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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속 쌍둥이 악역이 집착해서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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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햄스터
10화무료 10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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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속 뱁새 수인으로 빙의했다. 여자주인공을 괴롭히다가 쌍둥이 악역에게 살해 당할 악녀로! 이왕 이렇게 된 거 원작 주인공들과 엮이지 않고 금수저 라이프를 즐기기로 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질린 거야?” “평생 책임져 주겠다며.” 원작에서는 여자주인공에게 집착해야 할 쌍둥이 악역이 나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공모전 참여작#로맨스판타지#무협#천마#집착남#계략남#능력남#빙의#철벽녀

‘나는 분명 어제 푹신한 침대에서 잠들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헛것을 보고 있는 모양이다.

 

그게 아니라면 내 앞과 아래에 산처럼 쌓여 있는 이 나뭇가지들을 설명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요즘 야근이 잦긴 했지.’

 

회사에서 요즘 심혈을 기울여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이런 헛꿈도 꿔 보는구나.

 

아마 몇 분 후면 휴대폰의 알람이 시끄럽게 울릴 테고, 그렇게 된다면 분명 꿈에서 깰 터였다.


평소의 내가 잠귀가 밝은 편이었으니, 그 정도는 가볍게 예상할 수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한가로움을 조금 더 즐기자고 결심하며 눈을 살짝 감았다.

 

그러자, 남자의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생했습니다, 부인.”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자 하얀 머리카락에 검은색 눈동자를 가진 미남이 여자를 품에 끌어안은 채 미소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기 괜히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숙였다.

 

‘근데…… 나는 언제 깨어나는 거지?’

 

지금보다 더 늦게 일어난다면 분명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하고 버스를 타야 할 텐데…….

 

답답함에 목소리를 내려 한 그 순간.

 

“삐약!”

 

……응?

 

삐약?

 

내가 당황한 것도 잠시, 내 앞에 서 있는 남자가 나를 바라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딸이 아주 건강하네요.”

“그러게요. 아, 이름을 지어 줘야 할 텐데…….”

 

그가 입을 열자, 그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자가 남자의 팔짱을 끼며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딸? 이름?

 

나도 이름이 있는데, 하고 말하려고 했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은 삐약거리는 새의 울음소리였다.

 

남자는 내 울음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나를 안아 들었다.

 

당황하면서 팔다리를 버둥거린 그 때.

 

푸드덕-.

 

나는 그때가 되어서야 내가 새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딸 이름은 혜윤이 어때요?”

 

그리고 내가 무협 소설 속 여자주인공을 괴롭히다가 쌍둥이 악당에게 살해당할 악녀, 명혜윤에 빙의했다는 사실도 말이다.

 

***

 

명혜윤.

 

무협지 소설 속 봉황 수인인 여주의 방계 가문인 뱁새 수인 가문의 장녀.

 

……인 동시에.

 

자신과 약혼할 뻔한 남자주인공을 지독하게 짝사랑해서 겁도 없이 여자주인공을 괴롭혔다가, 소설 중반부에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 악역 엑스트라.

 

‘……라고 서술되어 있지만.’

 

그건 여자주인공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었고, 진실은 조금 많이 달랐다.

 

뱁새 가문에서 명혜윤의 몸종으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봉황 가문에 구출된 쌍둥이 형제.

 

쌍둥이 형제는 여자주인공의 도움으로 검술도 배우고 무공도 배우게 되었다.

 

그들의 이름은 천우현, 천유현.

 

이름마저 비슷한 이 두 명이 여자주인공의 선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만 등장하는 단역이었다면 명혜윤은 죽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둘은 미래에 소설 속 악당으로 무럭무럭 자랄 예정이지.’

 

심지어 무협 세계관 속 최강자라고 불리는 한 명인 천마와 혈마로 말이다!

 

그리고 천마와 혈마가 된 천우현과 천유현이 명혜윤을 가만히 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그렇게 명혜윤은 사망하게 된다.

 

쥐도 새도 모르게.

 

‘안돼!’

 

내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자, 솜털 같은 하얀 색의 머리카락이 기분 좋게 손바닥을 간질거렸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드디어 돈 많은 금수저 백수의 삶을 이뤄냈는데……!’

 

내 돈이 아니라 명혜윤의 부모님 돈이고, 아기니까 일을 할 수 없으니 백수인 게 당연하긴 하지만.

 

어쨌든 돈 많은 금수저 백수는 맞다는 이야기잖아?

 

근데…….

 

‘곧 살해당할 예정이면 돈이고 뭐고 다 무슨 소용이야!’

 

억울함에 눈물이 펑펑,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목청을 높여서 운 것은 덤이었다.

 

“삐약, 삐약!”


……하지만 이 와중에도 으아앙, 같은 사람의 울음 소리가 아닌, 삐약거리는 새의 울음소리가 나온 건, 조금 짜증나는 점이긴 했다.

 

내가 울음소리를 내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유모가 깜짝 놀라면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고, 아가씨!”

 

유모는 나를 품에 안은 채 토닥였다.

 

와이파이나 전자기기가 없는 이 세계에서도 육아의 고수는 있는 모양 인지…….

 

펑펑 울었던 게 민망하게도 잠이 쏟아졌다.

 

‘아기가 하는 게 잠자기와 밥 먹기밖에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

 

그걸 뱁새 수인으로 다시 태어난 지금 느끼고 있다니.

 

역시 인생, 아니 뱁생은 어떻게 될지 한치 예측도 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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