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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Dece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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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피
5화무료 5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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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인격 공 × 인터폴 수] “남희원. 내 자기는 이름도 멋있어.” 어느 사람에게 이 말을 전해주면 사랑꾼 타령이 절로 튀어나오리라. 하지만 그건 서늘하다 못해 건조한 음성을 듣지 못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죽으라고 여기로 보냈는데 왜 살았어?” 고개를 갸우뚱 넘기며 묻는 서준의 질문에 남희원은 목 언저리까지 올라온 수십 가지의 욕설을 눌러 삼켰다. #미인공 #다중인격공 #능글공 #다정공 #계락공 #상처공 #능력공 서준(본인격) 어느새 생겨버린 두 인격과 함께 몸을 사용하고 있다. 스스로를 니힐이라 말하는 인격과는 조금 통하는 부분이 있지만, 라구엘 만큼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라구엘(인격 2) 천성이 밝고 능글거림의 대명사다. 화려한 옷을 즐겨 입으며, 때때로는 과장된 몸짓을 보이고는 한다. 하지만 그건 스스로의 슬픔을 삼키기 위한 혼신의 연기이기도 하다. 희원을 만나고 나서는 그와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니힐(인격 3) 현 마카오 신생 한인 조직(니힐nihil) 보스. 인터폴에서는 보스와 밀접한 관계에 있음은 알지만, 본체가 보스인 사실은 모른다 #미남수 #지랄수 #능력수 #내유외강수 #헌신수 남희원(29세) 사격으로 소년 체전 선수였으나, 후원자의 영향으로 인터폴 요원이 된다. 정의롭지만 생각보다 욱하는 성격이 있어 몸이 먼저 나가기도 한다. 요원 중에서는 비교적 어린 편에 속하며, 오래전 납치로 실종된 후원자의 아들을 찾기 위해 언더커버를 스스로 지원한다. 매체에 얼굴이 알려진 편이기에 언더커버로 활동할 때면 실리콘을 얼굴에 덧대어 위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실제 지명, 단체, 건물 묘사 등에 허구가 다소 섞여 있습니다. *외국어로 하는 대화는 [ ] 괄호로 표기합니다.

#BL#현대#복수#조직/암흑가#드라마#동료/케미#능글공#미인공#천재공#미남수#능력수#까칠수#냉혈공#상처공#적극수

혼자다. 살아남은 사람은 저 하나였다.


남희원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뿌연 화약과 거친 콘크리트 냄새가 눅눅한 콧속으로 들어와 폐부에서 뒤엉켰다. 회색 시멘트 바닥을 맑게 튕기며 울리던 여러 탄피 소리 대신 허공에서 웅웅 우는 낡은 실외기만 고막을 시끄럽게 울리며 쉴 새 없이 돌았다.


눌러앉은 바닥이 서늘했다. 옷감 속으로 스며든 냉기가 감각이 둔해진 둔부를 넘어 척추로 타고 올랐다. 몸에 바짝 붙여 굽힌 허벅지와 무릎은 뻣뻣했고 손바닥에 감긴 리볼버는 둔하고 무거웠다.


남희원은 쩍 갈라진 유리창의 틈새로 스며들어온 한 줄기 빛 따라 눈을 움직였다. 어금니를 힘주어 물며 생각했다. 몇 명일지 모르는 사람의 목숨을 손가락 움직임 몇 번에 앗아간 이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찬란함이라고.


툭-.


몸을 숨기고 있는 상자 넘어 어딘가에서, 저 말고 살아있는 누군가가 있음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발에 챈 건지 희미하게 굴러가는 돌멩이가 영안실이 되어버린 폐공장 안을 작게 울렸다.


어깨를 움찔 떤 남희원은 너절하게 묶여 곧 풀어질 것 같은 신발 끈 끝에 닿은 하얀 햇빛에서 느리게 시선을 떼어냈다. 내리깔고 있던 눈을 들어 올리자 쌍꺼풀이 길게 진 날카로운 눈매 속에 담긴 심연처럼 깊고 새카만 눈동자가 드러났다.


‘한 명…?’


우리 조직원일까. 제발, 제 생각이 맞길 바라며 눈동자를 소리 난 방향으로 잽싸게 굴렸다. 일순간 반대쪽에서 구두 소리를 숨기지 않고 느긋한 걸음으로 다가오는 누군가가 느껴졌다. 남희원은 긴장으로 바싹 마른 입술을 굳게 닫으며 기대고 있던 상자에서 등을 떼어냈다. 몸을 앞으로 깊게 숙여 조용히 일어날 자세를 취했다.


‘두 명인가….’


혹은 더 있을지도. 어느 쪽 사람인지에 관한 확인은 제압한 뒤에 해도 늦지 않았다. 남희원은 제 손에 알맞게 개조된 리볼버를 더욱 세게 쥐었다.


운동화 밑창에서 끌리는 모래 소리 하나 나지 않게 희원이 한쪽 무릎을 세운 때였다.


“안녕, 자기?”


머리 위에서 들리는 나직한 목소리 따라 잽싸게 뒤도는 동시에 팔을 뻗었다. 사격 자세를 취함과 동시에 그 대상에게 정확히 총구를 겨누는 건 순식간이었다.


“……!”


그 찰나의 틈으로 남희원의 이마에 둔탁한 총구가 먼저 닿았다. 예민하게 날 선 눈가를 찌푸리며 쏘아보는 희원과 심심한 연극 관람이라도 하는듯한, 무감하기만 한 시선이 허공에서 맞물렸다.


