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두명의 초능력자가 두 일반인을 데리고 내기를 진행한다. . "다 알고있었어. 난 파멸을 원했고 갈망했기에 아무 말도 안한거야." "내가 왜 내기를 시작했는지 넌 모를거야. 난 세상의 최고가 될거거든." "이번에는 이겨서 네 코를 납작하게 만들거야." "난 평화로운 일상을 원했을 뿐이야. 내가 밝았던 이유는 너를 밝혀주기 위해서였어." "그만하고싶어." "웃기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 그 열을 식혀줄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시원했던 바람은 점점 날카로운 추위로 바뀌었고 그 추위의 칼날은 우리에게 시련으로 다가올지 성장의 발판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뉴스입니다. 갑작스럽게 변하고 있는 날씨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 초능력자 시안과 채운의 내기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초능력 전문가들은 계절의 변화와 최근의 정황을 근거로 “내기의 시즌이 돌아왔다"고 밝혔는데요, 매 계절마다 반복되는 이 내기에 시민들은 불안과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갑작스러운 환각이나 환청, 발열, 구토, 이상행동, 혹은 몸에 이상한 표식이 나타날 경우, 즉시 가까운 초능력 연구소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아침마다 습관처럼 틀어두는 뉴스에서는 어김없이 초능력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안 그래도 뉴스는 초능력자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내기에 관련된 보도는 내가 태어난 해부터 매 계절마다 되풀이되어 왔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그 멘트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따라 부를 정도가 되었다.
뉴스에서 말하듯, 매 계절마다 초능력자들 중에서도 TOP3에 속하는 채운과 시안이 또다시 '내기'를 시작할 것인가 보다.
일반인 두 명을 선택해, 자신이 맡은 사람은 지키고 다른 한 사람은 죽이는 그야말로 사이코 같은 규칙의 게임을.
이 끔찍한 게임이 시작된 건 내가 태어난 해부터, 즉 벌써 19년째인 지금까지도 그들의 쾌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법으로 금지하지 않냐고? 불가능하다.
초능력자들은 이미 자신의 능력을 발판 삼아 국가의 정상 자리에 올라섰다. 그중에서도 TOP3, 이로와 채운, 시안의 권력은 막강하다. 단 한 명만으로도 막대한 힘을 가진 이들이 셋이서 함께 그 게임을 즐기고 있으니, 그들을 제지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번 희생자는 또 누구려나...'
이런 생각들을 하며 차가운 공기를 뚫고 학교에 도착하면 무채색이던 내 하루에 색조를 띄우게 해줄 사람이 있기에 오늘도 추위를 이겨내 본다.
의자에 앉아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틀고 3번째 노래가 끝나갈 때쯤이면 어김없이 너는 같은 시간에 온다.
"쾅!"
"헉..허억...와... 1분 남기고 세이프!"
"와~ 김아라 넌 어떻게 매일 1분 차이로 세이프 하냐? 그것도 능력인 듯;;"
"이게 나야~ 하람이 안녕!"
"응... 안녕..!"
김아라.
소꿉친구이자 짝꿍인 밝고 명랑한 아이이다.
어렸을때부터 소심한 나를 위해 나서준 하나뿐인 친구.
이번 겨울에는 아라가 좋아하는 눈을 맞으며 꼭 고백할 것이다.
널 좋아한다고.
.
방 전체가 어두운 분위기를 풍겨 고풍스러우면서도 위험한 느낌을 주는 사무실 안에서 통화 연결음이 퍼진다.
세 번의 연결음 후 누군가 받았는지 시안은 빠르게 자신의 말을 해나갔다.
"네, 안녕하세요. 저 시안입니다. 진짜 있더라고요? 버려진 그 연구소. 그런데 이걸 왜 저한테 알려주시는 거죠? 뭐 저야 정보도 많이 얻고 좋지만. 저희가 그렇게 긴밀한 사이였나 해서요."
날카로우면서 차가운 말투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부드럽게 상황을 피해 갔다.
"전 시안님과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이거 참 슬프네요. 그렇다면 그건 제가 시안님과 친해지기 위해 드린 뇌물이라고 생각하시죠. 그럼 제가 바빠서 이만."
“뚜. 뚜. 뚜-"
그의 심리전을 수도 없이 봐왔지만, 여전히 알 수 없다.
그 말 한마디에 숨은 의도, 그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분명 스스로는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항상 확신이 서질 않는다.
"하... 이 늙은이가 또 뭘 꾸미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래도 좋은 자료는 많이 얻었어. 산, 이 자료 말고 뭐가 더 있는지 알아봐."
"네 알겠습니다. 아, 지금 채운님이 기다리고 있다 합니다."
"들어오라 해."
이채운, 염력과 1~10초 사이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로 시안과 오랫동안 내기를 진행하고 있는 자이다.
"오랜만이네? 뭔 서류가 그렇게 많아~? 또 나 몰래 뭐 하는 건가?"
"신경끄지? 언제부터 나한테 관심이 있었다고. 본론만 말해."
"날도 추워졌는데 이제 우리 내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해서~"
"아, 그거? 마침 나도 말하려 했어."
포커페이스임에도 그의 얼굴에서 미세하게 섬뜩한 미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봐두던 애들이 있어서 말이야~ 저번에도 내가 이겼던 것 같은데... 이정도 보상은 챙겨도 되겠지?"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네 마음대로 해. 이번에는 무조건 널 이길 거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의 냉담한 말에도 시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르지 않겠어?"
"넌 네가 항상 타인의 머리 위에 있다 생각하지? 너의 그 오만함이 언젠간 너를 붙잡을 거야. 아, 그걸 알려면 너도 다시 태어나는게 빠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지는 날은 없어. 요즘은 안 바쁜가 봐? 이런 잡담도 하고."
"안 그래도 갈 거였어. 이번 대상이나 똑바로 보내놔. 간다."
"이미 보내놨는데 어쩌지? 이번에도 나보다 늦었네?"
채운은 시안에게 살기를 내보내며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재수 없는 놈"
"쾅"
얼어붙은 분위기에서 말을 꺼내는 건 몇 번이 됐던 적응되지 않는 일었다.
"시안님, 내기는 이제 그만하시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시민들 반응이 매우 안 좋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몇몇 초능력자들도 이제 반기를 들기 시작했고요."
"괜찮아. 어차피 이번 일만 잘 끝나면 이따위 내기도 끝이야."
2025.11.1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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