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피어난 사랑
신중한 사냥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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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재 | 글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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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달빛 아래에서 처음 마주하게 된 노비 여주와 양반 남주의 금지된 사랑 이야기 조선시대 양반 중심의 신분제 사회에서 양반 가문의 후계자인 남주와 양반 집안의 노비로 태어난 여주는 신분의 벽으로 인해 절대 만날 수 없는 사이다. 그러나 달빛이 내려앉은 밤, 우연한 기회에 두 사람은 처음 만나게 되고, 신분을 초월한 순수한 감정으로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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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소음이 잦아든 깊은 밤, 산 중턱은 오직 서늘한 달빛만이 주인인 양 고요히 가라앉아 있었다.

열여덟, 꽃처럼 피어나야 할 나이임에도 여주의 손등에는 고된 노비 생활의 흔적인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낮 동안 짊어졌던 고단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면, 그녀는 아무도 찾지 않는 이곳에 올라와 멍하니 하늘을 우러러보곤 했다.

서릿발처럼 하얀 달빛이 여주의 갸름한 얼굴 위로 쏟아졌다. 흙먼지 묻은 낡은 저고리조차 가릴 수 없는 그녀의 청초한 미모가 은은한 달빛 아래서 더욱 애처롭게 빛났다.

"달님은 참 좋으시겠습니다. 저 높은 곳에서 온 세상을 다 굽어보시니 말이어요."

여주는 작게 읊조리며 마른 입술을 달랬다. 비참한 현실 속에서 그녀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빛을 나누어 주는 저 차가운 달뿐이었다. 눈가에 맺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려 턱 끝에서 보석처럼 반짝였다.

그저 이렇게 잠시라도 숨을 쉬고 싶었다. 이 고요가 영원하기를, 혹은 내일의 해가 조금만 더 늦게 뜨기를 바라며 여주는 다시금 깊은 밤의 정적 속으로 자신을 가두었다.

남주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들려왔을 때, 여주는 홀린 듯 고개를 들었다가 이내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

눈앞의 사내는 분명 수수한 차림이었다. 하지만 그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묘한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 여주는 평생을 상전들의 발치에서 살아오며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었다. 목소리의 고저와 상관없이, 상대를 압도하는 특유의 여유와 단단한 기개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주는 황급히 치맛자락을 여미며 바닥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뉘신지 모르오나, 함부로 말을 섞을 처지가 못 됩니다. 소인은 그저……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온 노비일 뿐이옵니다."

여주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사내가 다정하게 말을 건네올수록, 여주는 오히려 등 뒤가 서늘해졌다. 저토록 맑은 눈빛과 군더더기 없는 몸가짐을 가진 이가 이 깊은 밤, 이런 허름한 곳에 있을 리 없다는 의구심이 머릿속을 스쳤다.

"혹, 귀한 댁의 자제분이 아니십니까? 제가 무례를 범한 것이라면 부디 굽어살펴 주십시오."

여주는 감히 남주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잔뜩 겁을 집어먹고 어깨를 떨었다. 순진한 그녀에게 있어 '양반'이란 존재는 경외의 대상이자, 동시에 작은 실수 하나로도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두려운 존재였다.

남주는 아차 싶었다. 나름대로 목소리를 낮추고 다정하게 다가갔으나, 몸에 밴 기품까지는 완전히 지우지 못한 모양이었다. 잔뜩 움츠러든 여주의 가녀린 어깨를 보자 가슴 한구석이 욱신거렸다. 그는 서둘러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최대한 위협적이지 않게 몸을 낮추었다.

"귀한 자제라니, 가당치 않은 오해오. 나는 그저 글공부를 핑계 삼아 산천을 유람하는 가난한 선비일 뿐이라오."

그는 짐짓 너털웃음을 지어 보이며, 자신의 매끄러운 손을 소매 속으로 깊숙이 감추었다.

"그저 달빛 아래 홀로 우는 여인이 안쓰러워 말을 붙였을 뿐인데, 내 기색이 너무 딱딱했던 모양이구려. 미안하오. 내 결코 그대에게 해를 끼칠 사람이 아니니, 그리 겁먹지 않아도 좋소."

남주의 낮은 음성에는 진심 어린 사과와 따뜻한 온기가 서려 있었다. 여주는 그제야 아주 조금, 떨림을 멈추고 슬며시 고개를 들어 남주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의구심은 남았으나, 자신을 다정하게 배려하는 그의 눈빛만큼은 거짓이 없는 것 같았다. 여주는 조심스럽게 마른 입술을 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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