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0 '그게 누구라도 상관없으니깐 나의 이런 상황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수면 아래,
네가 만들어 놓은 억지 속에서
억압, 조종을 당하며 희생 돼야 하는 걸까?
......
'난 예전에도 여기에서 이렇게 너에게...'
......
주변이 점점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했다.
......
'난 이제 죽는 건가?'
......
'그게 누구라도 상관없으니깐
나의 이런 상황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
차원을 넘어 날 부른 너에게로...
......
눈을 뜨자 주변은 새까맣고 조용하다.
'여기는 어디지?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주변을 더듬더듬거리면서
조심스레 앞을 향해 나아갔다.
......
난 한참 동안 앞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나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끝없는 어둠과 고요함.
그것만이 내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난 지쳐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 걸까?
뭔가 살짝 떠오를 듯 말 듯 희미한데
그게 뭔진 도통 모르겠다.
'이게 무슨 소리지?'
주변에서 갑자기 종소리 같은 게 들리기 시작했다.
난 주위를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종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한 걸음, 두 걸음 천천히 나아갔다.
종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점점 더 커져갔다.
저 너머로 작고 빛나는 점이 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저게 뭐지, 혹시 통로인가?'
난 그런 기대감과 함께 망설임 없이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빛이 가까워지자 순간 강렬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
난 눈을 뜨고 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주변이 온통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종소리는 더는 울리지 않았다.
'여긴 또 어디지?'
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까의 배경과는 대조적이지만 허한 것은 똑같았다.
'저건 뭐지?'
저 너머로 뭔가 내 쪽을 향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
검은색 머리카락.
검은색 수염.
검은색 눈썹.
검은색 눈동자.
작고 갸름한 얼굴.
의상 : 흰색이다. 허름하다.
지팡이 : 갈색이다. 꽈리를 튼 금빛 뱀 두 마리, 금빛 날개 장식이 매달려 있다.
머리카락은 복슬복슬하다.
기장은 가슴 아래까지 내려간다.
수염도 길다.
눈썹은 진하다.
눈은 크다.
코도 크다.
덩치도 크다.
피부는 하얗다.
중년쯤 돼 보이는 착하고 순한 인상의 사내다.
......
"안녕, 잭.
이렇게 직접 보는 건 또 처음이구나."
그는 내 앞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사람은 누구지?
내가 아는 사람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누구였더라...'
난 그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네가 날 기억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려나?
실제로 우리가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니깐 말이다."
그는 잠시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아선
눈높이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도 많이 당혹스럽겠지.
하지만 이것 하나 만은 알아두거라.
난 네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줄곧 지켜보고 있었단다.
난 네 편이야.
잭, 믿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한다.
지금 이 세상은 많이 위험하단다.
악인들이 여기저기에서 알게 모르게 활보하며 판을 치고 있어.
그들은 주변의 안 좋은 기운을 먹고 자라나지.
슬픔 속에서 절망하고 좌절하고 고통받는 그런 부정적인 감정 말이다.
이대로 뒀다가는 이 세계의 질서는 언젠가 무너져 내리고 말 거야.
또한 그로 인해 이 세상은 파멸해 버리고 말 거란다.
그래서 네게 부탁을 하나 하려고 이곳으로 불렀다."
'부탁?
난 사내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잭, 이 세상을 구해주지 않겠니?"
'이게 무슨 소리지?'
난 고개를 갸우뚱한 상태로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여기는 어디죠?
제가 지금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건 왜 그런 거죠?
세상을 구하라니 그런 걸 제가 어떻게 해요?"
"얘야 네 기분 잘 안다.
많이 낯설고 두렵겠지.
하지만 지금 당장 뭘 어떻게 하란 말은 아니야.
다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렇다.
이 세상 모든 건 저마다 정해진 역할이 있다는 것.
그리고 알게 모르게 그 배역에 충실한 채 지낸다는 것."
그가 내 양쪽 어깨를 붙잡았다.
"모르겠어요..."
난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그럴지 몰라도 앞으로 하나, 둘씩 알아가게 될 거란다.
잭, 안타깝게도 이건 너 밖에 할 수 없는 일이야..."
그의 몸이 점점 희미해져 갔다.
"앞으로의 네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언젠가 다가올지도 몰라.
하지만 그럴 때마다 네가 무엇인지 기억하거라.
그리고 잊지 말거라.
네 곁에는 항상 내가 있다는 것을...
난 네 편이라는 것을...
네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운명이 널 이끌어 줄 거란다."
그 얘기를 끝으로 눈이 스르르 감겼다.
......
'난 이곳에 와본 적 있는 것 같다.'
......
난 눈을 떴다.
주변이 어두컴컴하다.
한편 주위에선 시끄러운 소리도 들린다.
'여기는 어디지?'
난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
어두운 골목.
쓰레기통.
흙길.
......
난 지금 벽을 등진 상태로 땅바닥에 주저앉아있다.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나서 엉덩이를 몇 번 털었다.
난 소리가 들린 곳으로 향했다.
......
주변
간판 : 빨간색이다.
천막 : 빨간색이다.
글씨 : 뭐라고 적혀있다. 알아볼 순 없었다.
사람 : 뭔가를 사거나 흥정하거나 말싸움을 하고 있다.
이곳은 거의 먹거리 위주로 구성돼 있다.
......
"싸요, 싸.
싸게 팝니다!"
상인들이 저마다 호객행위를 하며 소리치고 있다.
이곳은 아무래도 시장인 것 같다.
다만 여기서 궁금한 건 이렇다.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 걸까?'
한편 내가 어째서 낯선 골목 땅바닥에 앉아 있었던 건지.
그것도 의문이다.
또한 이곳에 와본 적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잠깐 무슨 꿈을 꿨던 것 같은데?'
그게 뭔지는 희미하다.
그리고 지금 배도 고프다.
'뭐 없나?'
난 잠시 주머니를 뒤적였다.
하지만 주머니 속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난 이곳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이곳엔 먹거리가 정말 많아서 그렇다.
그것도 하필 다 먹거리뿐이다.
'배고프다...'
난 굶주린 배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
길을 따라 앞으로 쭉 나아가니 어떤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
주변
바닥 : 벽돌로 돼 있다. 동그랗다.
대자보 : 크다. 직사각형이다. 짙은 녹색 배경이다.
종이 : 대자보 여기저기에 붙어있다.
식물 : 여기저기에 심어져 있다.
표지판 : 나무로 돼 있다. 현재 동, 서, 남, 북 네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
이곳은 광장 같다.
사람들이 북적인다.
2026.03.22 10:14
2026.03.19 11:58
2026.03.18 17:19
2026.03.17 12:38
2026.03.17 12:30
2026.03.14 18:18
2026.03.13 17:10
2026.03.12 08:38
2026.03.11 17:05
2026.03.10 08:36
댓글을 달 수 없는 작품이에요.
뷰컴즈 주식회사
대표 : 김학성 | 전화 : 1811-8389 | 이메일 : help@gling.co.kr
사업자 등록번호 : 492-88-01088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2-서울영등포-1768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171, 13층 13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