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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작가의 무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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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잡채
156화무료 24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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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접으려던 날 찾아 온 기적. 그의 상상을 초월한 성장이 시작된다.


1화 번개를 맞다

드디어 문파워 웹소설 공모전.

국내 최대의 웹소설 플랫폼 문파워에서 연례행사처럼 추진하는 공모전이다.

나는 코가 모니터에 닿을 듯이 꼼꼼히 공지 사항을 확인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수상 혜택.

[네버랜드 웹툰 제작 추진]

내겐 이것이 큰 것이다.

상금이나 다른 혜택보다 웹툰화에 가슴이 뛴다.

내 소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웹툰화가 된다면?

웹툰을 즐기는 독자들은 뒷얘기가 궁금해서 내 원작 소설을 보러 오겠지?

또 웹소설을 이미 본 독자님들은 웹툰을 보러 가 원작과 비교하며 반응을 이끌어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댓글을 달 것이다.

[원작자입니다. 웹툰 작가님 웹툰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쓰면 베스트 댓글이 되는. 후후.

이런 꿈만 같은 이야기.

보통 이럴 때 꿈이란 말은 이루어지길 바라며 하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내게 그것은 글자 그대로 꿈일 뿐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

왜냐하면 나는 웹소설 연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 *

나는 오늘도 방안에서 눈을 감고 키보드를 두들겼다.

떠듬떠듬.

내가 무슨 대단한 영감을 떠올리기 위해 눈을 감은 것은 아니다.

그저 모니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3분이니까.

일반적인 시야와는 달리 글을 쓰기 위해서는 두 눈의 초점이 명확해야 한다.

그런데 좌뇌를 타고 흐르는 신경들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손이든 다리든 신체를 지탱하던 근육이 수시로 힘을 잃고 마비되어 제멋대로 흐트러진다.

눈이 무리를 할 경우 초점이 엇갈리며 세상이 뒤집히고 어지럼이 찾아온다.

난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났다.

그러니 최대한 눈을 감은 상태에서 초고를 작성한 후 제한된 시간 안에 눈을 뜨고 오탈자를 정리하곤 한다.

그리고 다시 눈의 피로가 회복되기를 한참 기다려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나의 이 루틴은 라이브 연재가 불가능함을 말해준다.

치열하게 매일 일정량을 소화해야 하는 웹소설 시장에 끼어들어 갈 틈이 없다.

그럼에도.

난 한 달에 5천 자를 겨우겨우 쓴 이야기를 모아 단편집을 만들었던 적도 있다.

e북으로 출간됐지만 1년 총수입이 치킨값도 안 될 정도로 심해에 파묻혔다.

내 스스로 흐름이 끊기니 독자들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만드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런 내가 치열한 공모전에 참여하고 내 작품이 웹툰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꿈꾸는 것.

그건 이기적인 생각이겠지.

“웃긴다. 웃겨. 나도 참.”

난 헛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내가 입술을 꾹 다물며 미소를 짓는 이유.

날 사랑으로 키워주신 어머니를 위해.

학생임에도 오빠가 어디서 또 문제가 생길까 항상 챙겨주는 착한 여동생을 위해.

난 미소를 잃지 않을 것이다.

“휴. 오늘은 그래도 어떻게 500자를 퇴고까지 했네.”

그것이 온종일 집중과 회복을 반복하며 쓴 분량.

지끈지끈.

이내 두통이 몰려왔다.

좀만 더 쓰고 싶은데.

“후...”

“아들 괜찮니?”

의자가 삐걱거리는 소리에 거실에 계시던 어머니가 달려오셨다.

“괜찮아. 엄마.”

“성주야.”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여셨다.

“이제 글 그만 쓰는 게 어떻겠니? 쓸 때마다 그렇게 아파서 어떻게 해.”

“괜찮아. 조금씩 쓰면 돼. 조심할게.”

“그래. 아프면 엄마한테 꼭 말하고.”

“네! 알겠습니다!”

