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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거면 나랑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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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뚜
111화무료 3화

자유 연재 | 글링

조회수 139좋아요 1댓글 1

영어 대화 표시 [“”] 합격자는 딜런 정! 축하합니다! 그토록 염원하던 아이돌 데뷔를 앞둔 딜런. 기쁜 마음으로 한달음에 한국으로 들어온 딜런은 같은 팀이 될 첫 번째 멤버, 건우와 마주치는데. [“정다인, 너 나 몰라?”] [“어? 너를 모르냐니, 그게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 날 모르냐고 묻는 거야.”] [“정말 미안한데… 우리가 혹시 아는 사이였어?”] [“아니. 모르는 사이야.”] 딜런은 그저 건우가 조금 독특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할 뿐이다. 이 질문 속에 숨은 진짜 의도를 알아채지 못한 채로. 팀의 마지막 멤버인 딜런이 합류하자 본격적인 데뷔 준비가 시작되고, 그와 동시에 딜런의 한국말 공부도 시작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말이 빨리 늘지 않아 마음이 조급한 딜런에게 들려온 유혹. ‘내 여자 친구가 한국인이잖아. 그래서 그런지 말이 빨리 늘더라고. 괜히 말을 빨리 배우려면 연애하라는 말이 생긴 게 아니라니까.’ 잠깐 흔들렸지만, 연애할 사람도 상황도 아니었던 딜런은 금방 유혹을 떨쳐낸다. 하지만 시간이 가도 영 늘지 않는 한국말은 딜런을 자꾸만 고민하게 만들고, 그렇게 흔들리던 딜런에게 건네지는 건우의 제안. [“나랑 해.”] [“어?”] [“나랑 하자고. 그 계약 연애.”] [“들키지 않고 계약 연애를 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인물. 그게 나 아닌가? 그러니까 할 거면 나랑 해. 연애든, 공부든.”] 홀린 듯 제안을 받아들인 순간, 위험천만하고 야릇한 특별 과외가 시작되었다.


할 거면 나랑 해

프롤로그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핫써머 여러분들도 고생 많았어요!”

성공적인 데뷔 후, 바쁜 스케줄을 이어 가던 핫써머는 오늘 함께 녹화한 출연자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인사했다.

“이야! 근데 딜런은 한국말이 엄청 늘었네요? 한국 들어온 지 반년도 안 됐다고 하지 않았나? 지난번에 우연히 방송국에서 마주쳤을 땐 간단한 대화밖에 못 한 것 같은데. 공부 열심히 했구나.”

성격 좋기로 유명한 MC가 다가와 건넨 말에 딜런은 감사하다고 대답하며 슬쩍 옆에 선 건우를 흘긋거렸다. 말이 빨리 늘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으니까. 언제부터 보고 있던 건지 건우와 정통으로 시선이 마주친 딜런이 재빨리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진짜 딜런. 한국말 많이 늘었죠? 저희도 놀랐다니까요. 비법 좀 알려 달라니까 죽어도 말을 안 해요. 분명히 뭔가 있는데….”

“있긴 뭐가 있어? 가르쳐 주는 선생님 실력이 좋은 거겠지. 그만하고 가자. 매니저 형 기다려.”

리더인 도현의 말을 중간에 자른 건우가 먼저 주차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인사를 마친 멤버들도 그의 뒤를 쫓았다. 멤버들이 차에 오르자 매니저가 휴대폰에 적어 둔 일정을 확인하며 물었다.

“솔찬이랑 도현이는 오늘 집에 갔다가 내일 합류한다고 했지? 건우랑 딜런은 숙소로 가면 되고.”

“네, 형.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대표로 막내인 솔찬이 답하자 매니저가 알겠다며 숙소로 차를 몰았다. 솔찬과 도현이 중간에서 내리고 얼마 후 숙소에 도착한 건우와 딜런이 숙소 안으로 들어섰다.

둘만 남은 숙소. 아직 불을 켜지 않아 어두운 숙소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숨이 막힐 듯한 정적 속, 고요한 시선이 자신을 향한 채 멈춰 있자 딜런은 연신 마른침을 삼켜 댔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니 건우가 저를 어떤 눈빛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었다.

