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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이세계에서 역술로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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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귤상
5화무료 5화
자유 연재 | 글링
조회수 26좋아요 12댓글 0

파리만 날리는 역술관이지만 실력만큼은 진짜인 역술가가 이세계 점술사에 빙의했다. 먹고 살려고 시작한 점술이 어쩐지 이세계에선 다 맞는다!? 별자리 12개로 돌려 막는 세상에서 육십갑자를 들이미니 사람들이 환장한다! 가난은 지긋지긋해! 이번 생엔 역술로 돈방석에 좀 앉아보려고 했는데, 어째 세상 돌아가는 게 심상치 않다. 그렇다면 내가 해결하지 뭐! 그런데 칼도 마법도 못 쓰는 역술가가 무슨 수로? 왕국의 운명까지 바꿔버린 이세계 점쟁이의 유쾌, 통쾌한 성공기가 시작된다!

#판타지#서양풍#빙의#성장물#권선징악#힐링물#동료/케미

“하아… 오늘도 공쳤네. 무슨 수를 내든지 해야지, 원.”


여느 때처럼 파리만 날리던 역술관. 

강재영이 예약자 명단을 확인한 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짜잔~! 미래가 궁금하신가요? 사랑 때문에 밤잠 못 이루신다고요? 

잘 찾아오셨습니다. 당신의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드리는 칠성도령! 

단돈 만오천 원에 여러분의….]


“멘트 좀 바꿔달라니까 징그럽게도 안 들어주네, 업체 바꾸든가 해야지 원.”


촌스러운 연결 멘트에 투덜거리는데 수화기 너머로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예약해주셨던 칠성도령입니다. 뭐가 궁금하실까요?


언제 투덜거렸냐는 듯 상냥한 목소리로 응대했다. 

먹고는 살아야지, 이게 다 돈인데.


-지금 썸 타는 남자가 있는데요, 어떻게… 잘 될지 궁금해서요.


-적어 두신 사주가 본인 거 맞으시고요? 추가 기입하신 건 그 남자분 거?


-네, 맞아요.


-어디 봅시다, 잠시만요. 음… 에이, 본인이 남자를 못 받아들이고 있네, 지금 보니까.


-예? 갑자기 무슨….


-남자가 좀 기대서 고민이구나.


-허…? 어떻게? 도령님, 어떻게 그렇게 한 번에 맞추세요?


-딱 보면 나와요. 본인이 올해 도화살이 세게 들어오거든? 근데 인연 자리는 자꾸 도망가는 형국이란 말야. 아빠 같은 사람은 싫고, 나한테 아빠 빈자리 채워줄 사람이 필요한데. 이 남자는… 좀 그렇네요.


-와, 대박…! 도령님 말이 다 맞아요. 외모는 진짜 완전 이상형인데, 같이 대화하다 보면 은근 기 빨리고 그냥 집에가서 쉬고싶더라고요.


-더 궁금한 거 있으실까요?


-아뇨, 근데 진짜 신빨 진짜 쩌네요. 솔직히 전화로 점보는 거 다 뻥이라고 생각했는데, 막혔던 게 뚫리는 기분이에요. 


-하핫, 신빨… 뭐, 뭐가 됐든.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예요.


-예, 예. 감사합니다. 또 연락 주시고요. 


뚜뚜…



“하아… 기껏 사주 풀어줬더니 신빨 소리나 듣고. 후, 스승님이 보시면 뭐라고 하시려나. 쯧.”


대한민국 최고의 역술가 한원식의 수제자, 대한민국 역술계의 천재.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였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 일단 먹고 살아야지.’


띠링-


사이트 전산에 알람이 떴다. 강재영이 서둘러 정산 화면을 클릭했다.



상담료 15,000원 

30% 신규 할인쿠폰 적용 4,500원

친구 소개 1+1 이벤트 적용 5,250원

플랫폼 수수료 및 통신비 차감 3,200원

최종 정산액 : 2,050원


결제 내역을 클릭한 강재영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미친, 장난하나.”


한참동안 화면을 노려봤지만 숫자는 달라지지 않았다.

