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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는 은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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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da
205화무료 25화
자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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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동안 연금술에 올인했다. 이제는 좀 쉴란다.

#현대판타지#시스템/상태창#착각물#차원이동#먼치킨#마법사

#001화 연금술사 은퇴를 결심하다








어둠이 찾아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방 안은 촛불 하나로 밝혀지고 있었다.


가끔 불꽃이 일렁이는 움직임에 그림자가 흔들리기는 했어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노인은 그런 것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을 완성시키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노인의 이름은 단테. 제국 아니 전 세계에서 유일한 신급 연금술사였다.


워낙 뛰어난 연금술을 지녔기에, 기존에 매기던 등급으로는 그를 가늠할 수 없다며 제국의 황제가 직접 매겨준 등급이 신(God).


그의 방 안에는 책으로 빼곡히 채워진 책장이 양쪽 벽면에 늘어서 있었고, 방 한가운데에 있는 테이블이나 의자들의 위에는 비싸디비싼 종이들이 널브러진 상태였다.


어둠이 걷히고 동이 틀 무렵.


“…오오…. 드디어 완성이군, 완성이야!”


신전의 사제로부터 자신의 죽음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불과 일주일 전.


그런데 단테는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때 그냥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온몸을 다해 저항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없다면 평생을 바쳐왔던 《황금의 탑》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지금 그의 손에 들린 유리 시험관 안에 들어 있었다.


푸르게 보이기도 하고 붉게 보이기도 하는, 이상한 기운이 서려 있는 액체. 그 액체 속에서 기포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노인은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일주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모든 신경을 집중해 만들어낸 《젊음의 비약》.


그가 시험관 안에 들어있던 액체를 단숨에 들이켜자, 예상하지 못한 고통이 밀려와 들고 있던 시험관을 놓치고 말았다.


챙그랑.


유리 시험관이 바닥에 떨어지며 그 파편이 온 방 안으로 비산했다.


“오오오오오!”


온몸의 뼈와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고통.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얼굴을 양쪽에서 잡아당기기라도 하는지 피부가 당겨지는 기분이 들었고, 나이가 들면서 빠져 듬성듬성하던 치아들을 밀어내고 새로운 이가 자라나는 것이 느껴진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눈앞에 보이는 주름지고 메말랐던 손에 오동통하게 살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나이가 들며 허리가 굽어 작아졌던 키가 커지는 것과 더불어 덩치까지 커졌다.


투두두두둑!


귓가에 입고 있던 검은색 로브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온통 흐리멍덩하게 보이던 시야가 또렷해지고, 무채색으로 느껴지던 풍경에 색이 입혀진다.


“허억허억….”


고통의 끝에 그가 정신을 차린 것은 이미 해가 떠올라 방 안을 촛불보다 밝게 비출 무렵이었다.


형언할 수 없는 기분에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몸에 힘이 돌았다. 손끝의 떨림도 사라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제 돋보기안경을 쓰지 않아도 앞이 잘 보이는 데다, 그저 가죽만 남아있던 배에도 제법 어울리지 않는 근육이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었다.


“하하…. 어차피 검투사 따위를 할 것이 아니거늘….”


그렇게 말하면서도 단테는 만족스러웠다. 《젊음의 비약》을 만든 것은, 곧 천명을 다한다는 말을 듣고 그에 거스르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힘이 넘치는 몸을 일으켜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거울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워낙 연구에만 미쳐 살았기에 수십 년 동안 거울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잠시 후회에 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단테는 고개를 젓고 자신의 방을 나서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그가 탑주로 있는 연금술사들의 요람 《황금의 탑》에는 한 층에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짓기 시작할 무렵에는 연구만 하며 살아가는 연금술사에게 그걸로도 충분하다 생각했었는데, 지금 자신의 주변에 거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계산이 맞다면 스무 살 무렵으로 돌아갔을 터. 빨리 자신의 젊어진 외모를 보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문을 열었다.


하지만 방문을 열고 나가는 것과 동시에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을 마주해야만 했다.


자신의 연구실 앞을 지키던 제자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단테는 별 신경 쓰지 않으며 그에게 짧은 눈인사를 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누, 누구냐!”


당황스러웠다. 코찔찔이 시절부터 자신에게 연금술을 배워온 제자가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


그것은 당연했다.


단테가 《황금의 탑》을 세워 후학들을 양성하기 시작한 것이 그의 나이 60세가 지났던 40년 전부터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탑 안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제자도 이미 환갑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의 스무 살 시절을 보았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승이 되어 제자에게 이런 대우를 받을 수는 없는 법. 엄하게 다스리리라는 다짐을 하며 호통을 쳤다.


“네 이놈. 스승도 알아보지 못하는구나!”


“경비! 경비!”


어? 이게 아닌데….


단테는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 적응을 할 수가 없어 당황했다. 문 앞에 보초를 서던 제자는 목에 걸어두었던 호출용 피리까지 불어가며, 급하게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게다가 단테가 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훈련을 해왔던 것인지, 눈 깜짝할 사이에 그를 둘러쌀 만큼 많은 인원이 몰려들었다.


“누구냐!”


“거기 너! 스승님의 방을 확인해라. 마탑에서 보낸 자객일지도 모른다.”


“네!”


군인을 방불케 할 정도의 빠릿빠릿한 움직임. 제자 교육은 잘 시켜놨구나.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고민이 되었다.


자신의 마력을 사용한다면 이들을 뿌리치고 가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나라 한두 개도 없앨 수 있을 만큼의 힘은 갖고 있었으니까.


오죽하면 ‘신급’이겠는가.


그렇지만 수십 년 동안 가르쳐온 제자들에게 공격을 한다는 것이 내키지가 않았다. 그 긴 시간 동안 스승님이라고 부르며 보좌를 해온 녀석들이 아닌가.


게다가 노년이 되었을 때, 자신이 가진 것을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궈왔던 《황금의 탑》마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저항을 포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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