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짝사랑을 끝낼 필요가 있다. 그 사람도, 나도. *테스트용
“형, 좋아해요.”
풋풋한 설렘 가득한 고백은 없다. 가볍게 인사를 건네듯 속 빈 말 한마디에 가깝다.
“미안해.”
그럼에도 상대는 질린 기색없이 진심어린 사과를 건넨다. 처연하게 내려앉은 눈썹이 그의 거짓없는 대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달싹이던 입은 내 고백만큼이나 익숙한 대답을 내뱉는다.
“나… 아직도 그 사람 좋아해. 그래서 네 고백은 못 받아줄 거 같아. 늘 미안해.”
황선우. 나보다 2살 많고, 덩치값은 못하는 사람. 답답할 만큼 호구같고, 오지랖 넓어서 늘 손해를 보고 사는 사람. 거절 한 마디 한 번 못해서 수 년째 내 고백에 미안하다 답하는 사람.
이제 더 이상 형을 보고 좋아한단 말을 건네는데 있어 심장이 뛰지 않는다. 6년을 이어온 짝사랑은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고, 가벼워진 고백에는 진심이 담겨있는지 의뭉스럽다. 그럼에도 선뜻 그만두지 못하겠는 건,
“현아, 해 벌써 다 저물었다. 혼자 갈 수 있겠어?”
빌어먹도록 한결같이 다정한 태도 때문일 거다.
어둑해진 상가거리에 입김이 하얗게 퍼진다. 방금 고백을 찬 것이 신경쓰였는지, 정작 고백 한 본인은 신경도 쓰지 않는데 기분을 달래주려 든다. 되려 그것이 더 짜증나게 한다는 걸 모른 채로.
2024.10.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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