어머니는 내 미소에 화답하면서도 입술을 꾹 다물며 발걸음을 옮기셨다.

미안해. 엄마.

싱그러운 봄기운에도 집에만 있는 22살 한창의 아들.

몸이 불편하기에 국민으로서도 아들로서도 마땅히 해야 할 의무들을 배려받는 삶.

어딜 가면 어기적대는 모습에 구경거리가 되기도 하는 인생.

그것이 나였다.

내가 모두에게 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난 머리를 진정시키며 메일함을 열었다.

* * *

웬일로 메일이 두 개나 와있네.

하나는 정산 메일.

[5월 정산금. 0원.]

“쿨럭.”

정말 글을 그만 쓸 때가 됐나?

이거 참 정산 메일 받기도 민망하네.

그래. 나도 찾기 힘든 작품을 누가 볼 수 있겠는가.

표지 제작해준 출판사가 고마울 뿐이지.

그리고 또 다른 메일.

[작방 커뮤니티 정모 참석하실 분 신청 서둘러 주세요!!!]

창작을 하는 사람들의 정보 교환 카페.

그곳에서 정기모임을 주최하는구나.

나도 저런 데 가면 인맥도 생기고 좋겠지만.

이 몰골로 무슨.

내가 무슨 어디 모임에 나갈 수 있는 상황인가.

하지만.

방구석에서 모니터만 보고 있는 나를 챙겨야 하는 가족들은 또 무슨 죄일까.

나도 어엿한 성인이거늘. 이렇게 집에서 짐만 되고 있을 수 없었다.

한 번 메일 내용이라도 읽어 보자.

[5월 정기 모임 공지]

회비 2만 원.

장소 강남역.

그리고 한 참석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코코넛 페이지 인기 작가 코리안 괴테 회원님 참여!]

흠. 코리안 괴테라면.

난 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음에 한숨을 쉬었다.

“후.”

그리고 보이는 엄마의 모습.

거실 한편에 서서 벽에 붙은 가족사진을 보고 계신다.

얼마나 나를 걱정하고 계실까.

내가 위축될수록 가족들의 마음은 더 아플 것이다.

스스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흠.”

난 뻣뻣한 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그리고 벽시계를 확인했다.

* * *

금요일 밤의 강남역. 인근 고깃집.

창작자들의 커뮤니티 작방의 정기모임이 한창이다.

알바생들이 소주병과 맥주병을 한 손씩 들고 나르느라 분주하다.

멋들어지게 꾸민 강남의 인파들과는 조금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자들이 모여 있었으니.

모임 참석자는 30여 명.

그 넓은 식당이 떠나가라 한 사람씩 일어나며 자기소개가 진행되고 있었다.

관계없는 손님들도 흥미롭게 바라본다.

클럽 가기 전에 한 잔 마시고 있는 일반 손님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

뭔가 4차원 같은 사람도 껴있는 것이 시민들도 한 번씩 둘러보고 간다.

그 나이 또래의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남녀노소.

그 와중에 커다란 안경을 낀 단발머리 여성 회원의 차례가 돌아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네버랜드 도전만화에서 웹툰 연재하고 있습니다!”

-오!!! 도전만화!!!

-제목 알려주세요! 별점 눌러드릴게요!

-똥똥님 또 그러고 별테하려고 그러죠?

-뭐요? 제가 언제 별테를 했다고 그래요?

-웹툰 연재 진짜 힘들다던데. 대단하다!

-짝짝짝!

그렇게 회원들은 신규 참석자들을 응원했다.

그리고 옆자리의 멀끔한 회사원 차림의 남자가 이어서 소개했다.

“안녕하십니까. 정모는 두 번째 참석이네요. 31살이고요. 저는 제 직장 경험을 살려 전문가물로 일반연재에 연재 중입니다.”

-오! 일연 동지!!!!! 반갑습니다!!!

-저도 직장생활 소재로 문파워 연재하려고 비축 중입니다!

-흠. 오늘 문파워 쪽 친구들이 많이 참여했구만.

