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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엑스트라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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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치한
5화무료 5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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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웹소설 [악녀는 악녀라도 살고 싶다.]에 빙의했다. 트럭에 치여 죽어서. 그것도 작품 속에서 언급조차 안되는 엑스트라 중에 1급 엑스트라에 빙의했다. 내 목표는 단 하나! 귀찮은 아카데미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 그리고, 아카데미를 무사히 졸업해서 가문을 이어받은 뒤, 유유자적하게 사는 것! 목표를 위한 아카데미 생활, 지금 시작합니다!

공모전 참여작#판타지#로맨스#로맨스판타지#서양풍#아카데미/학원

그 누가 생각이라도 할까?

갑작스레 차에 치여서 죽을 거라고. 


죽은 이후, 내가 읽던 웹소설의 엑스트라로 들어갈 거라고.


그 어떤 사람이 상상할 수 있을까?


상상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나는 그 물음에 예전이라면 고개를 내저었을 것이다. 


"그래. 예전이라면···."


두 명이 누워도 자리가 남을 만한 거대한 사이즈의 침대. 


그 침대 위에 대자로 누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방관했다.


"아가씨! 일어나셔야···!"

"일어났어."

"엥?!"


시종이 문을 열고 모닝콜을 하러 오는 풍경을 지켜본 나는, 다시 도끼눈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나는 죽었다. 


그리고, 나는 웹소설 세상 속으로 들어왔다. 


*


비현실적이다.

두 명은 족히 들어가고 남을 정도의 사이즈의 침대에서 내가 일어나는 것도.

고개를 돌려 보이는 것이 사각형의 창문이 아니라 아치형 창문이라는 것도.

그 창문 너머에 보이는 것이 도로나 높은 건물들이 줄줄이 있는 것이 아닌, 넓은 정원이 보인다는 것도.


눈을 떠 일어나 보니 비현실적인 게 너무나 많았다.


'익숙해져야겠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전생의 기억을 깨달은 지 일주일이 넘지 않았지만, 익숙해져야 한다.

아니, 어쩌면 이미 익숙해진 걸수도.


'······딱 봐도, 여기. 그 소설 속이지?'


나는 내가 죽기 직전, 즐겁게 읽었던 웹소설을 떠올렸다.


[악녀는 악녀라도 살고 싶다.]


전생의 내 최애 소설.


주인공, 릴리아는 회귀 전 악녀로 오해받아 사형을 받는다. 

사형을 받고 죽었어야 할 릴리아였지만, 어떤 힘의 작용 때문인지 릴리아는 회귀했다. 

그 이후로 아카데미에서 황태자와 소공작, 마탑주의 제자 등 여러 인물을 만나며 진행되는 소설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아직 다 못 봤단 말이야-!"


베개를 던지며 소리쳤다.


완결까지 곧인데! 

이제 황태자와 소공작, 마탑주 제자 중에서 고를 차례인데!


하필이면 지금 이 소설에 들어와 버렸다!


'마탑주 제자랑 이어졌으면 좋겠다···!''


아니아니.


마탑주 제자랑 이어지면 안 되지 않나?

여주에 비해서 너무 아까운데···?


"하아···."


지금 이런 고민을 해봤자 무얼 하랴. 


창문에 부딪혀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베개를 주운 뒤, 한숨을 내쉬었다.


"아, 아가씨?!"


내 소리를 들었는지, 시종이 빠르게 달려와 문을 열었다. 

베개를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어떤 상상을 했는지 모르지만, 경악하는 표정으로 나에게 달려왔다.


"베, 베개는 샌드백이 아니에요!!"

"알아. 벨. 내가 베개를 무자비하게 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음···, 조금?"

"···."

"으앗-!"


괘씸죄로, 베개로 그녀를 내던졌다. 


이 세계에 빙의···라고 해야 할까?


빙의한 뒤, 제일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후, 이 세계의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환생하고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건지, 빙의한 뒤에 이 세계의 기억을 되찾은 건지.


솔직히 어느 쪽이 맞다고 생각이 들진 않지만, 일단 이 세계의 기억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좋은 사실이었다.


"흠흠! 아가씨. 식사 시간이에요!"

"벌써?"

"벌써가 아니라고요! 제가 분명 방금 전에 곧 아침 식사 시간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벨은 다람쥐처럼 소리쳤다. 


"알았어. 가자."


식당으로 갈 준비를 한 뒤, 식당으로 향했다.

벨은 내 뒤를 졸졸 따라오며 내 전담 메이드답게 확실하게 일해주었다.


전생에서는 원룸에서 살아서 그런지, 이곳의 규모는 전생의 기억이 돌아온 지금 가끔 익숙하지 않을 때도 있다. 

다른 가문에 비하면 작은 저택이겠지만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집이었다. 


걸으면서 이곳의 기억을 다시 되짚는다. 


내가 빙의한 인물은 일레인 엘리어스. 

엘리어스 자작가의 장녀이자, 외동딸. 


악녀는 악녀라도 살아가고 싶다···. 줄여서 악악살의 덕후인 나조차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설정집이나 아카데미 선생이 학생들 출석을 부를 때 불리는 이름 속에서 그녀의 이름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다.


그야말로 엑스트라 중에 1급 엑스트라.

이름이라도 있는 엑스트라와는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위치의 엑스트라라는 것이다.


'애초에 작품 내에 안 나왔으니 엑스트라도 아닌가?'


작품이 소설이어서 그렇지, 아마도 웹툰이었으면 이 모습이 단 한 번이라도 나오지 않았을까?


여주에게는 비교하지 못 할 정도지만, 꽤 예쁜 얼굴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그렇다면 일레인 엘리어스는 어떤 인물인가?


이 세계의 기억이 보존된 덕분에 이 세계의 내가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었다.


기억 상,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 둘 사이에서 겨우 태어난 딸이다.


그 덕에 나는 이 세계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라나 전생에서는 생각해 볼 수 없을 정도의 대우를 받았다.

우리 집안이 귀족이었던 것도 있었겠지만, 결국 그 사랑과 대우는 부모님이 내게 주는 것이니까. 


웹소설 속에 나오는 가문에게 무시받으면서 살아오는 공자, 이런 식으로 안 자란 게 다행 아닐까?


그러면서 성격은 개차반으로 자라지 않았다.


웹소설 속에서 가끔 너무 오냐오냐 키워주다가 성격이 개차반으로 자라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다행히 나는 전생의 기억을 되찾기도 전에 곱게 자라주었다.


그래서 내 전속 하녀인 벨이 저렇게 나를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거겠지.


그 외에는···그닥 특별한 건 없다.


평범한 자작가의 영애로 태어나, 평범하게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태어난 평범한 소녀.

이 세계의 나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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