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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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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핳바사
24화무료 24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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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조용히 살아오던 마녀 '문고요'. 고요를 참을 수 없어 다짐과 달리 마법을 쓰고야 마는 마녀 '탁소란'과 만난다. 둘의 만남이 불러올 파란은 어떤 형태일까.

공모전 참여작#현대판타지#현대#성장물#사연캐#학생#평범녀#쾌활발랄녀#외유내강

빌어먹을 아침이 시작되었다.

 

문고요가 잠에서 깨자마자 한 생각이다.

부스스하게 눈을 뜬 고요는 머리를 긁적이며 몸을 스르륵 일으켰다.

 

‘오늘 학교 빠질까.’

 

마음만 먹으면 빠질 수 있는 학교였다.

고요의 삶에 있어서 학교란 그리 중요한 과정이 아니었다.

고요에게는 목표가 없었다. 정확히는 원하는 진로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굳이 진로를 정하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요는 다시 침대 위에 철푸덕 누웠다.

오늘은 유독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몸이 피로해서이기도 하지만, 알 수 없는 불길한 느낌이 들어 고요는 쉽사리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그런 고요의 앞에 나타난 것은 검은 고양이,

 

“야옹.”

 

고요의 바다였다.

 

“바다야.”

 

바다가 기분 좋은 그르릉 소리를 내며 몸을 막 부벼댔다.

고요는 바다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며 다시 일어났다.

 

“바다야, 나 오늘 그냥 가만히 있고 싶어.”

 

바다가 그러지 말라는 듯이 고요의 무릎 위에 털썩 엎드렸다.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어. 왜일까?”

 

바다가 야옹, 소리를 냈다. 그런 건 신경 쓰지 말라는 위로 같아 고요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고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졸업을 위해 결석을 늘려서는 안 되었다.

이미 이전에도 비슷한 이유로 무단 결석을 한 경험이 있었기에, 고요는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샤워 후 교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거울 앞에 섰다.

거울을 볼 때마다 눈길이 향하는 곳이 있다.

바로 자신의 왼쪽 어깨였다.


고요의 왼 어깨에는 알 수 없는 문양이 그려져 있다.

이것은 고요가 날 때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부모님은 말하곤 했다.

상처라고 보기도 애매한 그것은, 왠지 모르게 들켰다간 파란이 일어날 것 같았다.

문양을 가릴까도 생각했지만, 오히려 더 수상하게 보일 것 같고 자신은 착 달라붙는 걸 싫어하기에 관뒀다.

고요는 문양을 보지 않으려 애쓰며 용케 교복을 다 입었다.

 

그 후 고요는 거실로 나왔다.

거실은 조용했다.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부모님은 이미 출근한 듯했다.

고요는 익숙하게 반쯤 벌어진 봉지 안에서 빵 하나를 꺼냈다.

빵을 우걱우걱 씹으며 고요는 신발을 신었다.

바다가 배웅하는 것처럼 현관으로 따라왔다.

 

“바다야, 다녀올게.”

 

고요가 바다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바다가 그르릉 소리를 냈다.

 

 

밖으로 나온 고요는 곧장 인적이 드문 아파트 뒷산으로 향했다.

아파트와 가까워 산책로가 조성되었지만, 정작 으슥한 분위기 때문에 아무도 찾지 않는 장소였다.

그만큼 고요는 이 뒷산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고요는 주변을 둘러본 뒤, 가방 안을 뒤졌다.

이윽고 고요의 손에 무언가 들려나왔다.

사람의 머리보다 작은 그 물체는 고요가 한 번 휘두르자 크기가 갑작스럽게 커졌다.

그것은 빗자루의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고요는 능숙하게 빗자루에 올라탔다.

빗자루 역시 익숙하게 고요를 이고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빗자루가 어마어마한 속도를 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와 동시에 고요의 몸이 투명해졌다.

이것이 고요가 인적 없는 뒷산을 찾는 이유다.

 

문고요는 마녀다.

 

 

일찍이 출발했던 터라 학교에 도착했을 땐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고요는 천천히 땅에 착지했다. 빗자루를 접어 가방 속에 집어넣은 뒤, 다시 몸을 선명히 했다.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이른 등교를 하게 된 지 어언 6년째.

그것은 고요가 마녀로서 살아온 기간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인, 고요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의 일이다.

그날도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고요는, 인생 최대 고난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학교에 불청객이 처들어온 것이었다.

선생들이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상황을 무마하려 애썼지만, 그런다고 해서 불청객이 완전히 꺼지는 건 아니었다.

아이들은 너무도 소란스러웠고, 고요는 그것이 너무도 시끄러웠다.

불청객의 침입에 무서웠다기보다는, 그 소란이 견디기 힘들었다는 데에 더 가깝다.

고요는 그 소란을 해결하기 위해 창밖 너머 불청객을 바라본다.

그때, 불청객을 향해 이런 생각을 했다.

 

‘시끄럽게 여긴 왜 온 거야. 어떻게 하면 애들이 조용해질까. ...그냥 벼락이라도 떨어져서 순식간에 조용해졌으면 좋겠다.’

 

그것뿐이었다. 그 생각 하나 때문에, 불청객은 갑작스런 벼락을 맞아 온몸에 흉터가 생기게 되었다.

정말로 벼락이 떨어지자, 고요는 자연스럽게 눈치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불청객이 당한 것을 시원하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불청객이 찾아왔을 때에 엄청난 폭우가 내렸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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