-그러고 보니 이제 곧 공모전 아님?

-전 아직 연재 안 해봤는데 그거 참여해서 대상 타는 게 투고보다 나을까요?

-아! 그거 코코넛 스테이지랑 동시 연재해도 됩니까?

“회원님들 자기소개하실 때 자꾸 흐름 끊으시는 분들은 회비 만 원 더 받겠습니다! 큭큭.”

운영자가 병나발을 불 듯이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진행을 했다.

-아! 운영자님! 회원 수 늘었다고 돈독 올랐어요?

-운영자님 매니지한테 스폰받았잖아요! 배너도 올리고 그러더만! 그냥 쏘면 안 돼요?

-운영자 동생! 저번엔 부천에서 했잖아! 왜 비싼 강남에서 회식을 해!

-뭐야 이거 회식이었음?

“이번 정모는 지방에서 처음 오신 회원분들도 많아서 고속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으로 잡았으니 양해 부탁드리고요. 자, 그리고 다음 회원분 소개를!”

그리고 이어서 화려한 금발 머리의 여성이 일어났다.

-우오오오.

사내들의 탄성과 잠시간의 정적.

유일하게 이 불금의 강남에 어울리는 외모의 회원이었다.

일하느라 바쁘던 알바생들도 일을 멈추고 시선을 집중했다.

마감 치다가 세수도 안 하고 온 회원도 있는 작가 모임에서 감당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였다.

“아...안녕하세요! 저는 만화 전공했고. 웹툰 쪽을 지망하고 있지만 스토리가 아직 부족해서 공부하려고 가입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와 무슨 로맨스 웹툰 여주처럼 생겼어.

-우리 카페에 저런 회원이 있었다고? 이거 실화냐?

창작물에선 세계 최고의 만렙인 남자 회원들.

막상 현실 미녀 앞에선 자기 생각도 쉽게 내뱉지 못하고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의 덥수룩한 수염의 사내가 목소리를 깔았다.

-스토리가 고민되시는구나. 저는 문파워 기성입니다. 제가 도움을 드릴 수...

“똥똥 회원님! 별테나 하지 마시고 본인 작품이나 잘하세요!”

“크흠.”

“자자! 다들 너무 부끄러워들 마시고 박수!”

-우오오오오오오! 환영해요!

-짝짝짝짝짝!!!!!!!

가게의 일반 손님들도 미인을 향해 박수갈채를 날렸다.

그렇게 이어진 자기소개들.

점차 박수 소리는 힘을 잃었고 다들 삼겹살 뒤집기에 바빠지고 있었다.

이제 슬슬 고기가 노릇 노릇을 넘어 탄내가 나고 있었다.

아직 건배사도 안 했는데 술병이 쌓여가는 테이블도 있다.

“자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제일 구석에 계시는 회원님은 성함이...?”

운영자는 마지막 회원을 가리켰다.

유독 조용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남자.

“아! 안녕하세요! 저는 김성주입니다.”

“아네! 성주 회원님. 일어나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넵!”

-누구지? 저 사람 처음 보는데.

-잘생겼는데?

-근데 좀 이상하지 않음? 젓가락질을 이상하게 해.

남자는 한쪽 다리를 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저는 웹소설 작가 지망생입니다. 제 꿈은 제 작품이 많은 독자분들에게 사랑받고 웹툰화가 되어 더 많은 독자분들을 만나 뵙는 것이에요. 오늘 많이 배우고 싶어서 이 자리에....”

-아 망생이시구나.

-풉. 웹툰화가 아무나 되는 줄 아나.

-어디 아픈가? 왜 저렇게 기우뚱대지?

-병원부터 가셔야 될 거 같은데. 하하.

늘어가는 술병만큼 여기저기서 본심들이 흘러나왔다.

“자자! 박수!!!”

-짝...짝짝.

다들 그에 대한 시선을 거두었다가 유독 금발 머리의 여인이 박수를 열심히 쳤기에 덩달아 남자들이 호응하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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