이건 뭐랄까. 분명한 목적을 가진, 짐승이 먹이를 노리는 듯한 아주 날것의 그것 같았다.

침묵을 가르고 건우가 빙긋 웃으며 고개를 까닥였다.

“그럼 이제 수업을 시작해 볼까? 오늘은 식사도 할 겸 주방에서 하자.”

먼저 주방에 가서 불을 켠 건우가 손을 씻고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냈다. 자연스럽게 건우의 옆으로 와서 보조 역할을 자처한 딜런이 서투른 칼질로 채소를 썰려고 하자 건우가 칼을 빼앗아 들었다.

“안 돼.”

“내가 할 수 있어.”

“위험해서 안 돼. 정 도와주고 싶으면 입 벌려.”

웬 입? 미심쩍은 표정의 딜런이 입을 벌리자 건우가 요리용으로 꺼내 둔 방울토마토 하나를 딜런의 입 안으로 쏙 집어넣었다. 토마토 특유의 새콤하면서 상큼한 맛이 입 안에 확 퍼지자 딜런이 눈가를 살짝 찡그렸다.

단맛이라면 모를까, 조금의 신맛도 즐기지 않는 딜런에겐 딱히 좋은 맛은 아니었다.

자의였다면 절대 먹지 않을 토마토를 차마 뱉지도 못하고 씹는 딜런에게 건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입 벌려.”

입 안에 방울토마토가 있던 탓에 목소리 대신 이유를 묻는 시선이 그와 마주친 순간이었다. 우물거리는 입술을 건우가 집어삼킬 듯 거칠게 빨아들였다. 자연스럽게 딜런의 입술이 벌어지자 건우의 혀가 온통 입 안을 헤집어 놓았다. 처음엔 받아들이느라 급급했던 딜런이 시간이 지나자 건우의 입맞춤에 호응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입 안을 탐하고 혀뿌리가 뽑힐 기세로 격렬하고 강하게 빨아들였다.

조금 전까지 별로였다고 느껴졌던 새콤한 토마토가 혀의 움직임에 이리저리 뭉개지며 묘한 달콤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토마토에 대한 딜런의 인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숨이 턱까지 찰 정도로 이어진 입맞춤에 기진맥진한 딜런이 손으로 건우를 밀어 냈다.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지며 허공에 기다랗게 이어지던 실타래가 한순간 툭, 끊어졌다. 마치 거미줄에 맺힌 이슬처럼 반짝이는 타액을 발견한 딜런의 목덜미는 더할 나위 없이 빨개졌다. 저 타액이 제 것과 건우의 것이 섞인 거라는 생각이 들자 온몸에 열이 올랐다.

“이상해. 느낌이. 물컹거리고 말랑거려.”

투덜거리듯 중얼거린 딜런이 뜨거워진 얼굴을 손으로 부채질했다. 여름도 아니고 한겨울에 이런 더위를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싫어?”

건우의 물음에 딜런이 고개를 흔들었다. 놀랍게도 입술이 떨어지는 순간, 아쉽다는 감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건우는 딜런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많이 늘었어. 키스도, 한국말도.”

건우의 말을 들은 딜런의 얼굴이 빨갛다 못해 터질 것처럼 변하자 건우가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역시 선생님 실력이 좋은 거라니까.”

잘난 척하기는.

그러나 내심 건우가 잘났다는 사실은 인정하는 바였다. 완벽한 비주얼과 피지컬, 게다가 못하는 게 있을까 싶은, 뛰어난 능력까지 갖춘 그가 잘나지 않았다면 누가 잘났을까.

딜런은 자화자찬하는 건우를 보며 입술을 손으로 살살 문질렀다. 강하게 빨아 대는 바람에 입술이 살짝 부어올라 있었다. 아직도 키스할 때 흥분되던 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오늘은 복습이 좋겠다. 마침 시간도 많으니까 천천히 해 보자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건우의 입술이 다시 딜런의 입술을 덮었다. 마치 집어삼킬 것처럼 뜨겁고 아주 집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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