정통역학연구소를 연 지 3년. 첫 달부터 줄곧 적자였다. 반년 전부터는 월세방까지 정리하고 사무실에서 먹고 자기 시작했다.


오늘 상담이 이번 주 첫 손님이었다. 그런데 2,050원이라니.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사람을 읽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마이너스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한 전화 신점. 

정통 역술가에게 박수무당 행세를 권하는 게 영 탐탁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그들의 인생을 풀어 주는 게 좋아서 그만두질 못했다.


“컵라면에 삼각김밥은 못 먹겠네.”


순간 현타 온 재영이 마른세수를 했다. 


“하아, 진짜 이 짓을 계속 해야 하나. 내 팔자가 아닌가.”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며 한숨만 푹푹 쉬고 있던 중, 문득 스승님의 말이 떠올랐다.


‘네 팔자는 한곳에 처박혀 있으면 안 돼. 물 건너든 어디든 싸돌아다니면서 점 봐주며 살아.’


"!"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강재영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 일단 뜨자. 해보자 그까짓 거.”


벌떡 일어난 강재영이 짐을 싸기 시작했다.

부산이든, 목포든 어디든 상관없었다.


“아예 해외로 가볼까. 어딜 가든 이천 원보다는 더 벌겠지.”

.

.

.

끼익! 쿵!


그렇게 충동적으로 가방을 챙겨 사무실을 나선 재영은 얼마 가지도 못하고 눈먼 트럭에 치이고 말았다.


‘이대로, 이렇게 재수 없게 죽는다고? 무병장수 팔잔데….’


의식이 멀어지는 와중에도 팔자 타령인 재영의 머릿속에 낯선 음성이 들렸다.



-…이여, …을 구하라.


“뭐라는 거야….”


순간 재영의 주위로 빛무리가 일더니 그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 * *



“흐으….”


등에서 느껴진 축축하고 낯선 감각에 강재영이 눈을 떴다.


‘뭐지…? 나 안 죽었나?’


분명히 차에 치여 죽었다. 그 순간의 고통 또한 진짜였었다.


‘혹시 납치당했나?’


말도 안 되는 생각에 강재영이 고개를 저었다. 

누가 돈도, 빽도 없는 역술가를 납치한단 말인가. 


자신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려 실눈을 뜬 강재영이 경악해 소리를 질렀다. 

코끝을 찌르던 냄새의 정체를 마주한 것이었다.


“헉, 으아악!”


닭 피였다.  


무슨 의식이라도 치렀던 건지, 기이한 문자와 그림이 가득한 닭 피 한가운데 자신이 누워 있었다는 걸 깨달은 강재영이 벌떡 일어나 자리를 벗어났다.


“다, 닭 피가 왜… 이건 또 무슨….”


순간 어지러워 비틀거렸으나 자리를 벗어나는 게 먼저였기에 서둘러 몸을 돌리던 강재영의 눈에 거울이 들어왔다.

정확히는 거울 속의 남자가.


 “이! 이게 누구야?! 도대체 무슨 일이….”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다른 사람의 것임을 확인한 강재영이 시선을 내려 몸을 보았다. 앙상하게 마른 팔과 다리, 그리고 손.


“내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사고 후유증으로 미친 건가? 아니, 애초에 난 죽었는데?!”


자신이 느꼈던 그 감각, 고통은 죽음의 것이 분명했었다. 지금의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머리를 쥐어짜며 고개를 흔들던 재영의 눈에 나침반이 들어왔다.


‘어? 그러고 보니… 사고 날 때 저 비슷한 걸 본 것 같기도.’


의식이 멀어지면서도 또렷이 보였던 빛무리. 그 가운데 있던 둥근 형상. 

강재영이 홀린 듯 나침반에 손을 올렸다.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재영의 불안을 잠재우기라도 하듯 나침반이 바르르 떨리며 희미한 빛무리가 일었다. 


‘죽기 전에도 저걸 본 것 같은데… 설마 또 죽는 건 아니겠지?’


의문이 채 이어지기도 전에 깨질 듯한 두통이 찾아왔다. 


너무 큰 고통에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머리를 움켜쥐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마치 머릿속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 그 여파가 남긴 갈래가 그의 머릿속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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