 있어도 기품이 흘러나오는 그녀의 자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예술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역시 아르벨 가의 보석안은 두려울 정도로 아름답다니까요.”

“그래도 너무 가문의 상징색인 푸른색에 너무 집착하시는 거 아닌가요. 우습기 짝이 없네요.”

부채로 입가를 가리며 표정을 숨기려 애쓰는 표정이 가히 가관이었다.

입술을 꽉 깨문 것도 모자라 잔뜩 일그러뜨리고 있는 눈가까지.

질투심에 일그러진 얼굴은 제아무리 가려보아도 가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저 드레스. 마담 마가렛이 손수 반년 동안 공들인 작품이라 내세우던 것 아닌가요?”

“어머 그때 주인이 있다던 드레스군요!”

“얼마나 탐이 났었는데 공녀님의 드레스였다니…….”

수군거리는 영애들의 속삭임이 레니타의 귀를 파고들었다.

“드레스고 뭐고 전 너무 속상해요! 하필이면 공녀님과 함께 데뷔당트를 치르게 되다뇨!”

그들의 투정 섞인 목소리와 행동은 어린아이가 사탕을 빼앗겼을 때 부리는 심술.

‘타인의 질투는 때로 칭찬보다 더한 인정의 표시라고 했던가. 뭐 이 드레스가 예쁜 것도 사실이니까.’

딱 거기까지였다.

그녀를 거슬리게 하는 것은 자신이 아닌 가문과 가족에 대한 뒷말을 흘리는 작자들이었다.

더군다나 델 데르트를 주축으로 모여있는 무리의 시선과 대화는 더욱 노골적이었다.

몇몇은 샴페인 잔을 들고 있단 사실조차 잊은 것인지 그대로 멈췄다.

어떤 이들은 레니타와 눈이 마주치자 불편한 듯 재빨리 고개를 숙이기 일쑤였다.

레니타는 그 모든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표정 하나 흐트러짐 없이 우아하게 걸음을 내디뎠다.

연회장을 가로지르는 동안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매 걸음마다 완벽해야 해. 어머니가 항상 말씀하셨지. 사람들은 내 약점을 찾기 위해 항상 눈을 부릅뜨고 있다고.’

문뜩 든 생각에 그녀는 더 꼿꼿하게 허리를 세웠다.

그러던 와중 한 대화가 귓가를 어지럽혔다.

“공녀의 운명의 짝이 된다면 평생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을 거야. 아르벨 가문의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가질 수 있는 거라고!”

“난 그것보다는 아름다운 부인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게 더 좋을 것 같군.”

“아서라 그 망나니 공작의 데릴사위가 되느니 차라리 난 죽고 말겠어.”

벌써 운명의 짝이라도 된 양 저들끼리 키득거리는 모습이 우습기 그지없었다.

그대로 있다간 얼굴이 일그러질 것만 같았다.

‘후, 참자. 좋은 날인데 망칠 순 없잖아.’

작게 심호흡을 한 후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보았지만, 기분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떨어져 가는 끈이라도 잡는 게 이득 아니겠어?”

“푸핫.”

“……하.”

결국 참다못한 레니타가 그들에게 다가서려 한 순간이었다.

“레니타.”

너무나도 익숙한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뒤를 돌자 보이는 그의 모습에 레니타의 긴장이 탁, 풀렸다.

“저런 것들한테 신경 쓰지 마.”

레니타를 에스코트라도 하겠다는 듯 손을 내민 그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창백한 피부와 대비되어 도드라지는 밤하늘을 닮은 검은 머리카락과 눈동자.

거기에 살짝 내려간 눈꼬리까지.

갑자기 온몸에 긴장이 탁하고 풀리는 듯했다.

“너무 늦었어.”

장난스럽게 눈을 흘기며 리히트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그냥 늦은 것도 아니라 아주 늦었어.”

평소와 달리 긴장이라도 한 듯 그의 손은 예상보다 따뜻했다.

그 온기가 경직된 그녀의 손끝부터 서서히 퍼져나갔다.

“네가 있으니까 한결 편하네.”

작게 진심을 담아 속삭였다.

“이 지루한 연회에서 날 구해줄 기사님은 너밖에 없는걸.”

“기사에겐 아름다운 레이디가 필요한데 한 곡 함께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공녀님?”

때마침 부드러운 악기의 선율이 울려 퍼졌다.

자연스럽게 둘은 서로의 허리춤과 손을 부여잡으며 물 흐르듯 우아하게 춤을 선보였다.

마치 한 쌍처럼 매끄럽게 움직이는 둘의 모습에 주변 귀족들의 시선이 다시 한번 쏠렸다.

“……난 네가 내 운명이라는 걸 의심치 않아 레니타.”

“풋, 너무 성급한 거 아니야? 그래도 뭐 네가 운명의 상대라면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모르겠네.”

그 순간.

악기의 선율이 잦아들며 공간과 어울리지 않게 종이 울리는 청명한 소리가 연회장 전체를 가득 메웠다.

“시작인가 보네. 우리도 가까이 가자.”

하나같이 차려입은 사제들이 황제와 함께 연회장 중앙 홀로 입장했다.

종소리와 함께 현실로 돌아온 듯 레니타의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제 정말로 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뜻깊은 날이군.”

황제의 위엄있는 목소리가 연회장에 울려 퍼졌다.

“또 한 번, 운명의 순간을 보게 되어 기쁘군. 제국의 미래인 그대들의 운명이 발현하는 이 순간은 언제나 특별하지.”

그의 눈빛에는 은근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운명의 짝을 만나는 것은 단순한 허례허식을 넘어 영혼의 결합이며 제국의 번영을 위한 신성한 의무이기도 하다. 오늘 밤 이뤄질 모든 운명에 신의 축복이 함께하길.”

상상을 뛰어넘는 긴장감에 레니타는 숨 쉬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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