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현실에선 개백수, 게임에선 랭커인 강하진, 마침내 게임사에 취직을 성공한다! 정장입은 마왕으로.
1화.
[하나, 이 계약은 극비로 할 것.]
[둘, 기한은 보스 캐릭터 마왕의 디자인이 재완성 될 때까지.]
[셋, 월급은 매달 10일에, 추가로 플레이어 한 명 처치 당 10만원 지급.]
강하진의 동공이 흔들렸다.
지금 보고 있는 종이는 계약서.
즐겨하는 걸 넘어 얼마전 랭커 자리에 오른 게임, 세컨드 라이프.
그 게임의 제작사에서 내민 것이었다.
그 전에도 본사 사옥은 몇 번 온 적이 있었다.
랭킹 1위 길드의 마스터로서, 업데이트 될 컨텐츠의 베타 테스터권 등을 제공받기 위해 온 적도 있었고.
아, 새로 받은 길드원이 핵 사용자라 협조차 들른 적도 있었지.
말이 협조지 거의 취조에 가까웠지만.
‘그래서 이번에도 새로운 컨텐츠 시켜주는 줄 알았는데.’
돌연 내미는 계약서라니.
믿기지 않아 한번 더 속독했다.
열명을 죽이면 1백만원에, 백 명을 죽이면 1천만원.
그리고 천 명을 죽이면…
‘억!’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 금액이다.
꿀꺽.
목구멍으로 침이 넘어갔다.
물론 랭커로서 아이템 팔아 버는 돈도 꽤 된다.
운 좋으면 한 번에 대기업 월급 벌때도 있으니까.
하지만 불안정한 것도 사실이었다.
플레이어를 죽일때마다 고정적 10만원이라니.
이건 못 참지.
‘뭐, PK는 내 전문이 아니지만, 게임사에서 제공해주는 마왕 계정이라면 말이 다르지.’
자신의 특기인 분석 및 운영 능력이 있다면.
마왕 캐릭터에 적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어쩐지, 게임사가 자신을 콕 집어 컨택해온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그리고 게이머로서, 이런 재미는 절대 못 지나쳐!’
이런 경험 누가 해보겠냐고.
현실보다 게임에서 사는 시간이 더 긴 자신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일인데.
진성 게이머로서의 본능이 날뛰고 있었다.
게다가, 진짜 눈길을 끄는 건 따로 있었다.
마지막 넷째 조항.
“…그러니까, 기한까지 계약을 무사히 이행하면. 정규직으로 전환 해준다, 이겁니까?”
취뽀 성공.
드디어 백수 탈출이다.
“그렇네. 서명만 하면, 내일부터 곧장 회사로 출근하게나. 처음은 계약직이지만.”
눈 앞에 있는 남자가 딸깍, 하고는 펜촉을 꺼내 내밀었다.
게임사의 기획 팀장이라는 사람으로, 직급은 부장이랬던가.
잔뜩 거드름을 피우고 있지만.
강하진의 눈에는 보였다.
톡, 톡.
아까부터 초조한 듯 두들기는 손가락.
벗겨저 번들거리는 두피 위로 흘러내리는 땀방울까지.
‘많이 급한가본데.’
삐쭉 삐쭉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간신히 붙잡았다.
아휴, 급한거면 말을하시지.
“-100만원.”
“뭣?”
“두 당 백만원 달란 말씀입니다.”
제대로 딜도 못해보고 서명 할 뻔했잖아.
“…이봐요, 강하진씨.”
자네에서 뭐뭐씨로 호칭이 승격하는 것은 금방이었다.
“싫으면 마십시오.”
드륵-
“어차피 저 말고도 쓸 사람은 많을 것 아닙니까?”
“…정말 고심해서 선택한건데, 이러면 섭섭하지.”
“저도 참 섭하네요. 부장님정도 권한이면 이 정도 조건은 맞춰주실 수 있을 줄 알았는데요.”
이건 도박이다.
허세 부리고 있지만 저 조건은 개꿀 오브 개꿀.
놓치면 이쪽이 손해다.
전술했듯, 후보는 나만 있는 게 아니니까.
다만 근거는-
‘그 많은 후보 중 굳이 굳이 나를 선택한 이유. 그리고, 한 시가 급한 상황이다.’
분명 뭔가 있다.
특히 아까 부장이 했던 말 중, ‘내일’이라는 단어가 귀에 콱 박혔다.
당장에 쓸 사람이 필요하다는 건데.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는 산증인이라고.’
“아, 맞다. 저 입 좀 쌉니다? 그냥 알아두시라고.”
게임사가 마왕 대역을 구한다라.
이거 밖에 퍼지면 주가 꼴아박을거야 뻔한 일이고.
찌라시 치부하기엔 사람 못 구하면 뭔가 터질 게 뻔한데.
이대로 못 보낼걸?
‘어때. 나 진짜 나간다고.’
저벅, 저벅.
하진은 망설임 없이 회의실 문고리를 잡았다.
그 순간.
“두 당 오십으로 하지. 그 이상은 나도 힘드네.”
끙, 하는 침음이 들리고.
하진은 보이지 않게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진작 이럴 것이지.
“그간에 정도 있고 하니까. 제가 도와드리죠. 척 보니까 바쁘신 것 같은데.”
“어, 언제 앉았나? 빠르군.”
“다리만 빠른 게 아니라, 결심하는 것도 빠릅니다.”
사삭-
하진은 곧바로 펜을 들어 계약서에 서명을 마쳤다.
물론 세 번째 조항의 수정도 잊지 않았다.
부장이 마른 세수를 하며 등받이로 미끄러졌다.
“하아, 드디어 한 숨 돌렸구만.”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다.
어쩐지 아까보다 머리가 더 빠진 것 같기도 하고.
봐봐, 저 머리카락 떨어진 거.
뭐, 부장의 얼마 안 남은 머리칼을 걱정할 때가 아니지.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플레이어에게 마왕 대역을 부탁하다니.”
그가 묻자.
부장이 이쪽을 일별하더니 입을 열었다.
“…뭐, 이제 한 배 탄 마당에 숨길 필요 없겠지. 마왕의 출시가 내일인 것은 알고 있겠지.”
“아, 물론입니다. 워낙에 크게 광고 때렸잖아요. 여기 올 때 탄 버스에도 붙어 있던데.”
크래프턴, 그러니까 세컨드 라이프의 제작사는 유저들에게 대규모 업데이트를 약속했었다.
그게 얼마전이었고, 분명 업데이트가 내일이었지.
요즘엔 모험보다 길드의 유지와 상대 길드를 견제하는 것에 신경이 쏠려 있었으니.
깜빡 잊고 있었다.
“아, 그럼 설마.”
“맞네. 마왕의 디자인. 그게 날아갔어. 제기랄, 믿기는가? 이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그런 초보적인 실수가 나왔다는 게. 심지어 그 실수 때문에 안 그래도 고여 가라앉고 있는 게임이 더 망하게 생겼다는 게!”
부장이 침까지 튀겨가며 그라데이션으로 분노했다.
그걸 들은 하진의 반응은 간단했다.
‘이런 미친.’
즐겨하던 게임이 아주 그냥 망하게 생겼으니까.
‘어쩐지 조건이 너무 좋더라니.’
이거, 생각보다 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일수도 있겠다.
“얼핏 알 것 같지만, 왜 저였습니까?”
하진은 떠나기 전, 부장에게 물었다.
“그야, 자네가 적임자니까지. 특유의 분석력과 운영력. 혼자만 강해지는 것이 아니잖나. 누구든 그에게 맞는 길을 제시해주어 길드에 들어온 이까지 강하게 만드는 육성력까지. 자네라면, 처음보는 마왕의 스킬들도 잘 적응해나갈 걸세.”
“보는 눈이 있으시군요.”
2024.11.15 22:44
2024.09.28 06:39
2024.09.28 06:38
2024.09.28 06:38
2024.09.28 06:37

