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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둘째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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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229화무료 25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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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순정만화처럼 맑고 깨끗한 소설이다. 현대인들의 메마른 가슴에 사랑의 비를 흠뻑 내려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너무 귀엽고 너무 따뜻한 심성을 가지고 있어서 모두가 아가씨라고 부르는 22세의 여주 조유진. 8년차 프로야구 선수지만 무명의 설움을 견디면서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던 이강호. 두 사람이 강화도 바닷가에서 만나 알콩달콩 사랑을 엮어 간다.

#현대판타지#천재#운동선수#개그물#사이다물

1. 나무 위의 여자


이강호가 지하철역에서 나와 잠실야구장으로 향하는데 길 옆 병원 정원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이지?’

강호는 호기심이 일어났다. 오래된 병원의 현관 앞에 있는 정원이었다. 병원의 붉은 벽돌에 이끼가 타고 올라가 있다. 정원도 색색의 꽃들이 피어 있어 보기에 좋다.

그곳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들어 웅성거리고 있었다. 환자들도 있고 일반인들도 있었다.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도 보였다.

강호는 의아하여 병원 정문으로 들어갔다. 야구장에서 연습을 하려면 아직 시간이 있다. 잠깐 구경을 해도 지장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나무를 쳐다보고 있었다. 수령 수백 년은 되었음직한 거목이다. 강호도 덩달아 나무를 쳐다보았다.

‘헐!’

강호는 깜짝 놀랐다. 나무 꼭대기에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올라가 앉아 있었다. 나무가 너무 높아서 사람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저기는 왜 올라갔대? 환자 아니야?”

“별일이네. 저기를 어떻게 올라갔냐? 세상이 어수선하니 별일 다 있어.”

사람들이 나무를 쳐다보면서 웅성거렸다. 나무는 얼추 20m쯤 되어 보였다. 홍송(紅松)이라고 부르는 나무였다. 까치가 좋아한다고 하여 까지 작(鵲)자를 써서 작나무(잣나무)라고도 부르고 줄기가 붉어 홍송이라고도 불렀다.

빌딩 못지않게 높은 나무였다. 그 나무 꼭대기에 환자복을 입은 젊은 여자가 올라가 앉아 있었다.

떨어질까 봐 겁이 났다.

아슬아슬해 보인다.

나무가 높아서 떨어지면 박살이 나고, 피투성이가 될 것이다.

“아이고, 어지러워라. 쳐다만 봐도 어지러운데 저기서 뭘하는 거야?”

50대의 뚱뚱한 여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환자는 까마득하게 높은 나무에 올라가 앉아 있다.

뚱뚱한 여자의 말대로 어지러워 보인다.

대체 저기는 왜 올라갔을까. 저기는 어떻게 올라갔을까.

강호는 신기하여 한참 동안 구경을 했다.

나무에 있는 여자는 심심할 때는 음식을 먹고, 할 일이 없을 때는 노래를 불렀다.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나무 위의 여자가 부르는 노래는 트로트다.

소위 뽕짝을 간드러지게 부른다. 그런데 어떻게 여자가 나무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지?

정신줄이 온전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이 모두 나무 위를 쳐다보고 웃는다.


삼학도 등대 아래 갈매기 우는

그리운 내 고향 목포는 항구다.


콧소리가 감미롭다. 어쩌면 저렇게 트로트를 구성지게 잘 부르냐. 노래를 온전하게 부르는 것을 보면 정신이 이상한 것 같지는 않다.

강호는 야구장으로 가야 했으나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목소리는 20대 초반이다.

젊은 여자가 아이돌 노래도 아니고 트로트를 불러 더욱 신기했다.

“아유! 아가씨 때문에 내가 미치고 팔딱 뛰겠네.”

한 여자가 발을 동동 굴렀다.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면서 웃었다.

“119 불러야 되는 거 아니야? 저러다가 떨어지면 어떻게 해?”

60대 남자가 혀를 찼다.

“정신병동 환자인가? 환자가 왜 나무에 올라가?”

“이 사람들이! 누구 열불 나서 죽는 거 보려고 이래요? 할일들 없으면 집에 가서 발 닦고 잠이나 자요!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고…….”

여자가 사람들에게 악을 썼다. 사람들이 피식거리고 웃으면서 눈을 흘겼다. 웬 참견이냐는 표정이고 니가 뭔데라는 표정이다. 강호가 힐끗 쳐다보자 까칠해 보였다. 안경까지 써서 도도해 보인다.

“이미란씨, 회장님께서 아무 지시 없어요? 벌써 몇 시간째입니까?”

병원의 의사로 보이는 사람이 물었다. 그는 40대의 남자로 하얀 가운을 입고 있었다. 가운에 의사 진영천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었다.

“그냥 두래요. 배고프면 내려올 거라고.”

“회장님도 대단하시네. 하기야 배고프면 내려오겠지.”

“아이고 음식하고 물까지 싸가지고 올라갔어요. 배가 고프기는…….”

“예? 그럼 안 내려오겠네.”

의사가 울상을 지었다. 그때 사람들을 헤치고 정복을 입은 경찰관 두 명이 어슬렁거리고 나타났다.

“무슨 일입니까?”

“보면 몰라요? 우리 아가씨가 나무에 올라갔잖아요?”

이미란이라는 여자가 신경질을 부렸다. 아가씨란다. 아가씨면 시집을 가지 않은 젊은 여자를 말한다.

“아가씨요?”

“거산그룹 회장 따님이요. 이 병원 주인이고요.”

“예?”

“작년에 호텔 몇 개와 병원을 상속받았어요.”

이미란의 말에 사람들이 은근히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헐! 부자 아가씨가 나무에 올라가서 뭘하는 겁니까?”

“퇴원시켜 달라고 투쟁하는 거예요.”

강호는 나무를 쳐다보았다. 상황은 간단했다. 병원에 입원한 부잣집 딸이 퇴원시켜 달라고 나무에 올라간 것이다. 그러고 보니 황당하다. 살다가 보니 별 일이 다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올라갔습니까?”

강호가 묻고 싶은 것을 경찰관이 물었다. 사람들이 모두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 아가씨가 나무를 잘 타요.”

“그럼 위험하지는 않은 거죠?”

여자가 나무를 잘 탄다는 말이 신기했다.

“예. 위험하지는 않죠. 나무타기 선수니까.”

“댁은 누구요? 이름이 어떻게 돼요?”

“이미란이요. 아가씨, 개인비서예요.”

“저렇게 나무에 올라가 있으면 안 되는데…….”

경찰관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돌아갔다.

강호는 여자가 금수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비서씩이나 두고 있다니.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같다.

‘거산그룹 회장 딸… 호텔 몇 개와 병원을 상속… 젊은 나이에 팔자가 늘어졌구나. 그러니 정신줄이 가출을 하지.’

강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재벌의 딸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지만 젊은 여자가 까마득히 높은 나무에 올라가 있는 것이 더욱 신기했다.

제정신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 * *


나무 위에서 내려다보자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작아 보였다. 경찰이 왔으나 그냥 돌아갔고 119는 부르지 않았다.

‘후후. 아빠나 이미란이 꽉 막힌 사람들은 아니니까.’

아버지 조인행을 생각하자 한숨이 나왔다. 아버지를 괴롭힐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떻게 하냐? 죽을 날이 1년도 안 남았다는데…….’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 짧으면 6개월이고 길어야 1년밖에 못 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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