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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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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어린 여자가 집안도 안 좋고 가난하다고? 그건 독이다. 네가 가난하고 힘들다는 것을 알리지 마. 유복한 척, 사랑받는 척해......’ 로펌 계약 사무직 20살 정수정. 돌아가신 아빠와 ‘대학 입학’ 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우유 배달. 거기서 마주친 같은 팀의 어쏘 변호사 신치호를 만난다. 그의 빠꾸없는 제안에 인생을 건 공부를 시작하는데. “그래. 그러니깐 이렇게 하자. 지원이 아니야. 제안이야.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고 비교해.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조건이니깐.” “뭘 제공하시는데요?” “그래서 지금 그 제안을 하려고. 네가 그렇게 내가 말하는 어떤 것도 믿지 못하면 먼저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것들을 보여주려고 그래.” 리얼리즘 로맨스 본격 공부 후 연애담

#로맨스#현대#사내연애#달달물#치유물#애잔물#동료/케미#법조인#상처녀#순진녀#철벽녀#계략남#능력남#다정남#직진남

[예쁜 어린 여자가 집안도 안 좋고 가난하다고? 그건 독이다. 


진짜 내 주변에서 수많은 케이스 봐와서 아는데 


20대 초반 어린 여자가 이쁜데, 집안도 안좋고 가난하다면? 백퍼 인생 고달프다.


어떻게든 걔 좀 자빠뜨려 보겠다고 옆에 침흘리는 하이에나 같은 놈들만 득실거리거든 ㅋㅋㅋ


너가 좀 이쁘다 하면 절때 주변에 너가 가난하고 힘들다는 것을 알리지마. 유복한 척 사랑받는 척해. 


그래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어두컴컴한 만석의 새벽 버스 내, 

운 좋게 서 있던 앞자리가 비자 성큼 들어가자마자 창가에 머리를 대고 앉는 여자. 

아직도 가시지 않은 새벽잠을 쫓아 내려 무의식적으로 핸드폰 스크롤을 넘기던 중 이 게시물에서 엄지 손가락을 멈칫하였다. 


어떻게든 잠을 깨려고 한 찬물 세수로 이마 주변머리에 물기와 살짝 충혈된 눈으로 글 아래 댓글을 읽어보던 여자는 폰을 내리고 기대었던 창가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유리창은 바깥 풍경보다 자신과 같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터로 향하는 승객들이 가득한 버스의 내부 풍경이 반사되어, 흡사 버스 안의 무거운 분위기가 안 그래도 졸린 몸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네가 가난하고 힘들다는 것을 알리지 마, 유복한 척, 사랑받는 척해..’ ]


눈을 무겁게 깜박이면서도 아까 커뮤니티 글을 머릿속에 세뇌이며 생각에 젖었다.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있을까? 아무리 숨기고 아닌 척해봐도 새어 나오는 게 있을 텐데..’ 


쉽게 말해 이렇게 새벽 버스를 타고 가는 사람들 모두 오늘도 뻔한 하루를 예상하듯 초췌하고 피곤한 얼굴들만 봐도 유복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다. 



‘그럼 뭐.. 나도 마찬가지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끊기지 않는 생각에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쓰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이 내려야 할 정류장 안내가 흘러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서있는 사람들 틈 사이로 삐져나가 버스 밖으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며 구부렸던 몸을 도로에 디디면서 곧게 피며 손에 있던 캡 모자를 뒤집어쓴 후 큰 보폭으로 걷기 시작하자 여자의 윤곽이 나타났다. 


평균보다 살짝 큰 키이지만, 검은 캡 모자 아래 얼굴이 모두 가려질 정도로 작은 얼굴과 긴 다리와 팔이 걸음에 따라 움직이면서 그녀의 키는 실제보다 더욱 커 보였다.



헐렁하게 남아도는 모자 부분 사이로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어도 빨갛게 물든 도톰한 입술부터 그 위 오뚝한 코로 올라가는 윤곽이 비쳐 보이기 시작하였다. 캡 사이 충혈되었지만 반짝이는 눈 사이로 맑은 피부는 이제 갓 스물이 되었을까 하는 뽀얗고 맑은 느낌을 주었다. 


더욱 걸음을 바삐 움직여 도착한 곳은 어두운 상가 사이에서 홀로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우유 대리점이었다. 


대리점 앞에 다다르자, 아직은 어색한 듯 둘러멘 크로스백을 다시 고쳐 메고 여자는 조심히 문을 열고 고개 숙여 인사하며 대리점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어, 왔어, 오늘 몸은 어때?” 


우유 박스를 옮기고 있던 대리점주가 그녀에게 아침인사를 건네었다. 어제 돌아가는 길에 유달리 피곤해 보았던 그녀를 생각해 나름 배려심 있게 한마디 덧 붙였다. 



“괜찮아요.” 


캡 아래 얼굴을 살짝 보이곤 힘없이 웃으면서 자신이 배달해야 할 할당량을 살펴보았다. 



“그게 오늘 수정 씨가 해야 할 배달이야. 그 박스에 있는 배달주소랑 우유 내역 확인해.” 


“네 알겠습니다.” 


점주의 말대로 배달량을 확인한 후 다시 대리점을 나와 온 길과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오늘 좀 더 이르게 나왔지만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일에 그녀는 더욱 서둘렀다. 


우유를 돌리고 다시 대리점에 와서 배달 내역을 확인 후, 30분 거리의 회사로 출근하려면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이 그녀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현재, 대형로펌의 계약직 사무 보조로 일하는 스무 살 정수정. 


그녀가 이 새벽 아르바이트를 구한 건 불과 일주일 전이였다. 이제 반년 정도 일한 로펌 사무 보조 일이 이제 좀 익숙해 질만 하자 그녀는 쉬지 않고 틈을 메꿀 수 있는 일을 더 찾기 시작하였다. 


시작은 인강을 신청하면서 예상치 못한 추가 지출은 메꾸기 위한 목적이었다. 


적은 월급에서 고모집에 얻어 살면서 드리는 적지 않은 액수의 용돈, 고정비, 그리고 나중 재수 학원비를 위해 모아두고 있는 고정 비용을 제외하면 끊었던 인강은 확실히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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