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UP
달빛이 빛나는 카페
profile image
쇼푸딩
13화무료 13화
자유 연재 | 글링
조회수 441좋아요 0댓글 2

어릴 때 놀다가 우물에 빠져 감정을 담당하는 감정 조각을 잃어버린 서하린 하린은 카페 [달빛]을 운영하며 감정 포트를 사용해 사람들을 치유하는 음료를 만들어 내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점차 공허해질 뿐이다. 기본적인 감정들은 어느정도 느끼면서도, 사랑,애증 등 깊은 감정은 느끼기가 힘들다. 사람들 앞에서는 늘 웃고있지만 감정 조각이 없어 가끔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대로 평생을 살 수는 없다. 잃어버린 감정 조각을 찾아 자신의 마음을 돌려놓겠다고 다짐한다.

공모전 참여작#판타지#서양풍#치유물#기억상실#동료/케미#츤데레남

[철컥]

​

열쇠가 돌아가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

나무로 만든 문이 열리며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

안에 있는 공기를 천천히 들이마셨다.

​

온기는 폐 끝까지 닿는 느낌이었지만,

마음 한편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

조용히 마음속으로 외쳤다.

​

'하린아, 오늘도 힘내야지...!'

​

늘 루미나 골목을 환하게 비추는 카페 [달빛]

​

여기 오는 손님들은 전부 마음 한켠이 부서진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올 때마다 반응하는 [감정 포트]

​

늘 사람들을 위한 음료를 만들어낸다.

​

'찰랑'

​

감정 포트를 흔들자 안에서 물소리와 함께 조용히 진동이 울렸다.

​

그것도 여러 번이나.

​

나는 감정 포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

"오늘은 지친 사람이 오겠구나…"

​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감정 포트에 손을 갖다 댔다.

그리고 약간의 마력을 주입했다.

​

하지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역시 안되나..."

​

감정 포트가 하린에게 반응하지 않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

'나중에는 이 감정 포트가 나한테도 반응했으면…'

​

나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시야가 어두워졌지만, 어릴 때의 기억은 생생하다.

​

어릴 때 우물 주변에 보물이 있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안 생길 수 없었다.

​

"여기 주변에 보물이 숨겨져 있데!"

​

친구는 그 말에 솔깃해 나와 함께 우물로 간 그날.

​

우물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생각을 품고 우물을 내려다보았다.

​

하지만 그 소문이 거짓이란걸 알아차렸을 땐 이미 늦었다.

​

내가 눈을 떴을 땐,

근처 병원이였다.

​

어른들은 나를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다.

​

나는 당황스러워 입을 천천히 열었다.

​

"이게 무슨…?"

​

어른들이 대답을 못 하자 의사가 다가와 나에게 말했다.

​

"혹시 기억나는 것이 있으십니까?"

​

나는 머리를 다쳤는지 머리가 붕대로 감아져 있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

전부 다 잊어버린 게 아닌,

우물에 갔을 때 그 기억만 사라져 있었다.

​

의사는 더 가까이 다가와, 나에게 설명했다.

​

"기억조각과 함께 감정 조각도 잃어버리신 것 같군요."

​

나는 그 말을 듣고도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

많이 가설들이 내 머리를 스쳤지만,

확실한 답을 얻을 순 없었다.

​

그 후로도,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무것도 기억나는 게 없었다.

​

나는 가슴에 손을 얹었다.

​

심장은 뛰고 있었지만, 영혼이 없는 것 같았다.

마치 텅 빈 껍데기처럼 말이다.

​

'진짜 잃어버린 건가…'

​

한숨을 삼키며 몸을 움직였다.

​

'더 생각해봤자 시간 낭비겠지.'

​

역시 이 기억은 생각이 안 날 뿐더러,

생각하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

생각하는 걸 잠시 멈추고 팻말을 돌렸다.

​

'카페 영업 중.'

​

팻말이 돌아가니 하린은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

"오늘도 사람들의 감정을 치유해 주자…!"

​

나는 굳게 다짐했다.

​

하지만 그 말을 부정이라도 하는 듯,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 찼다.

​

'투두둑'

​

밖에서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더니

​

'쏴아아'

​

금세 큰 빗줄기가 쏟아졌다.

​

"오늘은 손님이 안 올 수도 있겠는데…"

​

그런 걱정을 품고 있자니, 기분이 날씨에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

하지만 그런 걱정을 한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

"어서 와~"

​

이런 거침없는 빗속을 뚫고 들어오는 한 아이

​

바로 [달빛]의 단골 재현이였다.

​

키는 160 정도에 초등학교 6학년이다.

다른 아이들보다도 매우 귀엽게 생겼다.

​

오늘은 안 좋은 일이 있는지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있었다.

​

"무슨 일 있어?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

재현이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오늘은 비가 오잖아요, 저는 맑은 게 좋단 말이에요…"

​

나는 조용히 웃으며 재현에게 말했다.

​

"그래도 비 오는 날엔 분위기가 있어서 좋지 않아?"

​

재현은 이해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

"조금 시끄럽긴 해도, 빗소리를 들으면 좋거든."

​

재현은 말할 기분이 아닌 듯 보였다.

​

"오늘도 맛있는 거로 만들어줄게, 기다려봐."

​

재현은 옆에 의자에 털썩 앉으며 중얼거렸다.

​

"비가 오면 그냥 답답해요… 아무 이유 없이요."

​

나는 감점 포트에다가 마력을 흘려보냈다.

​

손에서 푸른 마력이 나오더니 감정 포트로 스며들었다.

그리고는 포트가 끓기 시작했다.

​

마치 재현의 기분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파도처럼 요란하게 흔들렸다.

​

안에서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멈추고,

나는 뚜껑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

'하늘색이네...'

​

음료는 맑은 하늘을 띄는 하늘색이었다.

​

재현은 내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살짝 기대하는 눈빛으로 물었다.

재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하늘색이요...?"

​

"응, 아주 맑은 하늘색이야."

​

재현의 눈에 생기가 도는 듯했다.

​

순한 강아지 처럼 재현은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재현은 먹고 싶다는 듯 다시 물었다.

​

"저... 먹어봐도 돼요?"

​

"당연하지, 너를 위한 음료야."

​

나는 그 음료의 이름을 '파란 하늘 밀크티'로 정했다.

​

잔을 조심스레 재현 앞에 내려놓았다.

​

"마셔봐, 맛있을 거야."

​

재현은 음료를 받아서 들고는 환하게 웃었다.

​

"감사합니다!"

​

나는 그 웃음 하나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 같았지만,

마음 한편은 아직도 차가웠다.

​

'허전하네...'

​

그런 마음을 알 리가 없는 재현은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

"어때? 입맛에 맞아?"

​

재현은 몇 번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

"네... 너무 달지도 않고 따뜻해서 더 맛있어요."

"은은한 초콜릿 향이 퍼지면서 바나나, 사과 맛이 나는 것 같아요!"

​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입맛에 맞는다니, 다행이야."

​

그 순간, 

강하던 빗줄기가 점점 약해지며 거의 보이지 않을 때쯤.

​

하늘에서 빛이 구름 사이로 뿜어져 나왔다.

​

재현은 언제 다 먹었는지,

잔이 비어 있었다.

​

잔에서는 은은한 바나나 향의 냄새가 올라왔다.

​

뷰컴즈 주식회사

대표 : 김학성 | 전화 : 1811-8389 | 이메일 : help@gling.co.kr

    고객센터이용 약관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유료 콘텐츠 제공 약관

사업자 등록번호 : 492-88-01088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2-서울영등포-1768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171, 13층 1301호

Copyright © viewcommz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