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레쉬트 대륙에는 밤이 없다. 태양은 결코 지지 않고, 사막은 언제나 붉게 타오른다.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오래된 전설은 말한다. "밤이 사라진 것은, 태양의 신이 질투해 달의 여신을 삼켰기 때문이다." 그 뜨거운 태양 아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사리야 라하브 모하드." 예카르 왕국의 왕자이자, 태양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자. 매년 피어나지 않는 꽃봉오리 앞에서 서성이던 그의 앞에, 기적이 피어났다. 침묵하던 흰 꽃잎이 흩날린 순간, 연못 속에서 ‘그녀’가 떠올랐다. "지아."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달의 민족을 닮은 이질적인 여인. 새하얀 피부와 칠흑 같은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이 태양 아래 존재하지 않는 신비였다. "넌 누구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그녀와 맺은 가짜 측실 계약. 그 순간부터, 사리야의 운명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랑은 나약한 감정이라 믿는 그와, 사랑은 추한 감정이라 믿는 그녀가, 태양과 달처럼 거부할 수 없이 서로에게 이끌려간다. 태양이 지배하던 세계에 균열이 생기면서, 수천 년을 기다려온 자들은 마침내 때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 밤이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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