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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바라보는 죽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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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카롤리
1화무료 1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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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 따님이라는 학교 선배와 하숙생이란 명목으로 동거하게 되었다. 놀랍게도 선배 유설아 씨는 전날 꿈에서 품에 안겨 죽어가던 그 사람이었다.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전. 신입생 신감현은 우연히 그녀가 시한부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나타난 상태창이 선배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로 유도하는데... 신감현은 수수께끼의 동거인을 살려내고 비밀을 풀 수 있을까?

공모전 참여작#GL#캠퍼스#시스템/상태창#환생#애잔물#희생캐#사연캐#학생#복수#친구>연인#걸크러시#능력녀#상처녀#순정녀#쾌활발랄녀

001. 서(序), 꿈에서 본 사람



천장 아래는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붉은 피가 마룻바닥에 고이고 창호지와 모셔진 그림을 물들였다.

피의 주인 되는 두 사람은 바닥에 쓰러진 채였다.

금이 쩍 간 옥가락지가 여자의 찢겨나간 왼손 약지에 끼어있었다.

부러진 나무 비녀가 싹둑 끊긴 남자의 머리카락과 엉켜있었다.

그 풍경 한가운데에서 품에 안긴 여자의 떨림이 느껴졌다.

지나치게 가늘어서 애처로울 지경이었다.

눈을 맞추니 황금색 눈동자가 나를 슬프게 바라보았다.

꽤나 복잡한 눈빛이었다.

여자가 바싹 마른 입술을 빠끔거렸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진 않았다.

“아아.”

숨소리가 가득한 신음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감기기 직전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중 입술을 적신 방울은 없었다.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겠는 이걸 보고 있자니 슬퍼졌다.

그 순간 모든 풍경이 까맣게 암전되었다.

깜빡, 깜빡.

발갛게 달아오른 아침노을이 비어있던 시야를 가득 채웠다.

배갯잇이 눈물에 젖어있었다.

신감현은 그렇게 꿈에서 깨어났다.

“아오, 이게 뭔 개꿈이야…….”

비척비척 일어나니 이불이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벽걸이 시계는 7시 19분.

알람은 7시 20분에 맞춰놨었다.

“감현아! 엄마는 나간다! 밥 먹고 학교 가!”

“어엉.”

감현은 미약한 한숨을 쉬었다.

고등학교 졸업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니.

1교시 수업이 이렇게나 위력적이다.

‘엄마 친구 자식 알아서 어디다 쓰는데.’

뭐, 그건 오늘 저녁에 있을 일이니까.

감현은 휴대폰 알람을 미리 끄고 침대 밑에 낙오된 이불을 침대에 던져 올렸다.

교복을 꺼내놓고 화장실에 세수하러 갔다.

양치질하고 물기를 닦은 얼굴에 로션을 착착 발라주면 마무리.

‘오늘은 밥도 못 먹겠네.’

뭐 시간 촉박하니까 대충 먹었다 치도록 하자.

대충 던져놔서 좀 구겨진 후드티를 입었다.

이제 남은 건 문제의 머리카락 빗기.

반곱슬이라 허구한 날 엉키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서 영양제를 바르고 몇백 번은 빗어야 했다.

조만간 확 썰어버리던가 해야지.

아침 준비는 노트북 하나를 달랑 챙겨 드는 걸로 끝났다.

시간은 이제 8시.

감현은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


강의가 끝났을 때는 7시가 넘었을 때였다.

점심시간 제외 장장 9시간의 연속 강의.

교수님의 가혹한 시험 범위에 뺨 맞은 감현은 넋이 나가 있었다.

어떻게 안 넘어지고 집까지 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 거실 쪽에서 들리던 목소리가 뚝 끊겼다.

“오, 왔네요. 감현아, 가방 내려놓고 이리 와라.”

“네엥.”

거실로 종종히 나가니, 식탁 앞에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하나는 엄마, 그리고 하나는 낯선 사람.

식탁 위에는 잘 깎인 사과가 고이 올라가 있었다.

요새 사과 비싸던데.

감현은 재빨리 엄마 옆에 앉았다.

“인사해. 엄마 친구 딸이다.”

“안녕하세요?”

나긋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감현은 고개를 들자마자 눈을 깜빡거렸다.

여자, 그러니까 엄마 친구의 따님이란 사람이 생긋 웃었다.

“이야기 들었어요. ‘유설아’라고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감현의 입술이 톡 벌어졌다.

하지만 인사가 나오거나 하진 않았다.

“저기……?”

“네?”

“아, 안녕하세요!”

감현은 재빨리 고개를 푹 숙여 인사했다.

“앉아라. 이왕 이렇게 된 거 너도 같이 들으렴. 할 이야기가 많아서 말이야.”

엄마가 포크 하나와 커피 한 잔을 더 가져왔다.

듣자 하니, 과연 중대 사항이 맞았다.

아빠의 출장은 11월에 끝난다.

그리고 곧 엄마도 꽤 오래 출장을 가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제 갓 고등학교 졸업한 애를 이렇게 큰 집에 혼자 방치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양친이 자리를 비운 동안 학업과 일상을 봐줄 사람이 필요했다.

한 줄 요약하자면 하숙생.

집에 사람이 한 명쯤 더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셨으니 데려오셨겠지.

감현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영 마뜩잖았다.

아무리 그래도 생전 본 적 없는 남의 집 자식에게 자식과 집을 홀랑 내어주는 것이 맞나?

그때 엄마가 포크로 사과를 콕 찍었다.

“사실 저희도 고민이 많았어요. 주변 친척에게 맡길까, 하고.”

그리고 그걸 감현의 손에 쥐여주었다.

“같은 학교 선배라고 했죠? 가정부님도 계시니까 편하게 지내요.”

“그런가요……?”

엄마 친구 따님, 그러니까 설아 씨는 고개를 갸웃했다.

쉽게 납득 안 갈 만한 건이긴 하다.

감현은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앞으로 동고동락할 사람을 보았다.

덕분에 말끄럼한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부드럽고도 날렵하게 뻗은 눈매를 모자처럼 얹은 황금빛 눈동자.

그건 꼭 이쪽을 집요하게 해부하고 캐내어 묻는 것 같았다.

가뜩이나 생긴 것도…….

‘아.’

머리카락을 틀어 올린 은비녀가 반짝거렸다.

본 적이 있는 물건이었다.

감현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특별히 지켜야 할 규칙이 있을까요?”

“음, 애가 전교 회장도 하고 학교생활도 잘했어요. 그런데 아침잠이 워낙 많아서. 기껏 등록금도 냈는데 꼬박꼬박 다녀야지요.”

“그래요? 그럼, 상의 좀 해서 제가 아침에 깨워서 나갈게요. 다른 건요?”

“음, 일단 그 정도로 할까요.”

“차차 알아가면 또 필요한 게 생길 수도 있겠네요.”

그 이야기 덕분에 감현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왜 당사자를 뻔히 옆에 두고 저렇게 말하는 거지.

“제 의사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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