괴담 출근도 그렇고... 요즘 누구든 어떻게든 출근때문에 고통이구나..
24.12.13

마계를 넘어 인간계의 영토까지 얻게 되네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24.11.30

번영 수치를 건들이면 안된다는 주의사항도 못 들었으니 마계 번영시켜서 플레이어들 다 죽여버리면 되겠네요! 기대됩니다!
24.11.30

주인공이 자신이 가진 것들을 잘 활용하네요! 마왕 데뷔도 재미있었습니다!
24.11.30

주인공이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다정한 성격이네요. 하진이 뒤집어 쓴 오해가 빨리 풀릴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24.11.30

게임을 얼마나 잘 하길래 마왕역으로 뽑히는 걸까요? 하진의 마왕 플레이가 기대되네요!
24.11.30

우와, 한 번에 이렇게 벌다니😯 플레이어들이 걸어다니는 돈으로 보이겠네요. 앞으로 마왕군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됩니다:)
24.11.30

감독이었던 경험을 되살리겠네요. 이 짧은 시간에 어떤 공략법을 세웠을지 기대됩니다:)
24.10.30
수정

마이너스? 이곳을 어떻게 경영할 건가요? 너무 읽고싶습니다. 다음 화는 언제 나올까요?
24.10.29

어떤 경영을 보여줄 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돈만 벌다니. 돈이 최고죠!
24.10.29

어떤 계략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계략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궁금합니다.
24.10.29

담배를 떨어뜨릴 만큼 중요한 전 여친.....? 히로인? 너무 궁금합니다.
24.10.29

하진이 어떻게 마왕 역할을 해낼지 기대되네요😆 전 여친하고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건지 궁금하네요. 다음화가 기대됩니다:)
24.10.29
ㅋㅋㅋㅋㅋ 망한 마계부터 키우는 건가요? 다음화가 궁금해요!
24.10.25
주인공이 앞으로 사용할 전략이 궁금하네요!
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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