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이 이야기는 신세계라는 게임속에 떨어진 내가 클리어 불가능한 게임을 클리어하는 이야기다. 잘 봐라. 내가 앞으로 어떻게 이 세계를 개척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모조리 독식하는지.
개척력 1년 10월 4일.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춘분의 시기.
나는 온갖 마물이 득실대는 신대륙에 고립되어 버렸다.
“이거 완전 낭패네….”
지원군은 없다.
돌아갈 방법도 없었다.
날 미끼로 쓰고 모두 도망쳐 버렸으니까.
[최종 목표 <신대륙을 모두 개척>]
하지만 내가 수도 없이 클리어 해본 게임 속이었다.
“그래도 이쪽이 오히려 할만하지.”
날 이 세계에 쳐 집어넣은 놈.
그리고 날 버리고 토낀 망할 녀석들.
잘 봐라.
내가 앞으로 어떻게 이 세계를 개척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모조리 독식하는지.
* * *
[당신은 『신세계』의 플레이어가 되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보인 문구였다.
“여긴 어디지.”
자취방에서 꿀잠 자고 일어났더니 완전히 다른 세상에 놓여 있었다.
온통 목조로 이루어진 공간.
때때로 이질적인 진동이 느껴지는 장소.
눈앞에는 괴팍한 얼굴을 한 중년 남성이 날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아델 가든, 어서 준비해라!”
‘아델 가든…?’
이국적인 이름으로 날 불렀다.
혹시나 하여 고개를 돌려봤으나, 이 공간에는 나와 그 뿐이었다.
“저, 저요?”
“이 자식이 낮술을 먹었나!”
“……?”
“곧 있으면 배가 신대륙에 정박할 테니! 준비하란 말이다!”
“신대륙이라니….”
이해할 수 없는 말 뿐이었다.
“쯧, 얼빠진 자식.”
중년은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찼다.
이윽고 방 너머로 보이는 좁은 복도를 걸었다.
이후 옆방에 대고 똑같이 소리친다.
어서 준비하라고, 곧 있으면 신대륙에 도착한다고.
도저히 뭔 상황인지 모르겠다.
2평 남짓한 방에 홀로 남은 나는 조심스럽게 볼을 꼬집었다.
“아….”
아팠다.
현실이었다.
꿈은 아닌 것 같으니 어제 있었던 일을 되새겨 봤다.
인생에 다시 없을 끝내주는 유럽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한다는 것이.
‘신세계라는 게임이었지….’
누구는 친구 만나서 여행을 주제로 수다를 떨 거고, 누구는 찍어온 사진을 앨범에 차곡차곡 정리할 거다.
나는 이 게임을 하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온갖 판타지 요소가 가득한 신대륙을 개척하는 게임.
나는 게임과 커뮤질을 동시에 할 만큼 경지에 오른 고인물이었고, 평소와 다름 없이 게임을 즐기며 커뮤니티 공략글에 뒤늦게 답을 달아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G b y라는 유저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God bless you의 준말.
초보 유저에게 시비를 털고 다니기로 유명한 악질 커뮤충.
초보 유저만 골려 먹던 그가 커뮤니티 주인장인 내게 직접 물은 것.
- (G b y) 야 주딱아 생존자 모드 깰 수 있을 것 같냐?
여기서 주딱은 날 칭하는 용어였다.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
적어도 슬슬 상황이 왜 요 지경이 됐는지 납득이 가기 시작했다.
신세계에는 두 가지의 게임 모드가 있는데 하나는 대륙을 개척하는 개척자 모드고.
다른 하나는 고인물을 위한 『생존자 모드』였다.
G b y는 내게 지랄맞은 난이도를 가진 생존자 모드를 클리어할 수 있냐 물어본 것.
나보다 다른 이들이 더 열내며 이미 답을 해뒀다.
- (ㅄ겜) ㅈㄹㄴㄴ 이거 절대 못 깬다
- (빨포 소믈리에) 깰 수 있으면 진작에 깬 사람 나왔지 ㅋㅋㅋㅋ
- (개맛@감자도리) 근데 우리 주딱이는 ㄹㅇ 가능할 수도
└ ㅇㅈ 주인장 평소 답변하는 클라스 보면 겜으로 논문 써도 될 수준임
커뮤니티에 자주 보이던 고인물이었다.
저들의 말대로 이건 생존 일수로 경쟁하는 모드지, 클리어하라 만든 모드가 아니었다.
나는 그것에 호기롭게 답했다.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G b y) - 그럼 직접 해봐 클리어 가능한지.
이후의 상황이 이거였다.
띠링!
[당신에게 『생존자의 규칙』이 부여됩니다.]
[모든 범법 행위에 있어 처우가 관대해집니다]
[인근에 있는 종족들이 항상 당신을 주시합니다]
[생존 일차에 따라 레벨이 올라갑니다]
[생존 일차에 따라 정해진 보상을 얻습니다]
“지랄…!”
게임 속에 빙의 되어 있었고 생존자 모드로 강제 시작되어 버린 거다.
생각이 과거를 거슬러서 결국 현재에 닿았다.
허나 과거를 후회하기에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들이 많았다.
다시금 주변 환경을 느껴봤다.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엉덩이를 타고 흐르는 미묘한 진동은 바람에 흔들리는 기체의 진동이었다.
“막아야 해….”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곳이 지금 신대륙으로 향하는 비공정이라면 막아야 한다.
고인물도 10일 이상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지랄난 모드란 말이다…!
고민하기 전에 시도한다.
내 신조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복도로 나와 무작정 걸었다.
“아델 가든, 어딜 가는 거냐!”
괴팍한 중년 남자랑 다시 마주쳤다.
그는 날 위아래로 훑어보곤 혀를 찼다.
“돌아가라! 아직 조타실에서 지시가 나오지 않으니.”
그렇구나.
조타실에서 배를 돌려버리고 강제로 점거해버리면.
‘신대륙으로 가는 걸 막을 수 있을지도.’
해볼만 하다.
“어! 저, 저기!”
나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등 뒤를 가리켰고.
“무, 뭐냐!”
그가 고개를 돌린 즉시.
“흐압!”
“으억!”
나는 괴팍한 중년 남성을 밀치며 눈앞에 쭉 펼쳐진 복도를 마구 뛰었다.
“크윽! 이 자식이!”
증기를 뿜어대는 엔진실이며 선실이며 이곳저곳을 헤집었다.
빛이 스며들고 있는 계단이 보였다.
“허억…! 허억…!”
그것을 밟고 오르니.
화악!
후우우웅!
구름보다 살짝 낮은 고도에서 세상이 내려다보였다.
바람에 옷과 머리칼이 미친 듯이 춤을 췄고 구름은 하늘에 흐르는 강처럼 풍부했다.
“…….”
그리고 저 멀리 지평선과 내륙이 보였다.
그것을 확인한 나는 비로소 주변 상공을 살폈다.
다른 배들은 보이지 않았다.
“왜 이거 하나야?”
수십 척에 가까운 비공정이 주위에 함께 있어야 하는 데 없다.
2025.10.11 00:19
2025.10.1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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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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