“자기야, 갑자기 그렇게 들이대면 설레잖아.”


이마를 꾹 누르며 내뱉는 가벼운 말과 다른 건조한 음성에 남희원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잠시 침음에 잠긴 끝에 입을 열었다.


“개새끼야…. 지금 조직원들 다 죽은 마당에 이게 장난으로 보여?”


“흐음, 장난? 그렇게 보인단 말이지?”


“하루 이틀 지랄 떨어대는 게 아니니까 하는 말이잖아!”


공장 내부를 분노로 가득 채운 목소리 끝으로 으드득, 이 가는 소리에 서준은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머금었다. 유유한 손이 자신을 향해 뻗어진 양팔을 지나 남희원의 검정 재킷 안으로 들어갔다. 몸을 뒤로 물리려는 낌새에 물 흐르듯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움직이면 네 그 예쁜 머리통이 펑, 하고 날아갈 텐데.”


“…미친 새끼.”


“그러게, 다가오지 말라니까. 자기를 위해 해준 말이었는데.”


눈 한 번 깜빡이지 못하는 희원을 뚫어지게 직시하던 서준의 손이 옷 속에서 빠져나왔다. 순식간에 찾아낸 것에 시선 두고는 한쪽 입꼬리를 씩 올렸다. 말갛고 부드러운 인상임에도 소름 끼칠 정도의 섬뜩한 미소였다.


한 손으로 지갑을 넓게 펼쳐 든 서준이 눈만 내리떠 신분증에 시선 두었다. 쯧, 혀를 가볍게 차고는 희원의 이마에 대고 있는 총구를 더 깊이 눌렀다.


“남희원. 내 자기는 이름도 멋있어.”


어느 사람에게 이 말을 전해주면 사랑꾼 타령이 절로 튀어나오리라. 하지만 그건 서늘하다 못해 건조한 음성을 듣지 못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죽으라고 여기로 보냈는데 왜 살았어?”


고개를 갸우뚱 넘기며 묻는 서준의 질문에 남희원은 목 언저리까지 올라온 수십 가지의 욕설을 눌러 삼켰다. 처음부터 저를 포함한 모두를 없앨 계획이었구나, 라는 걸 알아버려 기분이 더 좆같아졌다. 그리고, 목숨을 위협당하고 있는 이 와중에 갑자기 왜? 따위의 의문을 떠올렸다.


“너는 왜 이 지랄인데.”


“거슬려. 자기가 내 눈에 너무 거슬려서 치워버리려고.”


서준의 손에서 팔랑팔랑 흔들리던 지갑이 바닥으로 툭 떨어져 내렸다. 거칠한 시멘트 바닥 위에서 활짝 펼쳐진 지갑을 남희원은 떨리는 눈으로 내려다봤다.


끝도 없이 선물 공세 하는 그에게서 가장 최근에 받은 거였다. 늘 그렇듯 능글맞게 웃으며, 사진 잘 나왔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제게 총 겨누고 있는 저 손으로 직접 지갑 왼편에 꽂아 넣어준 국제 요원 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제가 늘 자랑스럽게 여기는 직장이자 세계적인 기구.


인터폴.


ICPO | NAM HUIWON | CODE · KM-I 27


남희원은 의지 넘쳐 보이는 사진 속의 자신과 시선을 마주했다. 너는 또 장난질에 속은 거라고, 앳된 제가 꼭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잽싸게 그에게로 눈을 돌린 희원은 지금 제가 죽더라도 한 발 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사람 목숨을 두고 벌인 도 넘는 장난질은 도저히 봐줄 수 없었다. 더욱이 제가 죽길 바랐다는 점에서 작은 상흔 하나라도 남기고 싶었다.


방아쇠에 걸린 손가락에 힘주려는 걸 기민한 감각만으로 알아챈 서준이 일반적인 움직임을 능가하는 빠른 속도로 팔을 홱 들어 올렸다. 이마를 깊이 누르던 그 총으로 남희원의 관자놀이를 사정없이 찍어 내렸다.


“윽…!”


옆으로 쓰러진 희원은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면서 순간 캄캄해진 시야에 미간을 좁혔다. 몸을 바르작 떨고는 흐릿해진 초점을 잡기 위해 눈부터 힘주어 끔뻑거렸다. 아득해지려는 정신을 붙잡으며 팔꿈치로 바닥 짚고 힘겹게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내려 찍힌 관자놀이가 찢어졌는지 살갗이 뜨겁게 타올랐다. 안면으로 흘러내린 피가 한쪽 흰자 위를 뒤덮어 따끔거렸다. 속으로 신음을 삼키며 고개 들었을 땐 시야가 붉게 물든 뒤였다.


남희원은 서준을 향해 눈을 치켜떴다. 가끔 다른 사람처럼 굴긴 했지만 곧장 돌아와 웃곤 했던 그를 더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옅은 신음과 뒤섞인 경계심 어린 목소리가 깍 다문 잇새로 새어 나왔다.


“…뭐야, 너. 왜 또 개 같이 굴고 난리야.”


“이젠 알 때도 되지 않았나?”


“저번처럼 어쭙잖게 넘어갈 생각 말고 똑바로 말해.”


“이미 알면서 모르고 싶은 걸까.”


각기 다른 주제로 나누는 대화에 기분이 더러워진 남희원이 얼굴이 굳혔다.


서준은 혼잣말을 끝으로 허리까지 쌓인 상자를 짚고 남희원 앞으로 훌쩍 넘어갔다. 호리호리해 보이지만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솟아 보이는 몸에 무게라고는 전혀 실려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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